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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 여행기록

봄꽃 이야기 - 꽃피며 봄날은 오고 꽃지며 봄날은 간다

by 마음풍경 2023. 3. 4.

꽃이 피면서 봄날은 오고 또 꽃이 지며 봄날은 갑니다.

동백꽃에서 시작해서, 영춘화, 산수유꽃, 매화꽃, 벚꽃, 진달래

목련, 그리고 철쭉까지 봄꽃들의 이야기를 잠시 해봅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머나먼 남녁의 섬이지요.

볽은 동백이 겨우 내내 머물고 있던 꽃망울을 터트리면서부터

새로운 희망이 가득 담긴 봄의 계절이 열립니다.

 

동백꽃은 가지에서 필 때 한번, 땅에 뚝 떨어져서 또 한번,

그리고 동백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아쉬운 마음에서

다시 한번 피어서 모두 세번 핀다는 말을 하지요.

 

 저 멀리 남쪽 바다 너머 섬에서 붉은 동백이 핀다면

도심에서는 노란 영춘화가 따사로운 담장에서 조용하게 피어나지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영춘화를 잘 모르고 

혹은 개나리로 잘못알고 있는 꽃입니다.

 

봄을 맞는다는 영춘이라는 그 이름처럼 너무 일찍 피어서

때론 봄 눈을 모자 삼아 피어있는 모습을 만나기도 합니다.

 

3월 초순을 지나 중순에 접어들면

샛노란색의 산수유가 지리산 자락의

구례 산동마을과 현천마을을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차가운 얼음장 밑을 깨고 졸졸 흐르는 물과 샛노란 꽃의

조화로움은 설레는 봄이 성큼 다가옴을 느끼게 되네요.

 

그리고 산수유 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정갈하고 자태가 고운 꽃인 매화도 피기 시작하고요.

 

섬진강 자락 매화마을에 피어나는 매화 꽃의 정취는 정말 장관이고

그 달콤한 향기에 저절로 취하면서 본격적인 봄의 계절로 들어섭니다.

 

이윽고 4월로 접어들면 벚꽃의 물결로

산과 들 그리고 이번에는 도심까지

 세상은 온통 새하얀 꽃으로 가득하게 됩니다.

 

특히 벚꽃은 도심에서 가장 아름답게

봄맞이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꽃입니다.

그나저나 언제부턴가 '벚꽃엔딩' 노래가

벚꽃 세상의 주제가가 되었네요. ㅎ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도시가 새하얀 벚꽃의 세상이라면

산에는 붉은 진달래 꽃의 향연이 가득 펼쳐집니다.

 

산 능선에 가득 가득 피어있는 꽃의 물결 앞에서는

그저 꽃들만의 세상하면서 넋을 잃게 되네요.

 

그리고 가슴에 붉은 진달래 꽃 한송이 담아 내려올 때

도심에서는 고운 자태의 새하얀 목련이 반겨줍니다.

 

조명 빛 아래 순백의 목련 길을 걸으면

이번에는 양희은의 하얀 목련을 중얼거리게 되겠지요.

올 봄 목련을 바라보며 누구를 생각하게 될까요?

 

이제 5월로 접어들면 산에는 야생화가 환한 얼굴로 피어있고

도심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조경 꽃을 만나게 되어

어쩌면 더이상 봄꽃이 그립지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산으로 눈을 돌리면 봄을 보내기가 아쉬운 듯

붉은 철쭉과 초록의 새싹이 어우러지는 마지막 봄 잔치가 펼쳐지지요.

 

그렇게 오월의 마지막 봄날을 보내고

6월을 맞이하면 붉은 철쭉도 연분봉으로 옷을 갈아입고

또 다른 봄을 기다리며 봄날은 그렇게 떠나가네요.

 

그나저나 올해는 또 어떤 설레임으로 봄을 만나고

또 어떤 그리움으로 그 봄을 보내야 할까요.

만남이 있으면 떠남 또한 당연한 이치이지만

그래도 늘 서운한 마음에 봄이 오기 전부터

이내 가슴은 저려옵니다.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만 세상사 쓸쓸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