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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3차 대전둘레 산길잇기 7구간 산행이야기

by 마음풍경 2007. 7. 15.


- 구즉 오봉산에서 금병산 자운대까지 -

 

 

오늘 산행이 벌써 개인적으로는 21번째 대전둘레잇기 산행입니다.

 

다행히 일본으로 가는 태풍 덕분에 축축한 장마의 느낌보다는

제법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한 시간이었고요.

 

구즉동 버스 종점에서 7번째 산행을 시작합니다.

 

작년 2차때는 이곳 청계뜸 마을로 내려왔는데 오늘은 고개 능선에서 시작합니다.

 

유성구청에서 산행 들머리 입구에 대전둘레 산길 잇기 지도를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늘 가야할 산길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자운대 아파트까지는 약 14km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자세하게 나와있는것 보니 실측거리로 보이네요.

12구간이 전부 오늘 구간처럼 안내가 된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해봅니다.

 

이정표도 몇군데 빼고는 세세하게 참 잘되어 있더군요.

등산로도 잘 정비가 되어있고요.

유성구청의 담당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봉산을 향해 조금은 가파른 숲길을 오릅니다.

그래도 태풍으로 인한 바람이 불어주어 생각보다는 덥지 않습니다.

 

능선으로 올라서니 신탄진 방면의 조망이 펼쳐집니다.

 

길가에 예쁘게 핀 패랭이 꽃도 보고요.

옛날 보부상이나 서민들이 쓰건 패랭이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패랭이꽃의 꽃말은 진정한 사랑 혹은 고귀한 보은으로 참 좋습니다.

하여 한국산 토종 카네이션 꽃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네요.

 

아~~ 귀하디 귀한 타래 난초도 보게됩니다.

작년 우산봉 능선에서 처음 보았던..

 

산에서 흔하게 보는 여름꽃인 개망초도 오늘은 더욱 정겹지요.

 

산행한지 약 40분만인 9시 50분경에 오봉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날은 구름이 끼였지만 그래도 조망의 깊이는 꽤 깊네요.

저 멀리 서대산까지 보이니요.

 

지난달 걸어온 길들도 한눈에 펼쳐지고요.

 

태품의 뒷끝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얼굴로 느끼며 조용한 산길을 걷습니다.

 

7월이어서인지 벼들도 초록의 빛깔을 더해갑니다.

한치의 빈틈도 없는 자연의 법칙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가을의 누런 황금 빛깔이 머리속으로 그려집니다.

 

구룡고개에 도착합니다. 이곳으로 새로 등산 길을 만든것 같은데

참 잘되어 있습니다.

 

하여 작년보다는 쉽게 구룡고개를 넘어 보덕봉쪽으로 향합니다.

그래도 차도길까지 내려서서 다시 산길을 오르기가 쉽지는 않지요. ㅎㅎ

 

여름꽃과 함께하는 산행길의 행복함만이 가득하고요.

 

아침에 흐리던 날씨는 어느덧 파란 하늘로 얼굴을 바꿉니다.

 

11시경에 보덕봉에 도착합니다.

 

하늘이 너무 좋습니다. 그 하늘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가볍게 하늘로 향합니다.

 

구름은 낮게 깔려 있어도 신기하게 조망은 더욱 넓고 깊습니다.

 

계족산, 식장산, 서대산 등 대전 주변의 능선들이 한눈에 펼쳐지고요.

구름이 그 풍경을 멋진 그림으로 만들어줍니다.

 

오늘 산행을 함께한 회원님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더운 여름인데도 많이 참가하여 주셨고요.

 

여하튼 오늘 산행을 마치면 저 깊고 깊은 하늘만 생각날것 같네요.

 

그리고 이 귀한 꽃을 2번씩이나 만나는 인연도 참 좋습니다.

 

보덕봉에서 용바위고개까지 걸어온 길은 12구간에서도 참 포근하고 다시 오고픈 그런 산길이지요.

깊은 숲과 한적함.. 그리고 여유로움이 하나되는

 

금병산 능선너머 계룡산이 한눈에 다가오네요.

 

용바위 고개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금병산 능선을 걷기 시작합니다.

 

발은 산길을 걷는데 시선은 자꾸만 하늘로 갑니다.

 

어릴적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면 어찌나 아늑하고 편안하던지..

 

이런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 늘어지게 자고픈 유혹도 생기네요. ㅎㅎ

 

멋진 구름을 보니 지난번 6월의 계족산에서 봤던 멋진 조망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1시 반경에 금병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근데 작은 정상석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흉물스럽지요

 

그래도 나무 숲사이로 펼쳐지는 조망은 정말 좋습니다.

오른편 대둔산도 바로 눈앞으로 다가오니요.

 

 길가에서 다시 만난 패랭이꽃에서 상큼한 향기가 느껴지네요.

 

1시 50분경에 노루봉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거칠메기 고개까지 가지않고 이곳에서 하산을 합니다.

오늘은 그냥 여유로운 산행길로 마무리 하고 싶어서입니다.

 

작은 산인데도 제법 하산길은 밀림을 연상할 정도로 깊더군요.

 

내려오는 길에 바위에 새겨진 성혈을 만납니다.

계족산 정상에도 있고 대전 고인돌에도 이런 흔적들이 있지요.

 

그 바위 옆 틈사이로 자라는 나무를 보면서

생명의 끈질김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산길옆으로 조금 벗어나니 자그마한 계곡이 있네요.

작은 폭포도 있고요.

 

내려서면서도 여전히 시선은 자꾸만 하늘로 가게됩니다. 

 

산길을 걷는 발걸음이 붕 떠서 흘러가는 느낌이 드네요.

 

이렇게 자주 봐도 질리지 않는 시원한 풍경이 있을까요.

이런 자연의 모습이 있어 항상 감동이지요.

 

2시 반경에 자운대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버스를 타기위해 길을 걷는데 하늘의 그 느낌은 더더욱 깊게만 다가오네요.

 

저 아름다운 하늘을 제 가슴속에 몽땅 담고픈 심정입니다. ㅎㅎ

 

오늘 산행은 가볍게 시작해서 부는 마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 한 시간이었습니다.

 

살다보면 작은 생채기에도 상처받고 하는데

산에 오면 그런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치유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끝으로 류시화님의 패랭이꽃이라는 시를 떠올리며 산행기를 마무리합니다.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때는 자꾸만

패랭이 꽃을 쳐다본다


한 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 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은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