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창평 삼지내 마을길 - 고택과 돌담이 이어지는 슬로시티

 담양시내에서 창평으로 발걸음을 옮겨 슬로시티로 지정된 마을중 하나인 삼지천 마을을 찾아갑니다.

담양 관광길 -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

 

조선시대 고택과 돌담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삼지내 마을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슬로시티 목적인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인간성 회복과 자연의 시간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을 표방" 한다는것과 부합되기 때문이겠지요.

 

삼지내라고도 하고 삼지천이라고도 하네요. 삼지천은 용수천과 창평천 해곡천이 합류한 곳이라 그리 지어진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돌담길을 걸으며 삼지내 마을과의 인연을 시작합니다.

 

비가 와서인지 더욱 운치가 있는것 같지요.

 

 몇군데 한옥 마을을 다녀봤지만 느낌이 특이한것은 왜일까요.

 

다른곳보다는 인위적인 느낌이 덜한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적인 느낌이 먼저 느껴지는 분위기때문인것 같고요.

 

 오늘 하룻밤을 기거할 민박집이지요.

 

 저는 한옥 민박집을 가면 시원한 툇마루가 있는 것이 맘에 듭니다.

 

 최근들어 짓는 한옥중에는 툇마루가 없이 국적 불명의 한옥들도 자주 보게됩니다.

 

한옥의 묘미는 툇마루라고 생각합니다. 나무 기둥에 기대어 계절의 풍광을 바라보며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는 것은 한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함이기에..

 

 이곳 마을은 다른 한옥 마을보다 돌담길이 참 자연스럽습니다.

 

제각각인 모습처럼 보이지만 색감과 디자인의 조화미가 대단하고요.

 

 마을의 이곳 저곳을 천천히 둘러봅니다.

 

  돌담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풍경들. 그길을 따라 걷다보니 풍경의 일부가 된것 같습니다.

 

일부 공사가 진행중이던데 2층으로 되어있는 구조가 독특하네요.

 

 한옥건물의 2층 형태는 일제시대의 분위기가 나더군요.

 

 마을에는 고재환, 고재욱, 고정주, 조재선 등의 고가가 있습니다. 글고보니 모두 고씨 성을 가졌네요. 

 

 이곳은 규모가 가장 큰 고재선 고가입니다.

 

마당앞의 소나무가 참 특이합니다. 집안 마당에 소나무를 잘 심지 않는데요.

 

여튼 장독대도 사랑스럽습니다.

 

 갑자기 비도 오고해서 툇마루에 앉아 발걸음을 쉽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청아한 음악소리가 되네요. 평화로운 시간이란게 바로 이런것을 말하겠지요.

 

  삶의 편리함에 이끌려 우리네 전통의 좋은 점들이 사라져가니 아쉽기만 합니다.

 

 과거에는 삶의 기본인 것들이 이제는 특별하게 찾아야만 볼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만나는 소박한 풍경이지만 마음을 감동시키는 깊이는 애사롭지 않습니다.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니 이곳이 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는지 알겠더군요. 마음이 편하고 정갈해집니다.

 

담양으로 창평으로 싸돌아다녔더니 배도 출출하고하여 마을에서 10분 거리인 창평 시장내 국밥집으로 향합니다. 이 식당이 가장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돼지국밥하면 돼지 특유 냄새가 날것 같아 꺼리는 분들이 많은데 창평국밥은 그런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지요. 한그릇에 5천원짜리 내장국밥을 시켰습니다. 삼지천 마을의 느낌처럼 담백하고 정갈한 국물맛이 정말 환상입니다.

 

저녁밥을 참 맛나게 먹고 식당을 나서서 마을로 돌아오니 밤이 많이 깊어졌습니다.

 

 비도 조금 더 세차지고요.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겨운 풍경이고 고운 시간입니다.

 

 비오는 툇마루에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봅니다. 음악도 중얼거리면서요.

 

 그저 행복합니다. 천국처럼 행복한 밤입니다. 인연에 감사하고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사는게 외로움이라고 하지만 외로움 또한 깊은 인연이기에 오늘 밤은 그 외로움 마저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