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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도봉산 및 사패산 능선 길 - 기묘한 바위와 멋진 조망이 함께하는 산행

by 마음풍경 2007. 12. 2.

 

 

도봉산 및 사패산 능선길

 

 

원각사 입구 ~ 사패산 ~ 신선대(도봉산) ~ 오봉 ~ 여성봉 ~ 송추

 

 

 2007년 12월 첫째날 지난 1월에 다녀갔던

도봉산 및 사패산을 산악회와 다시 찾았습니다.

12월말이면 완전 개통을 한다고 하던데

사패터널은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네요.

 

 원각사에서 사패산을 오르는 길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느 서울 산행과는 다르게 항상 한적합니다.

사람이 없는 산길을 걷다가 사람을 만나면 무척이나 반가운데

반대로 사람들로 북적이는 산을 가면 사람들이 왜그리 지겨워지는지..

많아도 탈이요 부족해도 탈인 세상입니다. ㅎㅎ

 

원각사 위로 보이는 바위 풍경은

서울 암릉 산의 대표적인 모습이지요.

 

10시가 넘지 않아서인지

겨울 산사의 느낌은 참 조용합니다.

아침 햇살도 저 산 능선너머로 살포시 비추고요.

그나저나 조용한 산사의 아침을

저를 포함한 등산객들의 분주함으로 인해

시끄럽게 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12월부터는 겨울이겠지요. 하여 아침 햇살도 귀하게 다가옵니다. 

 

산행후 한시간 남짓 오르니 사패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조망은 참 좋다는 말밖에는

 

오늘 가야할 오봉도 보이고 저멀리 북한산도 보이네요.

만경대도 보이고 백운대, 인수봉도 그 모습이 뚜렷합니다.

북한산 국립공원의 테두리에 하나인 산처럼 느껴지지만

도봉산과 북한산은 그 산행 느낌이 많이 다르지요.

북한산은 왠지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고

도봉산은 개성있는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지요. ㅎㅎ

물론 순전히 제 개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왼편으로 바라보니 의정부시 너머

수락산과 저멀리 불암산도 반겨줍니다.

 

햄버거버위라고도 하고 호빵바위라고도 하고요.. ㅎㅎ

조물주는 어찌 이런 멋진 모양의 바위를 만들었을까요.

 

사패산 정상은 멀리서 바라봐야만 그 멋진 모습을 볼수 있지요.

 

지난 1월에 왔을 때는 눈길이었는데

아직은 가을 낙옆길입니다.

사패능선을 타고 오름과 내림을 반복합니다.

능선을 걷는 재미겠지요.

 

산불감시초소에 오르니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우뚝한 모습으로 바라보입니다.

의정부 시내 입구에서 바라보면 이 바위 풍경이 정말 대단하지요.

 

그리곤 이제부터는 사패능선을 떠나 포대능선으로 이어집니다.

과거 대공포진지인 포대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사패산을 오를때는 날이 맑았는데

이제는 점차 구름이 많아지네요.

 

포대 능선은 도봉산의 하일라이트지요.

참 병풍처럼 멋진 바위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패산은 이제 저만큼 멀어져 가고요.

만나고 멀어지고 언제가는 다시 만나겠지요.

 

마주치는 바위들 하나 하나가 전부 살아있는 생명체같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구름너머 아련한 햇살에 비추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황홀이라는 말.. 이럴때 쓰이면 좋겠네요.

 

하늘이 진한 회색이어서인지 저녁 햇살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복잡한 서울을 생각하면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닌데

이런 주변 산을 오르면 때론 많이 부럽기도 하지요.

 

 12시경에 헬기장에 도착해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산에서의 식사는 항상 즐겁지요. ㅎㅎ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왼편으로 다락능선이 이어지고요.

이제 자운봉 입구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하면 더 가고픈 생각이 드는걸까요. ㅎㅎ

그래서 매년 이곳 도봉산에서도 많은 사람이 다치고 목숨을 잃곤하지요.

하고픈 희망과 욕심사이의 경계가 어디일까 생각해봅니다.

 

왼편으로 자운봉이 그리고 오른편으로

신선대가 보이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신선대를 올라봅니다.

 

지나온 포대능선길이 한눈에 바라보이고요.

 

도봉 주능선너머 북한산도 훨씬 가까워졌지요.

 

뜀바위, 칼바위 등 멋진 바위 능선이 이어집니다.

 

740여미터의 자운봉은 도봉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바위와 소나무의 자연스러운 동거..

 

서로 다른 사물끼리도 이리 잘 조화롭건만

우리네 세상사는 왜그리 어울리지 못하는지..

 

비록 위험한 길이라 우회하는 산행이지만

그냥 바라만 봐도 좋기만 합니다.

 

도봉산은 북한산보다 규모는 절반정도이지만

이런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풍경이 

저를 도봉산파로 만드는가 봅니다. ㅎㅎ 

 

오르막 산길은 직선보다 곡선길이 많지요.

빠름보다는 휘돌아가는 여유로움을 배웁니다.

 

이제 우이암으로 가는 도봉 주능선과의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불수도북은 우이암으로 진행되어 북한산으로 이어지지요.

 

오봉 능선에 들어서니 오봉이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제가 도봉산에서 가장 좋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지나온 능선길..

 

바위위에 위태롭게 보이는 작은 바위 하나..

자연의 이치를 인간이 온전하게 접하기는 어렵겠지요.

산에 다니면 다닐수록 자연의 존재가

대단하다는 느낌뿐입니다.

 

한적한 오봉능선 길은 조망도 좋고요.

 

 2시경에 오봉에 도착해서 바라보니

오늘은 릿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과거 이곳에 왔을때 북한산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가족의 뒷모습이 기억에 남는데..

 

여하튼 아직은 릿지 산행의 맛을 모르지만

산을 오르는 방식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저 바위를 밀면 흔들릴까요. 궁금해집니다. ㅋㅋ

 

2시 40분경에 여성봉에 도착했습니다.

 

이 작은 소나무가 있어 더욱 실감나는 여성봉이지요. ㅋㅋ

글고보면 조물주는 참 장난꾸러기같습니다.

 

제천 동산의 멋진 남근석을 떠올려봅니다.

성이라는게 야릇하게 느껴져도

그게 없으면 소중한 생명의 태어남도 없고

사랑의 깊은 느낌도 없겠지요.

 

이곳에서 바라본 오봉의 모습은 참 좋습니다.

 

밧줄을 타고 가는 모습도 보이네요.

재미있겠네요. 무섭긴 하지만

얼마전 TV에서 티벳 차마고도

이야기가 나오는데 협곡을 건너기위해

밧줄을 타고가는 말들의 겁먹은 모습이 떠오릅니다.

 

여성봉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섭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처럼

내 마음에도 그 시원함을 가득 담아봅니다.

 

문득 지난 1월 다녀간 추억이 새록 새록하고요.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추억이 되고

더 많은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겠지요.

 

이곳에서 바라보니 사패산도 가깝게만 느껴집니다.

왠지 도봉산의 딸같은 산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지나온 길에 약간의 눈발도 날리고

자꾸만 흐려지는 날씨입니다.

 

능선너머 고개를 내밀고 있는 북한산은

봄에 한번 가야겠다는 산행 약속을 하게합니다.

 

여성봉을 내려와 이제 송추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도봉산은 서울 쪽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양주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많이 다르지요.

 

1월달에는 보지못한 팻말인데

그사이 멧돼지가 출현했나봅니다.

숲의 제일 위 먹이사슬에 있는 멧돼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이 살아있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송추남능선으로 내려서는 길은

한적함과 쓸쓸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산행을 뒤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3시 넘어 송추 입구에 도착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2007년은 도봉산과의 인연이 깊은 한해인가봅니다.

1월에 다녀가고 또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에 다녀가는걸 보면요.

 

그런데 산은 참 묘합니다.

같은 산이고 같은 산행코스인데도 그 느낌은 많이 다르니요.

아마도 100번 온다고 해도 다 다르겠지요.

 

글을 100번 읽으면 저절로 이해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산도 억지로 알려고 하지말고 그저 편한 마음으로 다니다 보면

저절로 알게되고 마음속에 품을 수 있나 봅니다. 

그것이 자연스런 "사랑"의 감정이 아닐지요.

 

사랑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지고한 것이 아닌
삶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사랑을 무지개처럼, 또는 다가갈 수 없는
어떤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아니면 너무 흔해서 등한시하거나 오히려 경원시하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 사랑의 의미는 무언지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