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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담양 관광길 -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0. 3. 7.

 

담양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그리고 진우네 국수

 

 

 이번주는 당초 남쪽 섬으로 동백을 보러갈

예정이었으나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고

아직 봄꽃 맞이 하기에는 조금은 이른 시기인지라.

가까운 담양으로 길을 나섭니다.

광주 광천 터미널에 도착하니 비가 촉촉하게 내렸네요.

 

터미널앞에서 311번 담양 군내버스를 탑니다.

광주시내버스는 아니지만

일반 시내 버스 정류장에서 함께 탑니다.

 

광주에서 30여분 버스를 타고 오니

죽녹원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토요일인데도 날이 흐리고

비가와서인지 무척이나 한가하더군요.

지난 삼일절 연휴때는 수만 인파로 붐볐다고 하던데

 

대나무 무성한 숲길을 걷습니다.

촉촉함이 가득한 오전이라

기분이 상쾌하고 좋네요.

 

입구에서 멀지 않은 전망대에 올라

담양 시가지도 보고요.

 

이곳 죽녹원에는 8개의 테마 길이 있답니다.

먼저 운수대통길을 걷습니다.

 

어차피 전체가 대나무숲인지라 

달리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하나 하나 그 길을

테마를 가지고 걸어봅니다.

 

대나무 숲이라 그런지 일반 숲과는

다른 독특한 기운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대나무의 서늘한 기운이 있어서 인지

마음도 차분해지고 그저 좋습니다.

 

대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나는 나무류 식물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네 삶 같이 바쁘고

조급한 흔적을 느낄 수는 없네요.

 

알포인트 영화를 보지는 못했는데

울창한 대나무숲 정원인지라

이런 저런 영화에 나온 모양입니다.

 

ㅎㅎ 물론 1박 2일의 촬영지이기도 하고요.

 

대숲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느 바람 소리와는 다른 청아함이 있네요.

 

이제 사랑이 변치 않는 길로 접어드네요.

 

헉~~ 재미난 낙서를 발견했습니다.

제 이름을 이렇게 보니 신기하네요. ㅋㅋ

 

 사랑의 길이라 그런지 관련 시설물들도 있고

여기 저기에 사랑의 낙서들도 많더군요.

 

길을 걷는 도중에 약한 비가 내려서

길이 더욱 촉촉합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1박 2일의 숙박지였던

죽향문화체험마을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담양의 가사문학 정자들을 본따서 옮겨놓은 

한옥 숙박 및 차 체험 시설물들이지요.

 

정자에 연못이 빠질수는 없겠지요.

 

이 건물은 소쇄원에 있는 광풍각을 본딴거라 합니다. 

내일 소쇄원을 가볼 예정이니 실물을 볼것같네요. ㅎ 

 

건물내에는 할아버지께서  짚신을 만들고 계시더군요.

짚신 하나 만드는데 약 2시간이 걸린다고 하고요.

 

지자체에서 과거의 전통을 되살려

그 지방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고

이를 관광상품화하는 활동들이

최근들어 부쩍 많아진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 여행하면 먹고 마시고

분주하게 왔다갔다 몰려다니는 문화였다면

이제는 한곳에 머물면서 즐기는

스테이(Stay) 문화가 많이 성숙해진것 같고요.

 

ㅎㅎ 1박2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지요.

일명 "이승기 연못"

근데 은지원도 이 연못에 빠졌는데 왜 이승기 연못인지??

쩝~~ 더 잘생겨서일까요.

여튼 "잘생긴놈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인가요 ㅋ

 

이곳은 명목원 원림을 본딴것이고요.

이곳도 내일 가볼예정이니

이렇게 미리 예습을 하게되네요.

 

연못에 비치는 그림자들이 참 정결하게 보이네요.

 

복사한 건물이지만 정말 실제와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죽향 체험마을을 벗어나 다시 대나무 숲 길을 걷습니다.

봄비에 젖어 촉촉한 풍경을 보니

봄이 우리곁에 성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ㅎ 날짜를 보니 오늘이 경칩이네요.

 

다시 무성한 숲 길로 들어갑니다.

 

사색하고 고민하는 철학자의 길처럼 보이지 않나요.

 

그리고 이내 선비의 길로 이어집니다.

 

여튼 이리 저리 휘돌아서

 8개의 테마 길을 모두 걸어보았습니다.

토요일이라 복잡하면 어쩌나 했는데

비가와서인지 다행하게도 참 한적하고

여유로운 산책 시간이었네요.

 

1시간 30여분의 대나무 숲 산책을

마치고 죽녹원을 나섭니다.

 

 죽녹원을 나와 다리를 건너니

바로 담양 국수 거리를 만납니다.

 

이중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 진우네 국수집이지요.

몇년전에 이곳에 왔을때

저 야외평상에서 앉아 국수를 먹었는데..

 

여튼 천원에 4개인 삶은 약계란부터 애피타이저로 먹습니다.

 

그리고 삼천원짜리 멸치 국수입니다.

국물맛만큼이나 간결하고 깨끗한 느낌이지요.

 

여튼 1인당 4천원이면 배가 든든할만큼 좋은 점심 식사가 되지요.

 

이제 점심도 배부르게 먹었겠다.

바로 옆 관방제림 길을 걷습니다.

 

제방이 홍수에 무너질것을 대비해서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벗꽃필 때 이곳에 앉아 꽃잎 떨어지는 풍경을 보면 참 좋겠네요.

 

얼마전이 정월대보름이라

행사 흔적들도 바람에 나부낍니다.

 

여튼  죽녹원도 그렇고 담양은

그저 한가로이 걸으며 쉴수 있는 곳이 참 많습니다.

 

이곳에 앉아 햇살비추는 봄에 바람 살랑살랑 불때

향기로운 차 한잔하면 행복이 만땅이겠네요.

 

300여 그루의 느티마누,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이

자라고 있는 이곳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366호이기도 합니다.

 

1648년인 조선 인조 26년에 처음 나무를 심었다고 하니

그 자라온 세월만큼이나 나무 하나 하나의 크기도 대단하지요.

 

ㅎㅎ 빨간지붕에 돌담이 있는 집.

참 오랜만에 만나는 어릴적 풍경이네요.

 

관방제림을 따라 길을 이어갑니다.

이 길은 담양의 가장 명물인 메타쉐콰이어 길로 연결됩니다.

 

관방제림 입구에서 약 2km 정도 오니

메타세콰이어 길 입구에 도착합니다.

 

여러번 온 길이지만 초봄에 오기는 처음입니다.

 

사람도 없고 헐벗은 나무들을 보니

조금은 삭막한 느낌도 들지만 이런 분위기도 새롭고 좋네요.

 

물론 눈이 오거나 단풍이 필때 오면

더욱 화려하고 멋진 풍경을 볼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오늘같은 담백한 느낌도 마음을 가볍게해주네요.

 

이곳은 독특한 자연 풍경때문에

여러 영화에 나온 곳이지요.

작년 우이도에서 시작한 영화 "가을로"와의 인연이

 또 이렇게 이어집니다.

 

이곳에서 유명한 먹거리이지요.

과거에는 없었는데..

정말 인터넷 검색을 하니 제법 유명하더군요.

 

여튼 이왕왔으니 맛을 봐야지요.

근데 따뜻한게 참 맛나더군요.

앙금이 많이 들어간것도 아닌데 감칠맛이 있습니다.

 

이제 창평을 가기위해 다시 담양 시내로 되돌아가야지요.

 

오던 길을 되집어 갑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처럼 지나온 세월을 되집어 가고싶을 때가 있겠지요.

 

ㅎㅎ 그런 일이 불가능하겠지만

가끔은 이 길을 가지 않고 저 길을 갔더라면 

지금의 내 모습이 어떠했을까요.

비록 인생 길을 새로 선택할 수 는 없겠지만

두 발로 걷는 길은 내 스스로 택할 자유가 있지요.

하여 천변쪽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을 선택합니다.

 

개나리꽃도  망울 망울 피기 시작하는걸 보니

정녕코 봄이 오나봅니다.

 

화사한 봄 풍경은 아직 이르지만

눈을 감고 노란색으로 가득할 풍경을 상상해봅니다.

 

여튼 오늘은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이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 비가 거름이 되어

멋진 꽃들이 이 천변에 만발하겠지요.

 

날씨는 회색빛으로 우중충했지만

그 느낌은 참 담백하게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도시의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느리게 천천히 흘러가는 편안함이 참 좋았습니다.

그 시간위에 제 여유로운 발걸음이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