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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편백)을 찾다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힐링숲길 - 진한 편백향기로 산림욕을 하다.

by 마음풍경 2013. 5. 9.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숲길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보물섬이라 불리는 경남 남해에 위치한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그 이름처럼

여의도 면적의 1.5배 규모의 산림에 약 100만그루의 편백나무가 자라고 있는 휴양림으로

한적한 숲속을 가볍게 거닐기만해도 진한 편백의 향기를 통해 저절로 산림욕이 되는 힐링 숲입니다.

 

 

남해는 크게 망운산과 다랭이 마을이 있고 남해대교와 연결되는 서편과

금산 보리암 그리고 독일마을 등이 있고 사천 삼천포 대교로 연결되는 동편으로 나뉘는데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가장 동편 산속에 위치해 있습니다.

내산저수지와 바람고요 미술관를 지나 저수지를 따라 깊숙하게 들어서니 휴양림 입구가 나옵니다.

 

과거에 금산, 망운산 산행 혹은 남해 바래길 트레킹 등을 통해 경남 남해를 여러번 와봤지만

우리나라 편백숲의 메카인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을 와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때만 해도 편백나무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독일마을 등 남해에는 볼거리가 많아서

남해 깊숙하게 숨어있는 이곳까지 와볼 필요가 없었겠지요.

안내도에 나와있는 전망대를 목표로 시계방향으로 편백나무 숲길과 임도길을 따라 한바퀴 돌려고 합니다.

 

이곳 야영장은 편백숲속에 있기에 다음번에 오면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해보고 싶습니다.

향기로운 편백의 향기속에 머물며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참 좋겠지요.

 

물론 숲속의 집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다만 인기가 좋아서인지 주말에 숙박시설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예약이 쉽지 않네요.

 

휴양림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니 휴양림에서 가장 큰 건물인 산림문화휴양관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시원하게 펼쳐지는 편백숲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울창한 숲속에 있다가 갑자기 하늘이 트이며 나타나는 조망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네요.

 

진한 초록과 연한 연두빛의 색감이 마치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 약 100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조성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이 편백숲의 풍경을 바라보기만해도 저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대부분의 시설이 숲으로 가려있는데 이곳 휴양관만은 

멋진 숲 조망이 트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인지 주변에서 불어오는 바람 또한 참 상쾌합니다.

 

이제 휴양관을 뒤로하고 전망대를 가기위해 임도길을 따라 걷습니다.

사람에게 이로운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방출하는 편백나무가 길가에 조성이 되어있어 저절로 기분좋은 산림욕이 됩니다.

 

산림욕이란 말은 1982년에 일본 임야청의 아키야마 장관이 목욕 문화가 발달한 일본인에게 친근감을 주기위해 만든 말로

숲이라는 자연의 품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하고 재충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박범진 교수의 '내몸이 좋아하는 산림욕')

 

물론 요즘은 힐링이니 산림욕이니 하는 말이 너무 지나치게 남용이 되고 있긴하지요.

여튼 행복한 산림욕과 함께 명랑한 새소리를 들으며 길을 올라서니 주변 조망이 탁트이고

편백나무 기둥 사이로 또 다른 편백숲이 펼쳐지는 풍경이 그저 신비롭기만 합니다.

 

편백나무가 크리스마스 트리로도 사용된다고 하는데 봉긋봉긋한 모습이 딱 크리스마스 트리 모습이지요. ㅎ

이곳 편백나무들은 관리가 잘되어서인지 아니면 품종이 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곳에서 만났던 편백나무보다 그 모양이 더 깔끔하고 귀여운 것 같습니다.

 

 살아갈수록 버릴 것이 많아진다

예전에 잘 간직했던 것들을 버리게 된다

하나씩 둘씩 또는 한꺼번에

버려가는 일이 개운하다

 

 

내 마음의 쓰레기도 그때 그때

산에 들어가면 모두 사라진다

버리고 사라지는 것들이 있던 자리에

살며시 들어와 앉은 이 기쁨!

 

< 이성부 시인의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중에서>

 

 

 사람은 버리면 버릴수록 새롭게 얻어지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욕심때문에 그리고 집착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하지요.

 

저도 산속에 머물거나 숲속에 머물 때는 다 버리고 빈것 같은 가벼운 기분이지만

다시 도시로 돌아가면 다 버리지 못한 마음의 쓰레기가 남아있습니다.

비록 한꺼번에 다 버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연에 머물면서 조금씩이나마 버릴 수 있길 바래봅니다.

 

휘돌아 온 길이 제법 높았는지 조금전 지나온 휴양관이 발아래로 작게 모습을 보이네요.

정말 산 주변 사방이 온통 편백나무가 가득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상주해수욕장의 바닷바람이 금산 보리암을 넘어 편백숲의 향기를 담아서 내 몸을 스쳐갑니다.

그 바람의 향기가 어찌나 향기롭고 신선한지 제 몸 또한 바람에 실려가는 나뭇잎이 된듯 가벼운 기분입니다.

 

이처럼 아늑한 숲길을 걸을 때는 마치 길이 흐르는 강처럼 느껴지고

저는 한마리 물고기가 되어 그 물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을 갖습니다.

자연에 스며든다는것.. 자연속에 동화될 수  있다는 것은 참 크나큰 축복이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길을 스며 걷다보니 이제 전망대가 400미터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휴양림을 되돌아 가려면 전망대를 들러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서 오른편 길로 가야하네요.

 

삼거리에서 400여미터 더 오르니 작은 정자가 있는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휴양림 입구에서 이곳 전망대까지 약 3.5km에 1시간정도 걸렸습니다.

 

전망대의 이름인 한려정은 순천바위에서 가마봉으로 이어지는 남해지맥 산행의 쉼터 역할을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능선 길을 따라 바다 조망을 보며 산행을 하고도 싶고

또 주변 임도길을 따라 걷거나 MTB를 하고도 싶을만큼 좋은 길인것 같네요.

 

정자에 올라서니 남쪽으로는 남해 송정해수욕장의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물론 산 능선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오른편으로는 상주해수욕장도 있겠지요.

 

그리고 바다 반대편인 북쪽으로는 내산저수지와 함께 바람흔적 미술관이 모습을 보입니다.

왼편 능선쪽으로는 금산의 멋진 바위들이 이어지고요.

 

보는것처럼 전망대의 위치가 너무나 좋아서 하루 종일 이곳에 머물러도 좋겠지만

다시 정자를 내려서서 휴양림 방향으로 길을 이어걷습니다.

 

그리고 이곳 이정표에서 임도길을 버리고 오른편 휴양림 등산로로 가야하네요.

임도길을 계속 따라 가면 금산과 복곡으로 가게됩니다.

 

새소리 명랑한 한적한 숲길을 따라 약 1km를 내려서니 다시 휴양림 내부로 들어오게 됩니다.

 

휴양림 내부도 편백숲을 따라 아기자기한 숲속의 집들이 이곳 저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국립자연휴양림 숙박시설을 추첨을 통해 선정을 하는데

작년인가 이곳 숲속의 집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는 기사를 본것 같은데 그만큼 주변 자연 환경이 좋아서겠지요.

 

다시 남해편백 자연휴양림 입구로 돌아왔습니다.

한바퀴를 도는데 약 5km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최근에 숲 체험 힐링 바람을 타고 지자체별로 편백나무를 심으려는 일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편백나무 묘목을 구하기도 쉽지않고 가격도 폭등을 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곳은 그런 편백나무가 100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가치있는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네요.

남해를 보물섬이라고 하는데 그 보물이 어쩌면 이곳 남해 편백 자연휴양림에 있나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에 올 기회가 있다면 꼭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몇일 지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