고창 선운산 능선길 - 이른 꽃무릇 풍경
선운산(336m)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 주차장 ~ 마이재 ~ 도솔봉 ~
견치산 ~ 소리재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선운사 ~ 주차장
(약 12km, 5시간 소요)
선운산은 1979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선운사 절로 유명한 곳입니다.
봄 동백과 초가을의 꽃무릇은
사시사철 꽃의 향연을
보여주는 산이기도 하고요.
또한 미당 서정주 선생을 비롯해
많은 문객들이 선운사를
이야기하고 노래했지요.
▼ 주차장 입구에서 천연 기념물
367호인 송악이 먼저 반겨줍니다.
▼ 아직 꽃무릇 철이 아니어서
선운사 길은 한가합니다.
▼ 아침에 비가 와서 온통
안개가 자욱하네요.
▼ 매표소 입구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 오늘은 마이재로 먼저 올라
나중에 선운사를 보기로 합니다.
▼ 이런 고요한 분위기가 선운사를
자주 찾게 하는 매력이 아닐까요.
▼ 무척이나 귀한 꽃무릇
한송이 발견합니다.
보름만 늦게와도 무척이나
흔한 꽃일텐데요.
▼ 선운사 앞을 흐르는 도솔 계곡의
정취는 여전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 9시 50분경에 선운사 입구에서
마이재 방향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 산행 초입은 가파른 산길은 아니고
숲속으로 이어지는 시골 길입니다.
아침 비에 젖은 길의 촉촉함이
마음으로 배여들어옵니다.
▼ 운치 가득한 녹차밭을 만납니다.
▼ 10시에 석상암 입구를 지납니다.
숲이 우거진 산길로 접어듭니다.
▼ 글자를 보니 목욕실이라고 적혀있네요.
세상에서 가장 클래식한 목욕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맥문동인가요.
여름철에는 이런 종류의 꽃이
비슷비슷해서리 어렵네요.
▼ 죽은 나무가 위태해 보이지요.
올 겨울 눈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 선운사 입구에서 1.1km를
20여분만에 오르니
마이재에 도착했습니다.
▼ 선운산의 주봉인 수리봉에
10시 30분에 도착합니다.
주변은 나무로 우거져서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 수리봉을 지나자
개이빨산이라는 뜻의
견치산을 가기위해
참당암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납니다.
▼ 버섯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그리 흔하지 않은것 같은데
▼ 견치산을 가기위해서는 가파른 길을
20여분 내려섰다가
다시 20여분 올라서야 합니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지요.
하지만 저 멀리 천마봉도 보이고
이제 제법 안개가 걷힌것 같습니다.
▼ 11시 20분경에 견치산
입구에 도착합니다.
견치산은 이곳 주능선에서
서쪽으로 0.6km 벗어나 있습니다.
▼ 재미있는 버섯을 많이 만납니다.
▼ 10여분 빠른 발걸음으로
능선을 따라 가니
견치산 입구에 도착합니다.
▼ 바위 능선을 따라 올라서니
시원한 조망을 줍니다.
산행내내 답답한 산길이었는데
비로소 시원한 풍경을 보네요.
북쪽 방향으로 경수산이 보입니다.
▼ 옅은 안개가 끼여
선명한 풍경은 아니지만
시원한 바람도 불어주고요.
▼ 11시 40분경에 견치산 입구로
돌아와 12시까지 식사를 하고
낙조대를 향해 출발하는데
이제는 하늘이 완전히 개였습니다.
▼ 회색빛 하늘이 아름다룬 풍경으로
한순간에 변했네요.
▼ 견치산 능선 길은 산죽도 있고
그저 편안한 숲길입니다.
▼ 견치산을 출발한지 20분만에
소리재를 지납니다.
낙조대까지는 1km가 남았습니다.
▼ 그리고 천상봉으로 올라서니
선운산의 속살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 용문굴 및 마애불이 있는
천인암이라 부르는 기암절벽은
마치 협곡처럼 멋집니다.
▼ 오른편으로는 낙조대가
왼편으로는 천마봉이
그리고 낙조대뒤로 배맨바위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 하늘의 구름 또한 싱그럽지요.
▼ 시간이 허락된다면 배맨바위로 해서
청룡산까지 가고픈 욕심이 생기네요.
▼ 선운산 도솔계곡 동쪽 능선인
투구바위도 보입니다.
▼ 천상봉을 내려서니
용문굴 삼거리를 지납니다.
낙조대는 직진입니다.
▼ 편안한 능선 길을 이어가니
낙조대의 모습이 우뚝합니다.
▼ 12시 40분에 낙조대에 도착합니다.
대장금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졌지요.
▼ 낙조대 바위로 올라봅니다.
세상이 열린 기분이 드네요.
▼ 쩍 갈라진 바위 틈새로 보이는
세상은 더욱 선명해 보이고요.
▼ 주변 바위에 비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주변 조망이 참 좋습니다.
▼ 낙조대를 지나 천마봉 능선으로 향하니
배맨바위 방향으로
병풍바위와 철계단도 보입니다.
▼ 천마봉으로 가기위해
낙조대 이름이 있는
이정표를 지납니다.
▼ 멋진 바위위에 세워져 있는
도솔암 내원궁도 가깝습니다.
▼ 투구바위 너머 선운사 주차장도 보이네요.
▼ 뒤돌아보니 낙조대 바위에
산행객의 모습도 실루엣으로 보입니다.
▼ 이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선운산이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 천마봉 바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장대하고 풍성하네요.
▼ 오래 머물고 싶지만 1시경에
천마봉을 내려섭니다.
▼ 내려서는 길 입구에서
천마봉을 바라보면
그리 가파르게 보이지 않습니다.
▼ 하지만 점점 아래로 내려서니
그 아찔한 수직 바위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네요.
▼ 도솔암 내원궁의 모습을 보니
한걸음에 달려 가고싶고요.
▼ 내원궁 아래로 마애불도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 이런 멋진 풍경의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하늘이 참 고맙습니다.
아침에는 비가 오고 안개가 끼여
투덜대기도 했는데 ㅎ
▼ 천마봉에서 20여분을 내려서서
용문굴에서 오는 길과 만나게 됩니다.
▼ 건너편 마애불 방향으로 향합니다.
▼ 고려시대에 조각된 높이 15.5미터의
책상다리를 하고 있는
보물 1200호의 마애불입니다.
▼ 마애불 옆으로 도솔천 내원궁으로
오르는 입구가 있습니다.
▼ 계단길을 따라 내원궁으로 향합니다.
미륵불이 사는 하늘세상으로
오르는 기분이 드네요.
▼ 도솔천 내원궁은 미륵불이
사는 곳이라고 합니다.
언제쯤 지상으로 내려와
세상 민중을 구원할까요.
▼ 암자는 천인암이라 불리는
기암절벽으로 둘러 싸여있습니다.
▼ 고려 후기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보물 290호의 지장보살좌상아래
한 스님께서 염불을 외고 계십니다.
▼ 다시 입구로 내려섭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차분해집니다.
하늘나라를 다녀온 기분일까요.
▼ 꽃무릇도 꽃대를 땅위로 내밀며
꽃의 개화를 기다리고 있는가 봅니다.
▼ 내원궁 아래의 도솔암자의 풍경도
하늘만큼이나 여유롭네요.
툇마루 아래에 펼쳐져있는
분홍빛 우산이 왠지 눈에 뜨이고요.
▼ 선운사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찻집도
상업적인 느낌보다는
예전부터 자연스럽게 있어온
또 하나의 선운사 모습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 시간이 없어 차한잔 마시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사는게 다 그런건가 봅니다. ㅎ
▼ 이처럼 멋지고 깊은 하늘이
그 차 향기를 대신하나 보네요.
▼ 선운사로 내려서는 길에
꽃무릇 한송이 만나게 됩니다.
▼ 큰길을 버리고 작은 산길을 따라
계곡을 내려서니 2시 30분에
자연의 집 앞 작은 호수에 도착합니다.
▼ 그리고 길을 따라 가니
선운사가 지척이고요.
▼ 오늘은 작은 문을 통해
선운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 봄에 오면 동백꽃으로 화려한
백제시대에 창건한 선운사입니다.
▼ 선운사 마당위로 펼쳐지는
구름의 풍경이 어찌나 좋은지
한참을 쳐다봅니다.
▼ 경내를 빠져나와 계곡에 비치는
빛과 떠있는 나무잎을 봅니다.
가벼움이란 이런것 아닐까요.
글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 선운사 입구에는 꽃무릇이
이곳 저곳 피기 시작합니다.
▼ 그리고 선운사를 빠져 나갑니다.
▼ 주차장을 향해 길을 걷다가
생태공원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 깔끔하고 잔잔한 느낌의
수변 공원입니다
▼ 데크를 따라 이어지는
주변 풍경도 화려하거나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잔잔한 느낌을 주네요.
▼ 오늘은 사람이 그리 붐비지 않는
이런 한가함이 참 좋습니다.
바람에 멋지게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약 5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아직은 이른 시기여서인지
화려한 꽃무릇은 보지 못했지만
군데 군데 귀하게 피여있는
한송이 한송이의 꽃무릇이
소중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피고나면 지는 것이 세상 이치라
그 정도의 인연이 다행이고요.
꽃이 피는것은 힘들어도
지는 것은 잠깐이며
내 속에 피어난
그대를 잊는것도
순간이길 노래한 시처럼
하늘에 핀 새하얀 구름과
잠시동안의 만남과 이별에서
삶의 가벼움을 다시 배웁니다.
누구든
이별후의 그리움으로
목이 메는 가을이거든,
그리움으로 힘겹거든
선운사로 가라.
선운사 숲그늘엔
그리움으로 맺힌
꽃무릇이 지천이다.
쓴 소주 몇잔에 잊혀질
사랑이 아니라면,
영영 가슴 한켠에
남을 사랑이라면
꽃무릇의 가슴 저미는 사연과
타오르듯 세찬 꽃불로
질긴 그리움을
잠시,,
아주 잠시나마
태워버려도 좋으리라.
이시목님의 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