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봄을 깊게 하는 봄비가 옵니다.

by 마음풍경 2006. 5. 19.

베란다에서 들리던 비소리에

새벽 일찍 잠에서 깼다.

 

이제 화사한 꽃빛깔에 취해

떠돌던 영혼도 잠잠해지고

여름의 초입에서 느끼는

새빩간 장미 덩쿨을

맞을 준비를 해야하나보다...

 

이런 날이면 대청마루에 앉아

처마 끝에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비를 타고 다가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그저 하닐없이 보내고 싶다.

 

누군가 그랬지

빗방울 하나 하나는 다 각자

정해진 자리에 떨어진다고.

그처럼 자연 하나 하나는 다

이 세상에 나온 이유가 있다고..

 

내 자신의 존재는 이세상에서

 어떤 이유가 있을까?

 

혹여 구들장이라도 있으면

젖은 장작을 태우며

하얀 연기에 지독하게

눈물도 흘리고 싶다.

 

그처럼 적적하게 그리고 때론 외롭게

비오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천리포 해수옥장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