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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의 하루

[전남 나주] 나주목사내아 금학헌에서 보낸 하룻밤

by 마음풍경 2010. 6. 28.

나주 목사내아 - 금학헌

 

 

전남 나주시 금계동

 

 

나주에서의 옛 모습을 찾아보는 모든 출발점은 바로 옛 관아의 정문인 이곳 정수루에서 시작됩니다.

 

정수루를 중심으로 주변에 금성관 및 나주 목문화관을 비롯해

나주 매일 시장과 나주 곰탕 음식점들이 밀집되어 있으며

그리고 나주목사내아가 있습니다.

 

정수루를 지나오니 바로 나주목사내아 문간채가 나옵니다.

목사내아 길 건너편에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東軒)이 있었는데

지금은 존재하지 않고 머지않아 복원을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금학헌이라는 현판 아래 대문으로 들어섭니다.

 

 대문을 들어서니 마사토가 깔린 아주 단정한 느낌이 드는 마당이 나옵니다.

일반 생활집과는 다르게 목사가 기거한 관저라서 그런지 화려함보다는 정갈하고 절제미가 보이는 정남향 한옥입니다.

보통 남도쪽 한옥이 ㅡ자형인데 이곳은 보기 드물게 ㄷ자형 구조를 가지고 있네요.

 

 오른편에 있는 유석증 방이 오늘 하루 기거할 방입니다.

하룻밤에 15만원이나 하는 방인데 오늘은 한국관광공사의 한옥서포터즈 우수 한옥 체험기 선정 보너스로 온거라

아주 편한 마음입니다. ㅎㅎ

 

나주목사 유석증은 유일하게 나주목사로 2번 부임을 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방 내부는 큰방과 작은 방 그리고 가운데에 작은 거실 등 3칸으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방문 앞에는 너른 대청 마루가 있고 대청마루 너머로는

또 하나의 목사 방인 김성일 방이 있습니다.

 

  김성일 나주 목사 방은 툇마루 방향으로 가로로 방이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2칸짜리 방으로 작은 방 하나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거실 형태를 보입니다.

 

또한 큰 방 말고도 1~2명이 거주할 수 있는 작은 방 들도 있습니다.

 

나주 시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나주목사 내아는 이곳에서 제공해주는 수건처럼

참 깨끗하고 품격이 있는 숙박 체험 장소입니다.

배치된 가구나 이불 하나 하나가 다 이곳 나주 출신의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만든 작품들이고요.

또한 이곳을 안내 및 관리하시는 분들도 참 친절하시고

이곳에 근무하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큰 행복감을 느끼시는것 같더군요.

 

대청마루 위는 따로 우물천장을 만들지 않고 서까래가 노출돼 보이도록한 연등 천장이더군요.

 

그리고 기둥의 경우 마루 앞은 원형을 쓰고 뒤에 있는 기둥은 사각 기둥을 사용한 점이 특이하네요.

 

대청마루에서 약 20미터 거리에 문간채와 대문이 보이고 마당에 호두 나무 한그루가 서있습니다.

과거 호두 나무가 있던 자리가 연못이었다고 하네요.

여튼 ㄷ자형태 건물이라 그런지 시원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대청마루 뒷편은 바라지 창을 내어 시원한 바람이 드나드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한옥은 밖의 자연 풍경을 자연스럽게 집안으로 끌어들이기에 따로 그림 등의 액자가 필요없지요.

 

 옷걸이에 걸려있는 목사 옷을 입으면 목사가 된 기분도 들겠네요. ㅎㅎ

 

본채 오른편으로 굉장히 큰 팽나무가 있습니다.

 

이 나무에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 해결 방법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단순히 소원을 직접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 어쩌면 가장 현명한 나무네요. ㅎㅎ

 

그 옆으로 널뛰기도 있고요.

근데 널 뛰는 것이 보기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ㅋㅋ

 

이제 목사내아도 이곳 저곳 둘러보았고

대청마루에 앉아 이 곳에서 주는 차도 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근데 길건너편이 나주 매일시장이라 여러 맛난 음식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특히 홍어 삭힌 냄새는 ㅋㅋㅋ

 

ㅎㅎ 여행길에 항상 친구가 되어주는 전자북(e-Book)입니다.

걸을 때는 카메라가 친구가 되고 쉬거나 차를 탈때는 전자북이 친구가 되어주지요.

여튼 이 친구덕분에 따로 부피가 있는 무거운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음악도 함께 듣고요.

 

이제 이곳 목사내아에도 밤이 깊어갑니다.  

 

작은 불빛들만이 대청 마루를 비춰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처마 곡선 실루엣 너머 하루가 또 지나가나 봅니다.

당초 일찍 장맛비가 온다고해서 비를 기다리는데 아직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비를 기다리며 잠자리에 들어봅니다.

 

 ㅎㅎ 원하던 비가 새벽부터 잔잔하게 내리네요.

빗소리에 잠이 깨기도 하다가 또 그 빗소리가 자장가가 되어 잠들기도 합니다.  

 

툇마루에 앉아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 기분은 참 행복합니다.

마치 아파트가 아닌 지붕과 마루가 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최근 들어 한옥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툇마루 기둥에 기대어 듣는 비내리는 소리와 함께 바라 보이는 비오는 풍경때문입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소리이지요.

지붕에서 마루로 바로 떨어지는 추적추적 내리는 소리가 참 좋네요.

 

그리고 또 다른 한옥의 정취중 하나는 바로 문을 통해 보는 자연의 풍경입니다.

 

따로 정원을 가꾸지 않아도

문을 통해 보이는 모습 하나 하나가 다 아름다운 정원이 되고요.

 

안과 밖의 모습들이 대조를 이루며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만들어줍니다.

 

바라지 창 너머 보이는 풍경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마루는 기능적으로 보면 비와 습기를 피하고 햇빛을 차단하며 통풍을 위한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루는 외부와 내부 공간을 이어주는 의미를 지니며

또한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공간이라 할수 있습니다.

 

나주 목사내아에서 보낸 하룻밤.

일반 한옥 민박집과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이 있더군요.

단순한 숙박시설이라기 보다는 옛 조상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자

그분들의 맑은 기운을 온전히 담아가는 곳인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편안한 휴식을 얻고 갑니다.

 

 

 [관련 정보]

- 나주목사내아 홈페이지(http://www.najumoksanaea.com/)

- 나주시 관광정보 홈페이지(http://tour.na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