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맹종죽 테마파크 숲길 - 바다 경관과 대나무숲의 조화
경남 거제시 하청면 실전리
거제를 떠올리면 먼저 바다와 섬을 생각하게 되지만 맹종죽 대나무로 조성이 된 거제 맹종죽테마파크(http://www.maengjongjuk.co.kr)라는 숲도 있다.
거제 여행의 마지막 장소로 맹종죽 죽림욕장을 걸어보기로 한다.
맹종죽 숲을 조성하신 분은 이 고장 농림 선구자이신 소남 신용우 선생으로 1927년에 일본규수지방에서 대나무 세그루를 가져와 번식을 시켰다고 한다.
테마별 대나무 숲을 따라 여러 갈래로 길이 이어져 있어서 시계방향으로 걸어본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니 시원하게 뻣은 푸른 대나무가 먼저 반겨준다.
맹종죽은 중국이 원산지로 호남죽, 죽순죽, 일본죽, 모죽이라고 하며 높이 10~20m, 지름이 20Cm 정도로 대나무 중에서 가장 굵으며 우리나라 맹종죽의 약 80%가 거제에서 자라고 있다.
중국 삼국시대 효성이 지극한 맹종(孟宗)은 오랜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그의 모친이 한겨울 대나무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기에 눈이 쌓인 대밭으로 갔지만 대나무 순이 있을 없었다. 대나무 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하늘이 감동하여 눈물이 떨어진 그 곳에 눈이 녹아 대나무 죽순이 돋아났다. 하늘이 내린 이 죽순을 끓여 마신 어머니는 병환이 말끔하게 나으셨다. 이로 맹종죽이 효를 상징하는 하나의 의미가 되었다. 눈물로 하늘을 감동시켜 죽순을 돋게 했다고 맹종설순(孟宗雪筍)이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했다.
<맹종죽 테마파크 홈페이지에서 발췌>
대나무숲에서의 죽림욕은 밖의 온도보다 4~7도 낮기에 산소 발생량이 높아, 스트레스를 없앰으로써 심신을 순화하고 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일반숲보다 음이온 발생량이 10배에 달아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진정시키며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신체리듬을 회복시키고 산소공급을 원할하게 하여 운동신경을 단련시켜 준다고도 하고.
산림욕의 최고라고 하는 편백나무 숲 못지않게 숲의 공기가 참 상쾌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대나무숲을 지나자 생각지 않던 편백나무의 향기가 반겨주고.
편백나무숲을 빠져나가 가장 높은 정상전망대를 향해 오른다.
정상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만 편백나무를 비롯해서 삼나무, 소나무들이 어우러지는 좋은 숲길이 이어진다.
숲길을 따라 약 10여분 오르니 정상 전망대가 모습을 보인다.
전망대에 오르니 조선시대 칠천량 해전이 있었던 바다가 나무 사이로 펼쳐지고.
전망대를 내랴와서 삼거리에서 편안한 임도를 계속 걷는다.
정상전망대보다 위치는 낮지만 조망이 탁 트이는 쉼터에 도착한다.
맹종죽 테마파크에 대한 안내 중 죽림테라피라는 말이 눈에 띈다. 일반 나무와는 다르게 대나무는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하고 또 거제는 겨울에도 날이 온화하기에 사계절 내내 죽림욕이 가능할 것 같다.
흔들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칠천도 앞바다의 모습은 참혹한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참 아늑하기만 하다.
임진왜란 및 정유재란때 수군이 유일하게 패한 전쟁이 칠천량 해전이고 원균이 전사를 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다 조망을 즐기며 쉬다가 다시 임도를 걷는다. 11월의 끝자락이건만 아직 가을을 보내지 않았다.
다시 고즈넉한 분위기의 대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죽림욕 편의 시설도 있어서 안락 의자에 몸을 의지하며 휴식을 취해본다.
누워서 바라본 풍경은 대나무의 단순함과 함께 주변에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마음을 정갈하게 만들어 준다.
오랫동안 누워서 쉬고 싶었지만 한없이 있을 수는 없기에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대나무숲을 빠져나오니 작은 토굴이 나온다.
토굴로 들어서서 천장을 바라보니 대나무 뿌리가 흙사이로 나와 있다. 과거에도 대나무 줄기가 땅속으로 이어지는 것은 봤지만 실제 대나무의 뿌리를 보기는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대나무숲 하면 담양의 죽녹원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담양 관광길 -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
담양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그리고 진우네 국수 이번주는 당초 남쪽 섬으로 동백을 보러갈 예정이었으나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고 아직 봄꽃 맞이 하기에는 조금은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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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제의 맹종죽 또한 그에 못지 않은 멋진 풍취를 보여준다.
거제에 멋진 대나무숲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와보고 싶었는데 한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 멋진 대나무숲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마디가 이어져 튼튼한 나무를 만들고 울창한 숲을 이루는 대나무를 보면서 자연을 향한 내 삶의 마디도 좀 더 단단하게 이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