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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 봄 기운 가득한 장춘(長春) 숲길을 걷다.

마음풍경 2025. 5. 29. 09:00

두륜산 단풍 산행을 위해 대흥사를 15년전 늦가을에 오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는다.

해남 두륜산 대흥사 암자길 - 올가을 마지막 단풍을 만나다.

해남 두륜산 대흥사 암자길   대흥사 주차장 ~ 대흥사 ~ 표충사 ~ 북미륵암 ~ 만일암터(천년수) ~ 만일재 ~ 구름다리 ~ 두륜봉(630m)~ 남미륵암 ~ 진불암 ~ 일지암 ~ 대흥사 주차장(약 7km,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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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늘은 두륜산 등산은 아니고 대흥사 주차장에서 대흥사로 이어지는 장춘 숲길을 걷기위해서다.
 
장춘 숲길은 가장 긴 봄(長春)을 느낀다는 대흥사 천년숲길로 최근 두륜산 길정원이라는 이름이 추가되었다.

 
숲길은 공용주차장 매표소 입구 오른편 비움의 정원에서 시작한다. 

 
조금 들어가니 길은 두갈래인데 어느편으로 가도 다시 만나게 되지만 왼편 길로 들어갔다가 오른편 매트 길로 나올 예정이다. 

 
5월말이라 봄꽃의 계절은 지나고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가볍게 걷는다.

 
장춘 숲길은 대흥사 계곡을 따라 올라가기에 청량한 물소리가 함께 하고.

 
편안함과 아늑함이 공존하는 숲은 그저 평화롭고 아늑하기만 하다. 

 
아주 오랜전 20대 대학시절 여름방학 때 이 계곡을 찾아왔던 기억도 아스라하다.

 
거친 돌길도 있지만 때론 편안한 야자매트가 깔린 길도 지나가고.

 
또 군데 군데 데크길도 편안하게 이어진다.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목교도 건너가고.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길은 '머무름의 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편백나무는 늘 시원하고 상쾌한 숲을 선사하고 그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기분이 느껴진다.

 

명랑한 새소리와 잔잔한 물소리, 그리고 나무를 스치고 지나는 바람소리가 하모니를 이루고.

 
과거 등산을 위해 왔을 때는 5.18 항쟁 사적지인 이곳에서 시작했던 기억도 선명하다.

 
이번에는 다시 계곡을 따라 길이 이어지는 '물소리길'이 시작된다.

 
가을에 오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화려한 길이 될텐데 오늘은 초록의 길을 만난다. 

 
사찰 경내로 들어가는 숲길은 대부분 매력적이고 평화롭다.

 

초록의 나무 터널을 따라 걷는 시간은 그저 행복하고.

 
과거 유선관이 있던 입구에 새롭게 카페 유선이 생겨서 잠시 휴식을 하며 차를 마시기 위해 들어간다.

 
사찰내에 있는 카페라 그런지 매우 운치가 있는 풍경이 담겨있다. 

 
과거에는 허름한 한옥건물만 있었는데 이처럼 세련된 휴식 공간을 갖게될지는 몰랐고.

 
카페 창밖으로는 고급 한옥 스테이로 변모한 유선관이 보이는데 유선관은 1914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관으로 문화와 역사의 흔적이 담겨져 있고.

 
카페내에 다른 사람들이 있어 ChatGPT의 힘을 빌려 다른 풍경으로 담아본다. 

 
맛난 차와 애플 파이를 먹고 다시 대흥사를 향해 발걸음을 한다.

 
두륜산의 멋진 봉우리가 보이니 대흥사 경내가 지척이다.

 
일주문도 지나고.

 
또 해탈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선다. 

 
경내 앞마당에 들어서면 마치 멋진 병풍처럼 노승봉을 비롯한 두륜산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노승봉 능선 아래로는 대흥사에서 가장 큰 건물인 호국대전이 새로운 모습으로 웅장하다. 

 
좀 더 사찰 주변을 찾아보려 했으나 주변이 공사중이라 뿌리가 연결이 되어 있는 연리근 나무를 찾아본다. 

 
과거에도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랑나무를 만났지만 대흥사의 연리근은 대흥사에서 가장 먼저 찾고픈 인연이고.

내가 만나본 사랑나무 - 사랑과 인연을 생각하게 하는 연리목(連理木)

사랑나무로 불리는 연리지(連理枝)는 다른 나무의 가지들이 서로 붙어 이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사랑나무의 종류로는 다른 나무의 가지들이 서로 붙어 이어져 있는 연리지(連理枝)와 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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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무를 구경하고 대흥사의 실제적인 중심 건물인 대웅보전으로 들어선다.

 
일반 사찰의 경우 대웅보전이 가장 중심에 위치하는데 대흥사는 경내 왼편 가장자리에 치우쳐 있는 것이 특이하고.

 
그래도 두륜산의 능선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한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채움의 정원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 머물고 있으면 무엇이 채워지는 걸까.

 
어쩌면 채워지기보다는 비움의 의미를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닐까.

 
비우다 보면 채워지는 이치를 숲에 머물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나에게 숲은 친구이자 애인이자 또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스승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대흥사 숲길의 이야기를 듣고 꼭 찾아보고 싶었는데 이번 해남 여행의 일정으로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오래전 이곳과의 추억은 이제는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인연의 흔적은 남아있고 또 하나의 좋은 숲길을 추억속에 새롭게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