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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제로 플레이스 펜션 - 아름답고 풍성한 첫눈을 만나다.

마음풍경 2015. 11. 27. 17:06

충남 서산시 해미면 황락리

 

서산시 해미면에 있는 제로 플레이스

(http://www.zeroplace.co.kr/)는

가야산과 황락 호수를 배경으로

한적한 자연속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편하게 쉬게 하는 공간으로

평화로운 자연과 고품격의 디자인이

조화로운 펜션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념할 일도 있고

조용한 곳에서 머물고 싶어서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하다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0으로 돌아가는 장소'라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

제로 플레이스를 찾았습니다.

 

제로 플레이스는 20년된 식당 건물을

Z_Lab의 손길로 리모델링하여

재탄생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1층 카페에 들어서니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감각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네요.

 

오브제 가구는 디자인 가구 브랜드인

카레클린트(http://www.kaareklint.co.kr/)와

퍼니그람(http://www.furnigram.com/)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조명등이나 주변 가구들도

소박하지만 품위가 느껴집니다.  

 

숙박 손님에게는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차나 다과 등 음식을 대접하는 것도

일반 펜션에서는 볼 수 없는 서비스입니다.

 

제가 대접받은 것은 단감을

몇시간 힘들게 졸여서 만든 디저트인데

당연히 처음 먹어보는 맛난 맛이네요.

 

계단의 작은 공간에도 아기자기한 모습의

인테리어들이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통로와 벽에도 허전하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설치가 되어 있고요.

 

제로 플레이스는 2층과 3층에

모두 5개의 방이 있는데

제가 하룻밤을 머무는 곳은

2층에 있는 첫번째 방인 +01입니다.

 

소프트 욕조와 너른 평상 침대가

참 편안하게 다가오네요.

 

비움의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난 객실로

호수를 향해 열려있는 화이트스파인

라르고 오픈배스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은

아늑하고 평화로운 느낌이지요.

 

잘 단장이 된 앞마당과 황락 호수도

한폭의 고운 그림입니다.

 

왼편너머로는 가야산 자락의

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분위기가

정말 촉촉했네요.

 

창문을 통해 보이는 자연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고싶을 정도입니다.

 

아늑한 조명과 함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니

아~ 참 오랜만에 편하게 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네요.

 

이곳에서 디너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하지 않는다고 해서

2층에 마련된 오픈 키친을 이용해서

간단한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어둠이 내린 정원을 산책해 봅니다.

 

창문으로 비추이는 조명 빛만으로도

멋진 디자인이 그려지는 모습이네요.

 

이곳 여사장님과 와인을 두고

두런 두런 이야기도 하면서

제로 플레이스의 늦가을 밤을 보냅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오늘도 비가 오나 하고 눈을 떠보니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변해있네요.

 

밤사이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려서

겨울 동화와 같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물론 눈은 여전히 그치지않고

풍성하게 내립니다.

 

이처럼 풍성한 첫눈을 만나본 적이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풍경입니다.

 

정말 요즘 말로 헐~~~ 대박!!!!! ㅋㅋ

 

이 풍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네요.

 

펜션에서 주는 아침 식사가 10시라

잠시 눈내리는 풍경을 가까이서

맞이하기 위해 나가봅니다.

 

까치밥이 된 감도 새하얀 모자를 쓰고 있네요.

 

눈은 그치지 않고 더 세차게 내리고

주변 풍경도 환상속에 머물게 됩니다.

 

최근에는 높은 겨울 산이 아니면

풍성한 눈을 보기가 쉽지 않기에

서산에 와서 맞은 첫눈만 해도 좋은데

이처럼 펑펑내리는 눈 풍경을 보니

그저 행복 두배입니다.

 

새하얀 눈으로 덮힌 제로 플레이스가

마치 동화속 아니 상상속에

존재하는 곳처럼 느껴집니다.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 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것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그때까지 내 할 일은
머리 끝에서 눈을 뒤집어쓰고
눈사람되어 서 있는 일입니다
 

 

< 안도현의 겨울 숲에서 >

 

 새하얗게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안도현 시인의 겨울 숲이라는

시를 떠올려봅니다.

 

눈이 오면 누군가가 그립고

기다려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눈내리는 주변 길을 잠시 걷다가

다시 펜션으로 돌아왔습니다.

 

눈은 그칠 생각을 하지않고

여전히 풍성하게 내리네요.

 

제 차도 수북하게 쌓인 눈으로 인해

꼬마 자동차 붕붕이처럼

귀여운 모습으로 변했네요.

 

잠시 눈내리는 길을 걷고

아침 식사를 하기위해

1층 카페로 들어왔습니다.

 

창밖 풍경은 여유로움 그 자체입니다.

 

아침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맛난 스프와 함께 내리는 눈처럼

풍성한 아침식사입니다.

 

사장님이 과거에 음식점을 해서인지

특급 호텔의 아침식사 부럽지 않네요.

 

눈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맛있는 아침식사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감성의 쉼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내딛는

힐링플레이스"

 

단지 하룻밤만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쉽기만한 곳이지만

다음번에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작은 희망만 떠올려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곳이라

그날을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