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역사,사찰

지리산 둘레길 1구간 : 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까지

by 마음풍경 2008. 11. 8.

 

지리산 둘레길 1구간

 

- 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까지 -

 

1구간 :  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 ~(5.8km)~ 

등구재 ~(5km) ~ 금계마을

[10.8km, 3시간 소요] 

 

 

지리산을 감싸 안으며 전체 둘레를 한바퀴 도는 지리산길은

전체 길이가 300km로 거의 800리길이라고 합니다.

지리산이 걸쳐있는 3개도, 5개시군,

100여개 마을을 이어주는 도보길이고요.

아직은 전체 구간이 만들어 진것은 아니고

이제 약 20km정도의 1, 2 구간만이 개방이 되었습니다.

하여 최근 언론에서 지리산 길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언제 한번 가야지 했는데 기회가 되어 오늘에야 그 길을 걷게됩니다.

 

 1, 2 구간을 하룻만에 걸어야 하기에

새벽밥 먹고 일찍 대전에서 출발해서

9시 20분경에 매동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대전에서 오는 길에 비도 뿌리고 했는데 이곳에 도착하니

산할아버지만 구름 모자를 쓰고 있고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지리산길의 시작점이어서인지 깔끔한 디자인으로

설명 안내도도 잘되어 있습니다.

 

지리산을 품고있는 마을이어서

늦가을 정취가 무척이나 좋습니다.

 

 

ㅎㅎ 낙옆이 지고 있는데 아직

코스모스가 이곳에는 남아있네요.

 

여하튼 비를 머금은 자연의 모습이

무척이나 곱네요.

 

까치밥인 감들도 주렁 주렁 매달린

전형적인 시골의 가을 풍경입니다.

 

비가 올까 걱정이었는데 되려 멋진 풍경만을 주네요.요.

 

 

임도길을 따라가니 고사리밭도 지납니다.

내년 봄에 다시 고사리 새순을 볼 수 있겠지요.

 

지리산길은 논과 밭을 지나기에 행여

이곳에서 생활을 하는 농민들의 불편이나

피해는 없어야 겠지요.

 

매동마을에서 등구재까지는 약 5.8km입니다.

 

과거 짐을 짊어진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어서인지

급하게 오르지도 않고 굳이 산 정상을 가지도 않는

편하게 휘돌아 가는 길입니다.

 

자연 친화적인 멋진 이정표지요.

자연과 조화로우면서도 간결한 표시에

모든 정보를 담고 있고요.

 

비가 와서인지 진한 소나무의 향내가

숲속에 가득합니다. 

이제는 사람이 떠나 묵혀버린 묵답도 지나갑니다.

 

 날은 흐리지만 되려 주변 사물들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네요.

 

 

산행한지 30여분만인 10시경에 하황마을 삼거리를 지납니다.  

편안한 길이어서인지 2.5km를 30분만에 왔네요.

오늘은 빠름보다 느림의 미학을 느끼는 시간이지만

산행의 버릇을 버릴 수는 없나 봅니다. ㅎ

 

걷는 길을 시원한 조망이 함께 해주어

더더욱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올해는 예쁜 단풍 보기가 쉽지 않은데

 색감 고운 단풍잎을 봅니다.

 

정말 산길말고 오랜만에 걸어보는

넉넉한 시골 흙길입니다. 

요즘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살지요.

흙 냄새를 맡으며 시골 길을 걸으니

어린시절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입니다. 

구름은 수시로 변하면서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고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인지 이제 매점도 생겼네요.

이런 길을 내어준 마을 분들도

어느정도 이익은 있어야 겠지요.

 

사방댐도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고

모든게 단순하고 정갈한 모습입니다.

 

오늘은 한가로이 정해진 이정표만을 따라가는 시간이네요.

 

물론 회색빛 하늘이지만 되려

정취가 있는 가을 길을 걷고요.

 

삼봉암 입구도 지납니다.

 

그리고 계곡 길도 건너고요.

참 친절하게 되어있지요.

다만 올 가을은 너무 가물어서

흐르는 물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은 산 봉우리에 피어오르는 모습만 봐도

가슴이 행복해지네요.

 

 

제법 온걸까요. 매동 마을도 저멀리 바라보입니다.

 

오늘 지리산 길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가슴에 담아갈까요.

 

 뚝방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며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10시 30분경에 상황마을 입구도 지나고

이제 등구재가 1km 남았네요.

 

다랭이 논이 참 정겹지요. 그래서인지

1구간을 일명 다랭이길이라고 한답니다.

 

가는길에 함께하신 분들과

구절초 막걸리도 한잔합니다.

지리산길은 빠름이 아니라

느림을 배우는 시간이겠지요.

 

소박한 안주이지만 감칠맛은 참 좋습니다.

맛난 막걸리 가격도 싸고요.

사람이 많아도 이 인심은 변함없었으면 합니다.

 

이제 막걸리도 한잔했겠다.

취한 기분으로 등구재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11시경에 등구재에 도착합니다. 막거리 기운때문인지

가파른 오르막이 쉬웠던걸까요. ㅎㅎ

이곳 능선은 경남과 전북의 도 경계이기도 합니다.

북쪽으로 삼봉산이 있고요.

 

이곳 단풍의 느낌은 더욱 진하네요.

 

잠시 등구재에서 휴식을 취한 후

이제 금계마을을 향해 내려서는데

작은 저수지를 만납니다.

 

마치 자연 늡지와 같은 느낌이더군요.

산 높은 곳에 물이 있으니 동물들의 오아시스겠지요.

 

고개를 넘으니 가을 단풍의 정취가 왠지 더욱 진하게 다가옵니다.

 

내려서는 길에도 작은 매점을 만납니다. 

음료수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재미나네요.

 

추수가 끝난 논의 느낌도 이제 가을이 가는 기분이지요.

 

내려서는 길은 흙길이 아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정말 운치있는 조망이 가득합니다.

 

 

이런게 지리산길의 포근한 매력이 아닐까합니다.

 

 

더우기 오늘은 구름까지 환상적이고요.

 

 한적하면서도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가득 다가옵니다.

 

 

참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연이..

 

건너편 당산나무가 있는 쉼터에 많은 사람이 쉬고 있네요.

 

 

저희도 그곳으로 올라봅니다.

벌써 식사 후 길을 걸은지 2시간이 되었습니다.

  

복권이 참 좋은 일에도 쓰이네요.

저도 이번 주말에 복권 한장 사야겠습니다. ㅎㅎ

 

창원 마을은 제법 규모가 크더군요.

1구간의 종점인 금계마을까지는 이제 3.4km가 남았습니다.

 

마을에서 바로 내려서지 않고 지리산길은

산 허리를 따라 휘돌아 갑니다.

 

그래서인지 주변 조망은 여전히 넉넉하고 시원하네요.

 

무척이나 친절한 화살표지요.

 

작은 갈림길마다 화살표 등의 표시가 되어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을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나 많은 자연의 선물을 받네요.

 

작은 너덜길도 지나고요.

  

다만 인간의 욕심으로 없어지는 산을 보니 마음이 무겁더군요.

개발과 보호라는 딜레마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마을로 접어드니 예쁜 카페 혹은 쉼터도 있고요.

이곳은 카페마저도 참 친절하지요.

화장실도 물도 열려있는 넉넉한 마음이

주변 자연만큼이나 좋습니다.

 

 

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백송사쪽 능선도

참 편안한 모습입니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 홍시 주렁 주렁 매달린

금계마을 동네의 풍경도 오랜만에 보는 정겨움입니다.

 

 

12시 30분경에 폐교터에 도착해서

약 3시간만에 1구간 길을 마무리합니다.

 

 1구간 길은 지리산길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간이 아닌가합니다.

그리 힘들지도 않고 산길이라기 보다는 숲길을 여유롭게 걷는 느낌이네요.

이제 학교앞 넉넉한 공간에서 점심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