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이에스 리조트에서 본 쓸쓸한 일몰 풍경

통영 이에스 리조트에서 본 쓸쓸한 일몰 풍경

 

 

통영 이에스 리조트에서 만난 바다 일몰은

붉은 빛의 화려함이 아니라 회색빛, 아니 어쩌면

푸른 빛의 쓸쓸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쓸쓸하지만은 않은

그런 아늑한 일몰 풍경이었습니다.

통영 이에스 리조트(클럽이에스 통영리조트)는

통영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 리조트로

주변에 일몰로 유명한 달아공원이 있고

이곳에서의 일몰의 풍경도 아름답다고 합니다.

 

특히 리조트의 야외 풀장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참 아늑하고 행복하게 다가옵니다.

 

수영장 물에 반영이 되는 그림자의 모습은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을 선사하지요.

 

점점 해는 붉은 기운을 가득 비추며 서편으로 저물기 시작합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붉은 길을 길게 만들고 있네요.

 

다만 서편 하늘에 회색빛 구름이 가득해서

붉고 화려한 일몰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회색빛 아니 짙은 푸른 빛의 구름이

붉은 태양의 빛을 가둬버렸네요.

 

그래도 일몰의 붉은 기운은 여기 저기 그 흔적들을 남깁니다.

 

비록 화려한 일몰 풍경은 만날 수 없지만

푸른 빛으로 내려앉는 잔잔함도 색다른 매력입니다.

 

잔잔하게 들리는 음악 소리와 촉촉한 바람,

그리고 아름답게 물드는 구름이 친구처럼 잔잔하게 다가오네요.

 

바다를 가르며 집으로 돌아오는 배 한척의 모습을 바라보며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조용히 중얼거려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루 중에 가장 좋은 시간을 꼽는다면

바로 해가 지고 땅거미가 지는 때를 말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평온함과 내일이라는 새로운 날이 기다려 지기 때문이지요.

 

이 쓸쓸한 바다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노킹 온 해븐스 도어"라는 독일 영화가 떠오릅니다.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바다가 보고 싶어 찾아가는 마지막 장면이

동명의 노래와 어우러져 무척이나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였지요.

 

천국에 대해서 못들었니?

그곳엔 별다른 얘기 거리가 없어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 본

석양에 대해서 얘기할 뿐이야.

 

저도 이 세상의 마지막 순간을

석양 노을로 물든 바다를 바라보며 보내고 싶습니다.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을 이처럼 평온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한다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이 세상에서 맺은 애틋한 인연도 고이 접어 정리하고

기쁘고 아픈 추억들도 차곡차곡 쌓아서

불어오는 바닷 바람에 날려보내고

이 세상 소풍 끝나고 돌아가는 기분처럼

그렇게 잔잔한 일몰과 마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