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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통골48

굿바이! 대전(大田) 몇일뒤면 33년을 산 대전을 떠난다.서울서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1990년 대전으로 내려와 대덕연구단지에서 28년을 살고 빠른 자발적 은퇴 후 수통골 자락에서 5년을 살았다.광주를 떠나 대학교를 가기위해 서울로 간 것이 1981년이니 42년만에 내려가는 것이 된다. 대전은 고향보다도 더 많이 산 제2의 고향이자 옆지기를 만나 아들을 낳고 가정을 이룬행복한 삶을 산 소중한 거처였고. 물론 인생의 마지막 삶을 살기위해 내가 태어난 고향으로 내려가지만 함께한 수많은 인연과 추억은내 삶의 보물과 같다.그 소중한 만남에 고마울뿐이다. 하여 한때 아프고 힘든 추억도 행복한 선물이라고 할까. 이제 그 선물을 안고 남은 삶을 자연과 벗하며 살기위해 떠남을 선택한다. 하여 미련없이 굿바이! 대전 2023. 11. 5.
수통골에도 단풍이 물들고. 오늘은 11월이 시작하는 첫째날이다. 대전을 떠나는 날도 일주일 남았고. 늘 아침마다 친구처럼 산책을 했던 수통골을 마지막으로 찾는다. 5년전 이곳 동네로 이사를 오게된 가장 큰 이유는 수통골이었다. 계곡을 따라 숲산책을 해도 좋고 또 도덕봉, 금수봉, 빈계산 등 시원한 조망과 걷는 재미가 있는 능선을 지닌 좋은곳이기에. 이곳도 단풍이 물들고 만추의 느낌이 가득해진다. 지난 시간동안 사계절의 풍경을 선사해준 곳이라 오늘 이곳에서의 정취는 색다르게 다가온다. 참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고 행복한 인연이었다고 되뇌이게 된다. 11월은 이별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의 설레임이 있기도 하네. 2023. 11. 1.
어싱 신발을 신고 숲길을. 맨날 맨발로 숲길을 걷다가 어싱(earthing) 신발을 사서 아침 산책을 다니며 신고있다. 바로 발과 흙이 맞닿는 것이 아니라 땅의 감촉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거친 흙길이라도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신발 바닥을 통해 땅의 느낌은 그대로 전달이 되기에 나름 많은 장점도 있는 것 같다. 특히 가벼운 동네산길은 무거운 등산화를 대체할 수 있어 전천후적인 사용성이 있고. 여튼 신발을 신든 맨발이든 아니면 어싱 신발을 신든지 어느 방식이라도 숲길을 걷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으리라. 2023. 10. 4.
비오는 아침산책 길 최근 몇일 가을 장마라 할만큼 비가 자주 내린다. 오늘도 비는 내리지만 아침 산책을 멈출 수는 없기에 우산을 쓰고 촉촉한 비가 내리는 수통골로 발걸음을 한다. 비가 와서인지 산책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다. 구름이 가득 내려앉은 산 그리메는 한폭의 동양화를 그리며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비가 내려 숲속에 머물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지는 못해도 비오는 날 걷는 아침 산책길이 참 완벽하다. 2023. 9. 27.
맨발로 걷는 숲길의 한적함 8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지만 아직 더운 날이 지속된다. 쇄골에 박은 금속판때문에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길 수는 없고 오늘도 동네 숲길을 맨발로 걷는다. 햇살을 가려주는 숲그늘 사이로 이어지는 시원한 땅읊 맨발로 걸으면 잠시나마 더위는 사라진다. 5년전 이곳 동네로 왔을 때도 무척 더운 여름이었는데 올여름 또한 만만치 않게 덥다. 이제 무더위도 막바지로 가는 것 같고 대전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과도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좋은 이별이길 바래본다. 2023. 8. 21.
아침 물안개 핀 수통골 산책 어제 저녁 갑작스런 세찬 소나기로 인해 오늘 아침 수통골 계곡 숲길을 걷는데 물안개가 가득하다. 또한 물안개와 아침 햇살이 어우러져 빛내림 풍경도 만나고. 다만 비가와서 시원할 줄 알았는데 무더위는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지만 계곡 물소리와 숲의 서늘한 느낌은 오늘 산책에서 얻는 선물이라고 할까. 이제 올 여름 무더위도 얼마남지 않았을거라 생각하니 더위를 견디는 힘듬보다 가을을 기다리는 설레임이 더 크다. 미래의 희망이 있기에 현재를 이겨내는 힘이 된다. 2023. 8. 7.
장마가 길게 이어진다. 몇년전부터 장마대신에 우기라는 말을 쓸 정도로 장마의 존재가 희미해져 갔는데 올해는 장마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 그것도 조금은 지루하고 축축하게 이어진다. 습한 일상 생활이 힘들기는 하지만 수통골 마른 계곡에 물이 흐르고 빗물을 머금은 나무는 촉촉하며 화산천의 물소리가 세차니 그 또한 장마의 선물이리라. 비가 내리는 숲길은 분위기가 깊다. 빗물에 젖어서인지 나무와 풀의 향기도 무척 진하고. 오늘도 자연의 품안에서 행복속에서 살고있다. 2023. 7. 13.
아침산책길에 만난 원추리꽃 내리는 비를 맞으며 수통골로 아침 산책을 하는데 선명한 색감과 고운 자태를 지닌 원추리꽃을 만난다. 시간은 의미없이 흘러가는 것 같지만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자연생태계에 다시한번 감탄을 하고. 노란 원추리꽃을 보고 있으면 예전의 치열했던 여름 산행이 저절로 떠오른다. 무더운 날에 땀을 훔치며 산을 오르다가 길가에 곱게 피어있던 꽃과의 인연. 그때는 그저 평범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귀한 만남이었다는 것을. 올해 여름은 어렵겠지만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내년 여름에는 원추리꽃 피어있는 어느 능선에 서있고 싶다. 2023. 7. 10.
잠자리가 거실창문에.. 장맛비가 잠시 그치고 나니 거실 창문밖으로 잠자리가 비행을 한다. 7월초에 잠자리를 보는 것도 신기하고 고층 아파트 창문을 통해 잠자리를 보는 것도 특이하다. 더더욱 창문에 기대어 앉아 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도심 아파트에 살지만 이곳은 자연속에 사는 느낌이 강하다. 수통골 계곡이 가까이 있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천이 지척이고. 천천히 걸어 갈 수 있는 숲이 있으니. 다리 아래에서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고 물에 몸을 담그고 노는 모습에 내 마음도 한없이 여유롭고 평화롭다. 2023. 7. 9.
비가 온후 상쾌한 아침 산책 시원한 바람에 잠을 깨고 일어나 여느 날처럼 빈계산 자락 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비가 많이 와서인지 숲길에 평소에 없던 작은 계곡도 생겨 시원한 물에 흙으로 더러워진 발도 씻고 나니 온 몸이 개운하다. 숲길을 나와 돌아오는 길에 도덕봉이 보이는 화산천으로 내려서니 불어오는 바람과 시원한 물소리로 또 한번 행복함을 느낀다. 아마도 내년이면 떠날 곳이지만 좋은 동네에 머물고 있음에 감사하다. 여튼 이곳에 사는 동안은 늘 오늘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큰 행복이기에. 2023. 7. 6.
비오는 6월의 마지막 날. 장맛비내리는 6월 마지막 날 아침에 여느날처럼 수통골로 산책을 나선다. 몇일동안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수통폭포 물소리도 세차고 비에 젖은 숲의 촉촉함도 깊다. 늘 아침이면 산책하는 사람들로 붐비던 숲길도 한가하고 자연의 소리는 뚜렷하게 들려온다. 하여 오늘은 음악을 듣지않고 자연에 좀 더 귀기울여 본다. 자연의 근본은 변함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 2023. 6. 30.
저녁 산책길이 아름답다. 여느날처럼 저녁을 먹고 노을을 친구삼아 화산천 산책을 한다. 오늘은 멋진 구름과 노을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참 아름답다. 오랫동안 살던 연구단지를 떠나 이곳으로 이사를 온지 벌써 만 5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자연과 가까이 하는 생활에 마음은 풍요하고 삶은 여유롭다. 이제 고향에 새로운 거처도 마련하고 내년 봄쯤이면 이곳을 떠나겠지만 1990년 대전으로 내려와서 보낸 약 35년의 마지막을 이처럼 자연 친화적인 곳에서 보냈다는 것은 큰 행운일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며 욕심은 버려지고 자연의 깊이를 느끼는 힘이 커진다. 자연속에 머물고 있으면 늘 행복하기에.. 2023. 6. 13.
숲에서 보물찾기 숲길을 걷다보면 화려하지 않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보물이 숨어있다. 오늘 걷는 수통골 아침 산책길에도 아기자기한 기쁨을 주는 자연의 선물을 마주한다. 나무 기둥에 떨어져있는 꽃술을 조금 움직여 모양을 잡으니 예쁜 하트가 생긴다. 이럴 때는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기분이 되고 나만이 발견한 보물찾기의 재미에서 소박한 행복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면 무궁무진한 보물이 숨어있다는 것... 2023. 6. 5.
오랜만에 수통골 빈계산을 오르다. 오늘은 지난 2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날로부터 딱 4개월이 되는 날이다. 물론 아직 몸속에는 인대 골절을 접합한 금속 플레이트가 남아있고 팔이나 어깨의 움직임도 제한적이라 고통스러운 재활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빈계산을 올라본다. 빈계산 조망처에 서서 도덕봉과 계룡산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이 탁트이는 짜릿한 기분이다. 병자아닌 병자 생활을 하니 과거 평범하게만 생각한 산행도 행복하고 기쁜 일이었나 새삼 느끼고. 아직 정상이 되기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어려움을 견딜 힘이 생긴다. 산에 기대며 사는 나의 삶이 좋다. 2023. 6. 2.
비온 후 맑고 푸른 하늘 지난 주말 오랜만에 많은 비가 오고 나니 아침 산책길의 하늘이 참 맑고 푸르다. 불어오는 바람은 자유롭고 공기는 참 시원하고. 수통골을 산책하고 나오는 길에 흘러가는 구름이 멋져서 동영상으로 담아본다. 늘 오늘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람에 떠가는 구름의 유랑처럼 내 마음도 구름처럼 가볍게 흐른다. 2023. 5. 30.
귀여운 새를 만나다. 아침산책으로 수통골 숲길을 걷는데 새 한마리가 다리 난간에 내려앉아 예쁜 소리를 낸다. 늘 새는 하늘을 날거나 아니면 나무위에 있는 모습만 봤는데 이렇게 가깝게 보는 것은 처음이다. 사진을 찍으려 가까이 다가가는데도 날아가지 않은 것도 신기하고 고운 새소리를 듣는 것도 새롭다. 삶에서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반가운 자연의 친구를 우연히 만나 잠시나마 즐거운 마음을 느끼는 것도 슴슴하게 사는 하루하루의 시간에서 참 소중한 인연이리라. 2023. 5. 22.
때죽나무 꽃이 반갑다. 오늘 아침도 여느날처럼 수통골 계곡을 걷는데 새하얀 모습의 때죽나무 꽃이 여기저기 화사하게 피었다. 때죽나무 꽃말은 겸손이라 하는데 하늘을 향해 피는 꽃과는 다르게 땅쪽으로 피는 모습때문은 아닐까.. 과거 산행을 할 때 계곡물에 떠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자주 담기도 했는데 떨어진 꽃잎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송이 한송이가 다 별이 반짝이는 것 같다. 봄꽃들의 화려한 잔치가 끝나고 숲이 녹음으로 짙어갈 때 피는 때죽나무 꽃이 소중하고 고맙다. 은은히 풍기는 꽃향기까지도. 땅에 떨어진 꽃송이가 아까워 하트를 만들어본다. 2023. 5. 17.
하얀 수국꽃 핀 광수사 오랜만에 수통골 광수사 입구에 있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카페를 찾는다. 커피 한잔사서 사찰 뒷동산을 오르는데 길가에 새하얀 수국이 피어있다. 수국은 다양한 모습과 색을 지닌 독특한 꽃이다. 하여 꽃말도 색에 따라 다르고. 오늘 얼굴을 마주한 하얀 수국은 꽃말이 변심이라고 한다. 처음 필 때는 하얀색이었다가 환경에 따라 색을 달리할 수 있어 그런 꽃말이 아니었을까... 변심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이지만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에 무척이나 현실적인 꽃말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나도 이세상에 왔을 때는 하얀색이었을텐데 지금 나는 어떤색일까 궁금하다. 2023.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