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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공주 공산성 성벽 길 - 금강을 조망하며 걷는 길

by 마음풍경 2008. 8. 28.

 

공주 공산성 성벽길

 

 

 치열한 삶속에 잠시 짬을 낸 여행은 꽉 막힌 숨통을 잠시 트이게 하지요.

 

이런 저런 삶의 짐이 무겁게 느껴져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면 그 무거움이 가벼워질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어디로 훌쩍 떠날까 생각하다가

가깝지만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공주 공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집 앞을 나서는데 꽃 색감이 참 화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이처럼 화사한 기분이었으면 하고요.

 

대전에서 3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공주

공주는 서기 538년 부여로 옮기기전까지 64년간 왕도였던 도시입니다.

 

지금은 금강 건너로 큰길이 나서 이제는 잊혀져가는 금강변 길입니다.

4차선의 큰 도로보다는 주변을 여유롭게 살피며 갈 수 있는 2차선 길이 왠지 정겹지요.

 

공산성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공산성은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하며 금강을 끼고있는 천혜의 요새이지요.

 

ㅎㅎ 이런 영화가 있었나요. 전 보지 못했네요.

 

입장료를 내고 입구에 들어서니 많은 비가 도열하여 반겨주듯 서있습니다.

조선 인조때 공주 목사를 지낸 김효성의 비 등 많은 비가 있네요.

 

첫번째 반겨주는 문루가 금서루입니다.

공산성 4개의 성문 중 서쪽에 있고요.

 

 

공산성 성곽의 길이가 총 2,660m이고 토성을 제외하면 2,193m라고 합니다.

 

 

금서루를 지나 성벽으로 오르니 오른편으로 공주 시내도 가깝게 보입니다.

 

오늘은 성벽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습니다.

 

공산성은 여러개의 능선과 계곡을 둘러쌓은 포곡형 형태의 성이지요.

 

성벽을 따라 조금 가니 쌍수정에 도착했습니다. 나무가 아주 멋지고 웅장합니다.

 

 쌍수정은 이괄의 난에 인조가 이곳으로 피신하여

두그루 나무 아래에서 난이 진압되기를 기다렸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졋다고 하네요.

 

쌍수정 앞으로 왕궁터가 있고 주변에 연못이 있네요.

지금은 물이 말라버린 연못에서 사라져버린 백제의 모습을 보는듯 합니다.

 

왕궁지도 지나고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에 도착합니다.

 

공산성은 처음에는 토성이었는데 조선시대에 돌을 쌓아 석성으로 변했고

이때 새롭게 건립한 건물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삼남의 관문이었다고 하고요.

 

진남루를 지나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 동문루도 지납니다.

공산성 둘레를 걷는 일은 조금 가면 새로운 건물이 나오기에 그리 지루하지 않습니다.

 

동문루를 돌아내려서니 백제 동성왕때 연회장소로 사용된 임류각을 만납니다.

아마도 공산성에 있는 건물 중 가장 큰 건물이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그 위로 광복루 앞 벤치에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쉬게 합니다.

 

광복루는 원래 북문인 공북루옆에 있던 누각인데

1946년 4월 김구 선생 및 이시형 선생이 이곳에 와서

나라를 다시 찾았음을 기리고자 광복루로 이름을 변경했다고 하네요.

요즘 같았으면 건국루로 변경했을텐데.. ㅋㅋ

 

안내 지도를 보니 광복루를 지나면 딱 절반을 온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고 길 오른편으로 금강도 나타납니다.

 

저멀리 금강대교도 보입니다.

 

만하루로 내려서니 영은사도 만납니다.

영은사는 세조때 지은 사찰이고 임진왜란때는 승병의 합숙소였다고 하네요.

주변 밤나무에도 감나무에도 열매들이 주렁 주렁 열려있고요.

 

해우소가 넘 멋지죠. ㅎㅎ

 

금강을 바라보고 있는 만하루는 공산성에서 가장 멋진 곳중 하나입니다.

 

다만 공산성의 연못중 하나인 연지가 공사중이라 조금 어수선하더순요.

 

 공산성의 북문인 공북루에 올라 강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땀에 젖은 몸도 식혀봅니다.

 

공북루는 강가에 위치하고 있어 강남과 강북을 잇는 남북통로의 가교 역할을 했고

과거 일제시대에는 이곳 근처에 배다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강가여서인지 주변 조망이 참 좋습니다.

 

 

정겹고 평화로운 풍경에 내 마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살랑거리는 바람이 무척이나 감미롭고요.

 

공북루 주변에는 옛날 성안 마을 유적 발굴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마치 강 건너 풍경을 보니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공복루에 앉아 가을 느낌이 드는 바람을 맞으며 있다보니 일어서기가 싫더군요.

하지만 길은 항상 흐르고 내 발걸음은 그 길을 따라 가야하기에

이제 머리위로 바라보이는 전망대로 향합니다.

 

강가를 내려다 보며 걷는 이길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랐기에 주변 조망은 더더욱 시원하고요.

 

 

공주시에서 조망 확보때문에 이 근처 오래된 나무를 잘랐다는 뉴스를 들은 것 같은데..

그래도 탁 트인 조망은 좋네요.

 

 

 

아쉽지만 한적하고 시원한 전망대를 뒤로하고 다시 원점인 금서루로 내려섭니다.

 

 ㅎㅎ 병정 대장군인가요.

 

여유롭게 쉬면서 걸으니 약 2시간이 소요된것 같습니다.

 

2시간을 걸었으니 배도 출출하고 공산성 입구 길 바로 건너편에 있는

고마나루 돌쌈밥 식당으로 갑니다.

 

고마라는 단어는 곰의 옛날 말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곰나루가 고마나루가 되고요.

 

불고기에 쌈밥 정식인데 1인분에 1만냥을 합니다. 일반 밥대신에 돌솥밥이면 1.2만냥이고요.

일반 식당에 비해 가격은 조금 비싼듯 하나 전체적으로 맛도 있고 깔끔한 느낌입니다.

일본 사람들도 있고 손님들도 제법 많더군요.

원래 관광지 주변은 식당의 질이 조금 그런데 이곳은 그렇지가 않더군요

 

식당 내부 인테리어도 제법 고풍스럽고 아기자기합니다. 

 

이봉주 선수의 싸인도 표주박에 보이더군요.

 

ㅎㅎ 벤또라고 불리었던 도시락의 추억..

 

2시간여의 짧은 트레킹에 푸짐한 식사까지..

행복이 뭐 별거입니다. 이런게 행복이겠지요. ㅎㅎ

 

카메라를 니콘 D80에서 니콘 D300으로 기변하고 나서 첫 출사였네요.

아직은 새로운 기종에 색감도 적응하기 힘들고 하지만 차츰 나만의 색감을 찾게되겠지요.

 

기억에 가물 가물할 정도로 오랜만에 와본 공산성이었네요.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에 한번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고요.

물론 가을 단풍이나 공산성의 아경도 매력적인 모습이거라 생각합니다.

그 때 또 올 수 있는 시간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