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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화려한 휴가 촬영지와 현재의 도청 주변 모습

by 마음풍경 2007. 8. 16.


영화 "화려한 휴가" 세트장

 

 

광복절날 광주 첨단지구 광주과기원 뒷편에 있는 화려한 휴가 세트장에 잠시 들렸습니다.

광주과기원 정문을 지나 4거리에서 왼편으로 돌면 은혜학교가 나오고 이를 지나 삼거리에서 다시 왼편 방향으로 돌면

영화 세트장이 나옵니다. 입구에 특별한 설명이 없어 조금은 아쉽더군요.

 

허허벌판인 이곳에 익숙한 풍경이 펼쳐지니 이상하기도 합니다.

참 오랜만에 보는 포니 텍시가 맞아주네요.

 

오월 항쟁당시 희생되신 분들을 모신 상무관이 먼저 눈에 띕니다.

 

저의 고향도 빛고을이고 아들놈 고향도 이곳 빛고을입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5.18에 대해 관심이 많지요.

 

이곳 세트장에 들어간 비용이 30억원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 당시의 풍경들을 상세하게 재현해 놓은것 같습니다.

총알 자국 하나 하나까지요.

 

거기다가 장갑차까지 남아있으니 27년 전 그곳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아마도 이 영화 포스터가 없다면 저와 아들 둘만이 27년 전 그 도청 앞 거리에 있다는 묘한 느낌이지요.

 

왠지 묘한 쓸쓸함과 적막감만이..

 

지금은 없어진 수협 건물도 보게됩니다.

 

건너편 전일빌딩도 조금 작아진 모습으로 바라보입니다.

 

아직까지 현존하는 일본식 건물과 옆으로 YMCA 건물도 낯익고요.

 

영화에 나왔던 병원 구급차도 그대로 길에 서있네요.

영화의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아! 광주 관광호텔이라.. 이 건물을 잊고 있었네요.  

 

80년초의 도심 거리 풍경이 왠지 지금은 낯설게만 보이네요.

하지만 정겨운 추억으로 다가오고요.

 

다시 뒤돌아 도청 방면으로 갑니다.  

 

내가 고3때 5.18을 경험했는데 아들놈이 고1이니 세월이 참 많이 흐르고 흘렀네요.

 

그해 5월 김일 세계 레스링대회는 개최가 무산되었겠구요.

5월 25일이면 계엄군이 다시 몰려오기전 고립되었던 해방 광주였으니..

 

오전이라 사람이 없어서인지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그곳에 와있는 것같은 묘한 분위기네요. 

 

그때의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지요..

너무나 생생합니다.

 

사람이 죽고 했는데 해방 광주는 정말 평화로웠지요.

 

마지막으로 포니 택시를 다시한번 보고 촬영지를 떠납니다.

 

그리곤 실제 도청앞으로 가보았습니다.

아침에는 흐린 날이었는데 오후되어 파란 하늘이

왠지 대비가 되네요.

 

그곳은 과거의 죽음 흔적을 가지고 있고

이곳은 다시 살아 움직이는 현재의 모습을 지니고 있으니요.

 

언제 이곳에 그런 비극이 있었나... 한가로운 여름 오후입니다.

 

아들도 저와 마찬가지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아마 상무관 5.18 기념 비가 없다면

 

상무관은 그 모습 그대로 더군요.

 

그리고 민주의 종각이라는 건물이 새롭게 지어졌구요.

 

하지만 YMCA옆의 일본식 건물은 27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있네요.

 

전일빌딩도 거의 그 모습처럼 보이고요.

물론 입주한 회사들은 달라졌지요.  

 

윤상원 열사가 산화한 YMCA 건물도 리모델링으로 외관의 모습은 많이 변해있고요. 

 

무지개는 희망을 뜻하는 데 이제 빛고을은 희망만을 꿈꾸어도 되는지요..

 

충장로 앞 우다방 앞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들로 분주합니다.

그냥 우체국 앞에서 만나자고 사람들이 약속을 했던곳이지요.

그래서 우다방이고요. ㅎㅎ

 

하지만 이제는 우다방이란 문패도 하나 내걸었네요.

 

30여년이 가까운 세월이 지나 화려한 휴가라는 한편의 영화를 통해

그 당시를 다시 되돌아보게되고 현재의 모습도 생각해 봅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하는데 그리고 조금씩 잊혀져 가는데

아직 마음 속 깊숙한 곳에 남아있는 이 생채기는 언제쯤 아물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