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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3차 대전둘레 산길잇기 8구간 산행 이야기

by 마음풍경 2007. 8. 12.

 

 

대전둘레산길잇기 8구간

 

- 안산동 마울에서 갑하산 갑동까지 -

 

 

오늘 대전둘레 산길잇기 산행이 개인적으로 22번째 산행인데 처음으로 지각이란걸 해봤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30여분 그리고 가는 길에 있는 모든 곳을

전부 돌아 들리는 바람에 거의 1시간 가까이 버스를 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 딱! 한번에 간다는 유혹에 속아서요. ㅎㅎ 

그래도 시내버스를 타고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곳을 가는 설레임이 있는 대둘이 참 좋습니다.

 한 20여분 늦어서 버스에서 내려 열심히 쫓아가니 오늘 함께하는 회원님들 모습이 보이네요. 휴~

 

작년에는 이 길을 반대로 내려왔는데 반대 방향으로 도는 산행이

항상 새롭게만 다가오지요.

 

요 며칠 거의 매일 비가 오고 오늘도 역시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하늘이 너무나 좋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흩날리는 여름 초록의 푸르름이 내 눈을 시원하게 해주네요.

 

실제 안산동 산성은 한참 산을 올라야 있는데

작년과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하긴 입구에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 수 있겠지요.

 

오늘 산행길인 우산봉 방향과 안산동 산성 방향으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해서

오늘 산행에 함께하신 회원님들을 모두 만나게 됩니다. ㅎㅎ

 

지난번 7구간과 마찬가지로 유성구청에서 멋진 안내도를 만들어 주셨네요.

앞으로는 개인적으로 대전둘레잇기를 하시는 분들도 부담없이 하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이지만 햇살과 푸르름에 눈이 더욱 쏠립니다.

그동안의 축축함에서 벗어나는 느낌이어서 일까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푸르고 깊은 하늘은 말할것도 없겠지요.

이런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항상 행복합니다.

 

우산봉 정상 근처에 등산로 안내도 잘 되어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30분만에 우산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작년 2차 산행때는 비가 와서 조망이 아쉬웠는데

오늘은 계룡산 능선이 한눈에 다 보이네요.

 

오늘 이어 가야할 갑하산 능선도 보이고

그 뒤로 수통골과 오른편으로 치개봉과 황적봉이 선명하게 다가오네요.

 

장군봉 능선에서 이어지는 계룡산 천왕봉 능선도 손에 잡힐 듯 느껴집니다.

 

오늘 산행 후 내쳐 달음질해서 저 장군봉 능선도 걷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참 평화로운 자연의 모습이지요.  

 

사방 어느곳을 보아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입니다.

 

 이 조망이 자꾸만 아쉬워서 쉽게 내려서지 못하네요. ㅎㅎ

 

더우기 천왕봉 너머로 머리봉도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요.

길은 있으나 합법적으로 갈 수 없는 절름발이 산이 되어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다시 산길을 이어가야지요.

정상에서 바로 내려서니 구암사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우산봉 정상에는 아무런 정상 흔적이 없는데

이곳에 정상 표시를 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군데 군데 작은 암릉지역도 지납니다.

갑하산 능선은 온전히 육산만은 아니지요.

 

갑하산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길은 참 멋진 산길입니다.

조망도 좋은 매력적인 길이지요.

 

또한 드문 드문 만나게되는 조망바위에서의 풍경은 어찌나 시원하게 다가오는지..

 

작년에 이 길을 비속에 미끄럽게 오른 추억이 떠오르네요.

길옆에 숨어있는 샘터도 들려봅니다.

바위에서 한방울씩 떨어져서인지 여전히 물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산길을 걷다보면 가끔씩 마주치는 원추리 꽃이지요.

온통 녹색인 여름의 색깔에 질리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꽃..

 

금베봉 삼거리를 지나 두리봉 방향으로 계속 이어갑니다.

오른편 방향으로 가면 금베봉을 지나 공암리로 내려서게 되지요.

 

장군봉에서 하신리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멋진 암릉 풍경도 선명하게 바라봅니다.

 

숲길을 바람과 함께 걷다가 만나는 조망바위에서의 풍경도 새롭지요.

 

다시금 사방을 둘러봅니다.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도 멋지고

 

오늘 산행 내내 친구처럼 함께해준 계룡산 능선도 아름답고

 

북쪽 공주방향의 풍경도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장군봉쪽 계룡산 능선은 그 모습을 시시각각 달리 하네요.

조금만 걸어가면 장군봉 능선으로 이어질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12시경에 신선바위에 도착합니다.

 

이 봉우리의 이름이 많더군요. 그냥 암봉이라 하기도 하고 신선봉이라고도 하고 문필봉이라 적어 놓기도 하고

그럼 당초 이정표에 있던 두리봉은 또 어디에 있는건지?? 또 아래쪽에 삼각점 안내도에는 565m라고 되어 있고요.

 

여하튼 이름이 중요하지는 않지요.

자연이 주는 이 멋진 풍경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되겠지요.

 

 발아래로 갑하산 날개봉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계룡산 능선들이 감싸고 있는 학봉리 지역은 참 아늑하다 하는 느낌이 듭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 또한 느낌이 아늑하고 편안하지요.

저 구름위에 나만의 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욕심일까요. ㅎㅎ

 

날이 좋아서인지 저멀리 남쪽 대둔산도 줌렌즈에 들어옵니다.

 

수통골 도덕봉의 멋진 모습도 녹음의 옷을 입고 있고요.

 

계룡산 머리봉쪽 풍경도 선명하지요.

모두 대전둘레 산길잇기의 소중한 선물들입니다.

 

오전보다는 구름이 조금씩 많아지지만 당초 예보처럼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국립묘지넘어 대전의 풍경도 지난 6월 계족산 봉황정에서 바라봤던 그 느낌입니다.

 

능선에서 불어주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여름의 시원함을 그대로 느낍니다.

 

시선 앞쪽으로는 대전 시가지가 한눈에

그리고 등뒤로는 계룡산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이 행복한 시간..

 

지나온 능선마저 멋진 구름 모자를 쓰고 있고요.

 

  1시경에 갑하산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대전 방향 조망도 정말 시원하지요.

 

오늘은 지난 6구간처럼 구름이 만들어 주는 풍경을 그저 바라만 봐도 행복합니다.

 

살아오는 삶의 무게를 저 구름에 실어 보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리 할 수 없으니 참 무심한 구름입니다. ㅎㅎ

 

 그래도 저 구름 풍경을 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큰 선물이겠지요.

바람따라 구름도 흐르고 내 마음도 흐르고..

 

이제 갑동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산불이 있었는지 조금은 황폐함을 느낍니다.

 

그래도 뒤돌아본 갑하산 능선은 참 께끗하지요.

 

자꾸만 작년 산행과 대비가 되네요.

태풍 주의보속에 진행한 시간이어서인지

이곳에서 맞았던 그 세찬 바람이 생각이 나니요. 

 

다음달 산행할 도덕봉 능선도 어서오라고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이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의 순수함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나도 저 풍경처럼 깨끗해 질수는 없는지 자문해 봅니다.

 

햇살이 무척이나 뜨거워 잠시 갑동의 작은 계곡물에 발을 담궈봅니다.

 

그리고 흐르는 물에 더워진 몸도 식히면서

하늘도 바라봅니다.

이 풍경처럼 복잡한 삶을 버리고 단순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잠시나마 계곡물에 몸을 식힌 후 갑동에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오늘은 산행후의 느낌이 저 구름과 같다고 할까요.

왠지 넉넉한 기분이 듭니다. 가볍고요.

마음속에 바람이 너무 많이 들어간걸까요. ㅎㅎ

 

오늘 함께한 산우분들과 막걸리로 재미난 애프터 시간을 갖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가 다니는 분주한 길을 걷습니다.

 

저 하늘을 보니 문득 바다가 보고잡네요.

아니 바다처럼 느껴집니다.

 

마도로스 돛대를 올리고 미지의 바다를 향해 떠나는 느낌입니다.

내가 가고픈 섬은 어떤 섬일까요.

문득 가거도가 떠오르네요.

 

하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배를 타고 가는 시간이 아니라

두발로 걸어 집으로 가는 시간만 있을뿐이네요.

 

이외수님의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사랑에도 크기가 있다.

소주잔만한 사랑이 있는가 하면 김칫독만한 사랑도 있다.

개여울만한 사랑이 있는가 하면 태평양만한 사랑도 있다.

인간의 경우 사랑의 크기는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크기와 정비례한다.

 

사람을 대하는 내 마음속에는 사랑만이 있지 않기에

사랑의 크기가 크지 못한것 같습니다.

미움, 욕심, 기대 등등

 

하지만 산을 대하는 내 마음속에는 딱 두가지만 있네요.

사랑과 그리움만이..

 

언제쯤이면 사람과 산이 동일시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