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충청수영성 성곽길 - 오천항과 서해바다가 조망되는 성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보령시 오천면의 충청수영성(忠淸水營城)은 사적 501호이며 조선시대 서해의 해군 총사령부가 있던 성으로 키조개로 유명한 오천항과 서해 바다가 시원하게 조망되는 곳입니다.
과거에도 오천항에 온 적이 많았는데 충청수영성을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여 이곳에 다시 올 기회가 되어 수영성 성곽길을 돌아보려합니다.
충정수영성은 1510년 수사 이장생이 돌로 쌓은 성으로 서문을 포함해서 1,650m만 남아있습니다.
보통 성문하면 거대한 모습인데 성안으로 들어서는 성문이 아담하네요.
성문을 들어서니 바로 만나는 한채의 한옥 건물은 빈민구제를 담당하는 진휼청입니다.
성은 아담해 보이는데 빈민 구제를 하는 건물까지 있다는 사실이 특이합니다.
옛날에는 마을 전체를 감싸는 규모로 이외에 아주 많은 건물이 있었겠지요.
오래된 건물이지만 단정한 모습이고 굴뚝도 정겹게 느껴지네요.
한옥 처마 너머로 펼쳐지는 바닷가 풍경 또한 다른 성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입니다.
진휼청을 돌아 서벽 성곽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걷습니다.
오천항 항구의 모습도 발아래 펼쳐집니다.
충청수군은 임진왜란 때 남해 통제사 이순신과 연합작전을 했고 칠전량 해전에서는 수사 최호가 전사를 했으며 병자호란 때는 수사 강진흔이 청군을 방어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날이 흐리지만 붉은 해를 감상해도 참 좋을 조망처입니다.
성곽을 휘돌아 걷는데 성곽옆으로 아주 분위기가 좋은 소나무 풍경을 만납니다.
마치 나란히 서있는 부부송처럼 느껴지며 이후에 여러 부부송을 모아 정리해 보았네요.
부부 같은 모습의 나무 풍경
길에서 만나는 자연 풍경을 사진으로 담다보면 우연처럼 혹은 인연처럼 만나는 풍경이 있다. 아래 나열한 사진처럼 하동 평사리의 유명한 부부송부터 울산 대왕암공원과 보성 녹차밭, 부여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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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가운데 우뚝서있는 영보정은 우리나라 최고 절경의 정자여서 유명 시인 묵객들이 많은 시문을 남겼다고 합니다.
물론 영보정터에 새롭게 정자가 지어지고 있더군요.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수영성은 복원이 끝나지 않아서 아쉽게도 성곽 전체를 돌지 못하고 이곳에서 다시 되돌아 가야합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모습은 변했겠지만 의지하며 살아가는 소나무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새삼 떠올려봅니다.
태풍 바람도 심했을텐데 어찌 버티고 살았을까 하는 연민의 정도 느끼게 되네요.
하긴 주변 환경이 힘들 수록 삶의 의지는 강해지고 단단해지는 것은 나무나 사람이나 생명이기에 다 같겠지요.
비록 너무나 짧은 성곽길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옮기면서 바라보이는 풍경도 한컷 한컷 천천히 마음속에 담아보았습니다.
성이라는 것이 본디 군사시설이라 조금은 삭막하고 무거울 수 있는데 이곳은 왠지 집 한채 짓고 남은 세월 편하게 살고 싶은 포근함이 있습니다.
다시 성문 입구로 돌아왔습니다. 빠져나가기가 아쉽기는 하네요.
나중에 성 복원 소식이 들리면 가까운 곳에 갈매못 성지도 있기에 다시 찾아봐야 겠습니다.
성문 너머 보이는 식당이 오천항에서는 제법 유명한 칼국수집입니다.
맛은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양은 정날 푸짐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늘 변하지 않는 칼국수의 맛처럼 이곳도 복원이 되어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