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 쌍리 카페 - 커피 맛과 머무는 느낌이 좋은 곳
쌍리(雙鯉) 카페
대전시 중구 대흥동 249-2
쌍리는 대전시 중구 대흥동
대전평생학습원 골목에 자리한
작고 소박하지만 느낌이 좋고
커피 맛이 남다른 카페입니다.
오랜만에 대전 원도심의 중심인
대흥동에 나가보았습니다.
물론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쌍리라는 카페를 찾아
맛난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지요.
카페의 이름인 쌍리(雙鯉)는
한쌍의 잉어를 뜻합니다.
민물고기의 왕인 잉어는
30~40년의 긴 수명에
텃세를 하지 않으며
다른 물고기를 공격하지 않고
흐르는 물보다는 고여있는
조용한 물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커피 맛이 좋은 카페라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원두 로스팅 기계를 만납니다.
세월의 때가 진하게 풍겨오는
LP판도 만날 수 있고요.
저도 가끔씩 집에서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려서 음악을 듣는데
디지털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편안함이 있습니다.
몇개의 탁자로 이루어진 카페 내부는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차라리 그런 점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아주 마음을 아늑하게 해줍니다.
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주변 분위기에 압도되지 않고
아주 편한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현대 소비사회에서 전기가 무엇이길래
도심의 카페에 앉아 원하지 않는(?)
여름 휴가의 여유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알약들이 세상의 모든 아픔을
치유하는 묘약이었으면 좋겠네요.
아주 작고 예쁜 잔과 함께
향기가 좋은 커피가 등장했습니다.
오늘 마시는 드립 커피는
'온두라스'라고 합니다.
제가 길을 걸으면서
주로 봉지커피만 먹다보니
원두 커피에는 문외한이라
깊고 오묘한 맛은 잘 모르지만
향이 부드럽고 다양한 맛이 느껴지면서도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커피라는 느낌이 듭니다.
참 오랜만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맛난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문득 20대 때 자주 가던 빛고을 광주에 있는
베토벤 음악감상실이 생각이 나더군요.
https://sannasdas.tistory.com/10888585
차를 마시고 쌍리 카페 2층에 있는
갤러리를 찾아보려 했는데
아쉽게도 오늘은 전시회가 없어서
올라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한번 찾아오라는
인연이라 생각하며 카페를 빠져나갑니다.
사람은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나쁜 기억은 다 잊고 좋은 기억만
추억이 된다고 하는데
오늘 이곳에서의 짧은 기억도
나중에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향기로운 추억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