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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계룡산 우중 산행길 - 신원사에서 동학사까지

by 마음풍경 2008. 8. 17.

 

계룡산 우중 산행길

 

 

신원사 주차장 ~ 신원사 ~ 고왕암 ~ 연천봉 사거리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주차장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계룡산을 가벼운 마음으로 갑니다.

  유성 온천역 6번 출구앞의 갑사 및 상신리 행 버스가 출발하는 곳입니다.

이번에는 9시 35분 버스를 타고 갑사를 경유해서 신원사로 갑니다.

 

신원사는 갑사에 비해서도 너무나 한적한 분위기입니다.

계룡산 서남쪽 방향에 있으며 천황봉에 가장 가까이는 있는 사찰이고요.

 

백제 의자왕 11년에 보덕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마곡사의 말사이며 열반종의 종찰이라고 합니다.

대웅전 마당에 나무 백일홍으로 불리는 배롱나무의 하얀 꽃이 풍성하네요.

 

또한 대웅전 왼편으로 100년된 빨간꽃의 배롱나무도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대웅전 오른편에 있는 중악단으로 갑니다.

 

중악단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네요.

음력 7월 15일인 백중일날 불사를 많이 드린다고 합니다.

 

 중악단은 조선 태조 3년인 1394년에 창건한

신원사의 산신각으로 처음 이름은 계룡단이었으나

고종때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의 하악단 사이에

있다고 해서 중악단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고종 명성왕후때 궁궐 양식을 그대로 축소하여 재 건립했고요.

현재는 상악단과 하악단은 소실되고 중악단만 유일하게 남았습니다. 

 

 

중악단을 나서 산길을 가는데 간밤에

비가 많이 와서인지 계곡마다 멋진 풍경을 줍니다.

 

편안한 길을 산책하듯 걷다가 고왕암에 도착합니다.

 

고왕암은 의자왕의 명에 의해 창건을 시작했으나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백제가 멸망하고

도망치던 왕자 융이 이곳에서 피신하다 붙잡혀서

고왕이란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백제의 멸망이라는 서글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암자이지요.

 

그래서인지 여느 암자와는 다르게 제법 큰 기운이 느껴지는 엄숙함이 있습니다.

 

 

 세찬 물이 폭포가 되어 흐르는 다리도 지나고 연천봉을 향해 갑니다.

신원사에서 연천봉은 3km남짓한 거리이고 오르막도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지요.

둥과 밧줄은 하나만 세우면서도 사람들의 보행을 정리해주는

 

1시간 30여분 남짓 올라 연천봉 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약 200여미터 가면 연천봉이 있지만

오늘은 비가 오고 구름이 끼여 바로 관음봉으로 향합니다.

 

이제 능선길이라 관음봉 가는 길은 편안하며

안개까지 낀 운치있는 산책길입니다.

  

연천봉 삼거리에서 20여분 걸어오니 관음봉 삼거리에 도착했네요.

 

쌀개봉을 거쳐 천황봉으로 가는 길인데 출입금지입니다.

자연자원 훼손이라는 푯말은 이곳에서는 왠지 궁색해 보이네요. ㅎㅎ

철조망까지 쳐있으니 마치 38선 철책선같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여하튼 지난주에 이어 관음봉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멋진 조망보다는 아스라한 구름 안개속 풍경이네요.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열면 그 흔적들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비가 많이 와서 멋진 은선폭포를 볼거라는 기대로

자연성릉으로 가지 않고 바로 동학사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칼능 주변도 구름 모자를 쓴채 차분한 차림새로 서있네요. 

 

그리고 은선폭포에 도착하는데 카메라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이 귀한 풍경을 남기지 못하면 어쩌나 했는데 겨우 고쳐서 남깁니다. ㅎㅎ

  

계룡산은 물이 귀해서인지 보통 때는

은선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지요.

 

하지만 오늘은 그 귀한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보니 은선폭포는 쌍 폭포였네요. ㅋ 

  

구름이 끼여서인지 은선폭포 건너편 풍경도 지난주 보다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마치 중국의 어느 멋진 산에 와있는 느낌이 들고요.

 

 쌀개봉 능선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은선폭포 하단에도 시원한 물줄기가 연신 내려갑니다.

 

그리고 은선폭포에서 이어지는 동학사 계곡은

 이곳 저곳이 모두 멋진 폭포들입니다.

지난주 이곳에 와서 물이 많으면 멋진 쌍폭포의 모습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날 상상했던 풍경을 오늘 사진으로 남깁니다.

 

물이 너무나 차가워 몸을 담그기가 어렵네요.

단 하루만에 더운 여름에서 서늘한 가을이 된것 같고요.

 

 

아~ 이제 올 여름 알탕은 안녕이여~~ 쩝

 

여하튼 비가 많이 오니 동학사 계곡은

숨겨놓았던 비경을 하나 둘씩 보여줍니다.

 

 

 

비 바람에 잔잔하게 들리는 동학사 풍경소리는 어찌나 곱던지..

 

 

그리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세찬 물소리는

 또한 막힌 가슴을 탁 트이게 합니다.

 

 

가슴이 트이니 발걸음 마저도 가볍고

계곡을 흐르는 물처럼 몸도 둥둥 떠가는 느낌입니다.

 

 

봄 꽃, 가을 단풍의 화려한 동학사와 하얀 눈 덮힌 계룡산뿐만 아니라

여름 비내리는 동학사 운치도 또한 새롭게 발견한 소중한 모습입니다.

 

지난 주 갑사 산행에 이어 이번주 신원사를 통한

계룡산 산행을 오랜만에 했습니다.

멀지않아 가볍게 올 수 있는 곳이지만

이곳을 오기에 많은 시간이 걸렸네요.

 소중한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데 그걸 모르고 멀게만 휘돌아 다녔나 봅니다.

친구라 생각하면 멀게 있든 가까이 있든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