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덕산 양조장 - 술익는 향기가 가득한 곳
진천 덕산 양조장
충북 진천군 덕산면
진천군 덕산면에는 90여년이나 된
양조장이 있다고 해서 찾아본다.
오래된 목조 건물과 함께
입구에서 만나는 향나무와 측백나무도
독특하면서도 고택과 제법 어울린다.
덕산 양조장은 1930년에 지어져서
3대에 걸쳐 약주와 막걸리를 빚어왔으며
현재는 전문경영인이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양조장 내부로 들어서니 상큼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한 술 향기가 가득 풍겨온다.
양조장을 들어와본 기억은 없기에
이런 향기가 술의 본질적인 내음이겠지..
어린시절 아버지 심부름에 주전자를 들고
양조장을 갔었지만 술향기에 대한 기억은 없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 만화에도 나오고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촬영 장소로
시골 양조장 치고는 유명세가 있다.
전시된 술독에서
덕산 양조장의 오랜 역사를 볼 수 있으며
술독은 입구가 크고 옆의 쌀독은
입구가 작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다.
작은 전시실에는 60~70년대의
물건들이 진열 되어 있어서
옛날부터 우리네 조상과 함께 했던
막걸리의 추억을 되살려 준다.
접이식 문 너머 술을 빚는
내부는 공개가 되지 않지만
풍겨오는 술 냄새만으로도
저절로 취기가 돌고.
조상에게 막걸리는 노동과 함께
일상적인 음식이었지만
막걸리는 사람들에게 잊혀진 술이었고
이곳도 10여년 동안 문을 닫아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건물은 나무 널판으로 마감을 해서
통풍이 잘되어 술을 빚기에 좋은 구조이며
특히 이곳 양조장에 사용된 나무는
백두산에서 자라던 삼나무와 전나무라 하고.
건물 뒷편으로 돌아가니
막걸리병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제품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주입과 포장 공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덕산양조장에서 나오는 제품은 모두 3가지로
막걸리와 양주 및 제례주를 판다.
물론 이곳에서 막걸리는 6병부터,
약주 및 제례주는 1병 단위로 판매가 되고.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다니면서
지방 막걸리는 많이 음미해보았지만
덕산 막걸리는 깔끔하며
향긋한 과일 풍미가 느껴진다.
물론 당일 만든 제품이니
좀 더 효모가 숙성이 되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물로 되어 있는 바다
물로 되어 있는 구름
물로 되어 있는 사랑
건너가는 젖은 목소리
건너오는 젖은 목소리
우리는 늘 안 보이는 것에 미쳐
병(病)을 따라가고 있었고
밤의 살을 만지며
물에 젖어 물에 젖어
물을 따라가고 있었고
눈에 불을 달고 떠돌게 하는
물의 향기(香氣)
불을 달고 흐르는
원수인 물의 향기여
<정현종 시인의 술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