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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옥천 : 정지용의 시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간판 거리

by 마음풍경 2010. 3. 14.


옥천의 구읍에 있는 간판들은 거의 대부분

정지용 시인의 시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 탄생하였네요.

이름하야

<시문학 간판거리>

 

황소 걸음으로 그 길을 걸으며

간판에 적힌 정지용 시인의 시를

하나 하나 음미해봅니다.

 

참 즐겁고 경쾌한 발상이지요.

늘 세상이 이와 같기만 하다면 좋겠지요.

 

- 교동 구판장. 구 교동 상회 -

 

백화가지 우에 하도 푸른 하늘

포르르 풀매.. 온 산중 홍엽이 수런 수런거린다

<진달래>

 

- 구읍 식당. 붕어 생선국수 전문 -

 

나지막한 하늘은

백금빛으로 빛나고

물결은 유리판처럼 부서지며 끓어오른다.

 

<갑판우>

 

- 향수 치킨 호프 -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향수>  

 

- 시가 있는 상회, 구 에덴 종합 마트 -

 

 

- 명광 정육점 -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향수>

 

- 구읍 우편 취급국 -

 

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며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넘설거리나니..

 

<오월 소식>

 

- 일월 행운 마트 -

 

해ㅅ살 피여, 이윽한 후, 머흘 머흘 골을 옮기는 구름

 

<조찬>

 

- 갈릴레아 미용실, 바다 이용원. 구 동성 미용실, 구 복지이용원 -

 

나의 가슴은 조그만 갈릴레아 바다

때없는 설레는 파도

 

<갈릴레아 바다>

 

- 구읍 할인 상점 -

 

 

- 정지뜰, 앵도 미용실 -

 

 

- 문정 식당 -

 

 

 

 

이 시가 참 맘에들어

원문 전부를 옮겨봅니다.

 

당신은 내맘에 꼭 맞는이.
잘난 남보다 조그만치만
어리둥절 어리석은 척
옛사람 처럼 사람좋게 웃어좀 보시요.
이리좀 돌고 저리좀 돌아 보시요.
코 쥐고 뺑삥이 치다 절 한 번만 합쇼.
호. 호. 호. 호. 내맘에 꼭 맞는이.

큰말 타신 당신이
쌍무지개 홍예문 틀어세운 벌로
내달이시면

나는 산날맹이 잔디밭에 앉어
기(口令)를 부르지요.

"앞으로 ―― 가. 요."
"뒤로 ―― 가. 요."

키는 후리후리. 어깨는 산고개 같어요.
호. 호. 호. 호. 내맘에 맞는이.

<내 맘에 맞는 이>

 

- 민속주점 홍시 -

 

어저께도 홍시하나

오늘에도 홍시하나

 

<홍시>

 

- 장수 추어탕, 구 혜영 추어탕 -

 

한 덩이로 열두 골을 고비고비 돌았어라

 

<장수산 II>

 

- 금옥 식당 -

 

수저본 듯 놓인 유리컵

바쟉바쟉 씹는 대로 배고프리

 

<저녁해ㅅ살>

 

- 산모루 식당, 구 청릉-

 

산모루 돌아가는 차, 목이 쉬여 이밤사 말고 비가 오시랴나?

 

<무서운 시계>

 

- 황태 바다, 구 다래집 -

 

흰 구름 피여 오르오,

내음새 조흔 바람 하나 찻소

 

<바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