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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길(2-3) - 눈내린 수통골 산책길

by 마음풍경 2020. 2. 19.



내가 사는 동네길 2-3번째


[눈내린 수통골 산책길]





대전에는 올 겨울 제대로된

첫눈이 내렸다.

하여 카메라를 들고 계룡산 수통골로

아침 산책을 한다.


화산천으로 내려서니

새하얀 옷을 입은

도덕봉이 반갑게 맞아준다.


눈이 왔지만 날이 포근해서인지

얼지않은 물소리가 명랑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걷는 산책길이지만

늘 새롭고 반갑다.



천변으로 이어지는 안전한 데크길은

개인적으로 정부에 건의해서 만들어져서인지

늘 보람되며 흐뭇하고.


어제까지는 눈이 오는 흐린 날이었지만

오늘은 참 푸르고 맑은 하늘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화산천을 걷다보니

어느새 계룡산 수통골 입구에 도착한다.


수통골은 계룡산 국립공원으로

편입이 되고나서

좀 더 편안한 숲 휴식공간으로

재탄생을 하게 되었다.


작년에 수통골 근처로 이사를 온 후

눈이 펑펑내리기를 바랬지만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풍성한 눈풍경을 만나지는 못한다.


올해는 눈풍경을 만나지 못할지 알았는데

그래도 새하얀 눈이 덮힌 수통골을 만나본다.


뽀드득 뽀드득 발소리를 내며

걷는 눈쌓인 산책길이 참 좋다.


특히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매일 매일 느낄 수가 있어

2년전 수통골 자연 환경을 보고

이사를 온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도덕봉 능선에 새하얗게

내려앉은 풍경은 참 아름답다.



또한 새하얀 능선너머

펼쳐지는 구름의 향연도 참 곱고.


조용하고 잔잔한

계곡의 정취도 마음에 내려앉는다.



늘 마주하는 수통폭포지만

새하얀 눈이 내려앉은 풍경은

더욱 아름답고 멋지다.




눈이 만들어준 자연 세상은

올 겨울 참 귀한 선물이랄까.



수통폭포를 지나

무장애 데크길을 이어 걷는다.


2년전 연구소를 퇴직하고

단순하지만 스트레스 없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이처럼 멋진 자연 공간을

매일 찾는 일도 그저 행복한 시간이고.


하여 화려한 삶이 아닌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지

알게해주는 고마운 숲길이다.


편안한 숲길은

이제 이곳에서 마무리가 되고

이후에는 산길로 이어진다.



거의 매일 아침 산책을 와서

자연의 소리와 벗하며

이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는 일은

하루중 가장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다.


따스한 햇살과 숲의 향기,

그리고 계곡 물소리와 새소리와

어우러지는 차 마시는 시간..


여유롭게 따뜻한 차를 마시고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내년에는 좀 더 풍성한 눈이 가득한

풍경을 기대해보고.


또한 다가오는 봄 향기의 설레임을

상상해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조금은 일찍 선택한

새로운 삶이지만

너무나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수통골 숲길을 산책하며 늘 깨닫는다.


어느 것 하나 내려놓지 않고

모든 것을 얻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기에..


누군가 아침 일찍 만들어놓은

작고 앙증맞은 눈사람이 귀엽다.



수통골에서 제일 반가운 친구 같은

나무도 여전히 정겹고.


편안한 자연속에 머물고 있으면

나도 저절로 자연이 된다.


이런 멋진 자연을 매일 매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것도

내 삶의 행운이 아닐까..


화려한 길보다는

이처럼 소박한 숲길이

남은 내 삶의 모습과도 같고.



새하얀 눈 쌓인 수통골 숲길을 걸으면서

오늘도 행복한 느낌만

 가득 담아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