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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내리는 봄 눈을 온몸으로 안으며 출근을 하다.

by 마음풍경 2009. 3. 3.

2009. 3. 3(화)

 

새벽에 뒤척이다 창밖을 보니

소복 소복 조용하게 눈이 옵니다.

 

 아침까지 줄기차게 눈은 내리네요.

 

하여 카메라와 가방을 지고 메고

걸어서 출근을 합니다.

 

 늘상 익숙한 주변 모습인데

새하얀 눈때문인지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습니다.

 

내린  봄눈은 절반은 얼음이고

절반은 눈인가 봅니다.

 

 문득 봄 눈을 노래하던 

정호승 시인의

"봄 눈"이라는 시가

생각이 나더군요.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이지 말라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절벽 위를 무릎으로

걸어가지 말라

 

 봄눈이 내리는 날

내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봄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올해도 봄눈으로 내리는

나의 사랑아"

 

 주변 풍경에 반해

두리번 거리다보니

연구단지 운동장에

도착했습니다.

 

 항상 눈내리는 날

나의 풍경이 되어 주는

변함 없는 벗과 같은 곳...

 

 시처럼 얼굴에 닿는 봄눈이

사랑처럼  느껴집니다.

 

 하여 시원하고 애잔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슁없이 내리는 한송이 한송이가 

부끄러운 애무처럼 느껴지고요.

 

 잠시 다리에 서서

내리는 눈을 바라봅니다.

 

 문득 눈 내리는 봄길을

무작정 걷고픈 생각이

간절해 지네요.

 

 허허로운 벌판에 홀로 서서

내리는 눈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그리고 묻고싶습니다.

어떻게 사는게 잘사는거냐고?

 

 우리네 유한한 삶속에서

마치 새하얀 눈길에

발자욱을 남기듯이

 

 어떤 흔적을 남겨야

잘사는 삶이냐고...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연구소안으로

들어와 버렸네요.

 

그나저나 오늘도

봄눈이 내리는 길을

떠나지는 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