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공기의 상쾌함을 느끼며
출근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참 잊고 있었던 노래가 나온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 단조"
준돌이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 초는
참으로 우울하고 암울한 시기였다.
나는 학교앞 근처에서 하숙을 했는데
같은 방을 쓰던 형이
음대 첼로 전공 4학년이었다.
아마 이곡이 이 형의
졸업 연주 작품이었던것 같다.
저녁에 학교 앞 음악 다방에서
DJ를 봤었는데 저녁 10시쯤
하숙집에 들어가면
이 곡을 연주하던 형의 진지함에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달빛을 바라보며 베란다에서
그 곡을 감상했던 기억이 새롭다.
아마 몇개월 동안 밤마다 또는 낮에
무척이나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여 그 음 하나 하나가 생각이 나고
입가에 흥얼거릴 수 있는 것 같다.
다시금 들어도 참 좋은 곡이다.
특히 멀리 산이 바라다 보이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함께 하며 들으면
참 정감이 있는 곡이다.
이럴때 추억이란 참 좋다.
추억을 떠올릴때 가슴속에 망울지는
그리움의 그 씁쓸함도
때론 애틋하기만 하다.
아마도 음악이 서로를 연결해주는
고리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커피나 한잔 해야 할것 같다.
[곡 설명]
<아르페지오네>(Arpeggione)는,
한편으로 <기타 첼로>
(Guitar Violoncello)라고도 한다.
1823년에 비인의 슈타우퍼(G. Staufer)가
발명한 악기였으나
무슨 까닭에서인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어느덧 그 악기 이름조차
역사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아마 이 악기를 위하여 작곡된 곡이라면
이 슈베르트의 <소나타 a단조> 뿐일 것이다.
악기 아르페지오네는 소형의 첼로,
바하 시대에 사용되었던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와
흡사한 모양을 했으며
전반적으로 오늘날의 기타를
연상시키는 악기였다.
현재에 와서는 많은 첼로와
피아노로 연주되나,
이 악기는, 지금의 첼로보다
피치가 높기 때문에,
아르페지오네를 위해 작곡된 작품을,
오늘날의 첼로로 연주할 경우에는
높은음부의 빠른 패세지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또한 리듬에 변화를 준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밤마다 잠자리에 들 때,
다시는 깨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오직 어제의 슬픈 생각만이
다시 나를 찾아옵니다.
이처럼 나는 즐거움이나
다정스러움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슈베르트는 27세인 1824년의 일기에서
이렇게 말하고, 또
"나의 작품은 음악에 대한
나의 이해와 나의 슬픔의 표현입니다.
슬픔으로서 만들어진 작품만이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슬픔은 이해를 날카롭게 하고
정신을 굳세게 해줍니다."
라고 쓰기도 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 베란다에 핀 석란 꽃 (0) | 2006.05.26 |
---|---|
봄을 깊게 하는 봄비가 옵니다. (0) | 2006.05.19 |
아산 외암리 민속 마을의 풍경 (0) | 2006.01.01 |
2002년 땅끝 그 추억들... (0) | 2005.12.24 |
중국 상해의 야경입니다. (0) | 2005.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