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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괴산 막장봉 암릉길 - 아기공룡 둘리바위를 찾아서

by 마음풍경 2008. 8. 3.

 

막장봉(868m)

 

 

충북 괴산 칠성면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재수리재 ~ 투구봉 ~ 통천문 ~ 막장봉 정상 ~

시묘살이 계곡 ~ 강선대 ~ 쌍곡휴게소 주차장

(약 9km, 5시간)

 

 

막장봉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와 경북 문경군 가은읍의 도 경계에 있는 산으로

쌍곡계곡에서 이어지고 건너편 칠보산 살구나무 계곡에서

 갈라진 시묘살이 계곡이 원시림과 같은 협곡을 이루고

또한 마치 광산의 갱도처럼 생겨 그 마지막에 있는 봉우리라고 해서 막장봉이라고 한답니다.

 

 

증평 IC 및 괴산을 지나고 연풍방향 34번 국도를 타고 가다

다시 517번 지방도로 우회전하여 가면 쌍곡계곡을 따라

  산행 들머리인 재수리재에 도착하게 됩니다.

대전에서는 2시간이면 아주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지요.

 

해발 500여미터의 재수리재에서 산행을 9시 30분경에 시작합니다.

재수리재 올라 왼편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막장봉까지는 3.6km이고 계속 능선을 이어 1.2km를 더가면 장성봉입니다.

길 반대편으로는 남군자산이 이어지고요.

 

20여분을 오르니 이빨바위에 도착합니다.

괴산에 있는 산들은 재미난 바위가 많지요.

마분봉의 UFO바위, 악휘봉의 입석바위, 칠보산의 거북바위, 신선봉의 할미바위,

중대봉 곰바위, 남군자산의 삼형제바위, 백악산의 기차바위 등등.

   그중에서 막장봉에는 무척이나 재미난 모양의 바위가 참 많습니다.

 

능선을 올라서서 조망처에서 바라보니 날은 흐렸지만 그래도 조망은 있네요.

남서쪽으로 갈모봉이 보이고요.

 

남쪽으로는 대야산이 멋지게 바라보입니다.

 

동남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둔덕산처럼 보이는데... ㅎㅎ

괴산에는 산이 너무 많아서 어느 산인지 알기 참 힘들지요.

   전남 영암에 있는 월출산처럼 평야지대에 산 하나만 우뚝하면 알기 쉬울텐데..

 

주 능선길로 접어들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것같이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멋진 풍경들도 자주 등장합니다.

 

산행한지 약 1시간만에 투구봉에 도착합니다.

 이정표를 보니 이곳까지 약 2km 거리인것 같습니다.

 

8월 한여름 답지 않게 능선에서 부는 바람은 어찌나 시원한지..

   시원한 바람을 친구삼고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시원한 조망을 즐깁니다.

 

 

투구봉을 지나 다음 봉우리를 올라 뒤돌아보니 멋진 투구봉이 보입니다.

 

 투구봉은 거기에 속해  있을때는 알 수 없지만 지나서야 그 진면목을 알 수 있지요.

   사람의 만남도 때론 헤어지고 나서야 그 만남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이치와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여름 바람이 싱그럽습니다. 천연 에어컨이고요.

당초 비가 오거나 혹은 무덥고 습기많은 산행을 생각했는데..

 

투구봉을 지난지 약 10분만에 좌측 노적봉 능선으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물론 계속 직진이고요.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건너편 남군자산도 바라보입니다.

 

그리고 눈 앞으로는 바위전시장이라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암릉지대도 보입니다.

 

물론 그 뒤로 오늘 가야할 정상인 막장봉이 우뚝하게 보이고요.

 

암릉지역으로 올라서니 이곳 산의 명물인 분화구 바위가 반겨줍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근데 저는 이 바위를 달팽이 바위로 알고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왜 달팽이 바위처럼 보이는 것까요. ㅎㅎ 

    바위 뒤로 멋진 대야산이 배경이 되어주니 참 좋은 풍경입니다.

 

당초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으나 약간의 구름이 있어 여름 산행으로는 가장 최적이네요.

 

분화구 바위를 지나자 마자 뒤돌아보면 아기공룡 둘리 바위가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둘리바위를 찾지만 보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뒤돌아 봐야 한다는 거지요. 대부분 산행을 하면 앞만 보고 가기에.. ㅎㅎ

 

여하튼 둘리바위를 지나면 내리막길과 앞으로 보이는 오르막 길에는 제법 앙팡진 밧줄길이 기다리고 있지요.

 

여름에는 꽃을 보기 힘든데 요즘처럼 비가 많이오면 대신 버섯이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있습니다.

 

막장봉은 해발 500미터에서 시작해서 고작 300~400여미터의 고도차밖에 없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이처럼 오르막 내리막 길이 반복이 되어 제법 산행의 묘미를 줍니다. 바위전시장 능선이 멀리 보이네요.

 

제법 가파른 바위길과 밧줄길이 반복이 됩니다.

 

 

ㅎㅎ 이 바위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면 좋을까요. 낙타바위인가.. ??

 

막장봉은 앞으로 보이는 가야할 길보다 지나온 길들의 조망이 훨씬 좋고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다만 사람의 인생은 다가올 미래보다 지나온 과거가 더 아름답다면 참 아쉬운 삶이겠지요.

 

 

ㅎㅎ 그래서 일까요. 통천문 바위 너머로 막장봉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이네요. 가야할 길도 참 좋다는 듯이..

   저기 보이는 평평한 바위 위로 길이 이어지지요. 그 뒤로 통천문이고요.

 

돔형 바위 지대를 지납니다.

 

이제 정상까지는 하나의 봉우리만이 남았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막장봉은 지나온 능선 풍경이 항상 너무나 아름다우니요.

 

11시 40분경에 통천문을 지납니다. 바위전시장에서 약 5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거리는 얼마 되지않지만 밧줄 구간이 많아서 겠지요.

   그나저나 지리산에도 통천문이 있지만 이곳 통천문이 가장 지나기가 넉넉합니다.

 

통천문을 빠져나와 코끼리 바위도 지나고요. 거대한 코끼리 바위입니다.

   크기로만 본다면 맘모스바위가 더욱 어울리지 않을까요. ㅎㅎ

  

산행을 시작한지 약 2시간 30분만에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주변 나무에 가려 조망은 그리 시원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무 너머로 칠보산 덕가산과 그 너머로 조령산이 멀리 보입니다.

 

이곳 정상에서 식사를 하고나니 그동안 참았던 빗방울이 조금씩 고개를 내밉니다.

   잠자리도 오수를 즐기고 있는지 꼼짝도 하지 않네요.

 

12시 30분에 산행을 이어갑니다. 이제 발아래보이는 시묘살이 계곡을 따라

건너편 칠보산 절골로 내려서면 산행을 마무리 하겠지요.

 

10여분 내려서니 장성봉으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해서 절말 방향 시묘살이 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원시림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계곡입니다.

 

작은 높이의 산이지만 명산 못지 않는 깊이를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이곳 저곳의 이끼 풍경은 아주 흔하지요.

 

 애고 두꺼비 한마리가 길을 막고 있네요. ㅎㅎ 산에서 두꺼비를 본적이

아마도 간월산 정상 근처에서 보고 오늘이 두번째인것 같네요.

 

삼거리에서 1km정도 내려서니 숨어있는 은선폭포를 만납니다.

 

그리고 은선폭포를 가까이 보기위해 산길을 버리고

계곡으로 내려서니 작지만 멋진 폭포도 보고요.

 

 

산길에서는 볼 수 없어 말 그대로 신선들이 숨어서 목욕을 즐기기 좋은 곳이 아닐까요. ㅎㅎ 참 비경입니다.

 

 

 

폭포를 보고나서 다시 산길로 올라서서 계곡을 이어갑니다.

시묘살이 계곡만 약 4km 10리가 넘으니 참 긴 계곡이지요.

 

계곡길을 약 1시간 30분이 걸려 2시경에 살구나무계곡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계곡물이 들리는 편안한 사색의 길도 지나고요.

 

때론 아스라한 물안개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계곡을 건너기도 합니다.

 

강선대를 지납니다. 강선대는 거창 월성계곡에도 있고 영동 양산팔경에도 있지요.

 

이곳은 비록 유명세에서는 떨어지지만 그 풍경과 정취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강선대에서 10여분 걸어오니 관리사무소가 있고

길 왼편으로 내려서니 쌍곡 폭포가 나오지요.

   이 계곡은 국립공원에 속해있으면서도 여름철 사람들의 물놀이가 가능한 지역입니다.

물론 취사는 금지고요.

 

여름 산행의 묘미는 역시 알탕이지요.

 

저도 카메라를 간단한 방수 카메라로 바꿔서 등산복을 입을 채로 물에 뛰어듭니다.

 

떨어지는 폭포속에서 물을 맞으며 사진을 찍어봅니다. 고개를 들고 있기가 힘드네요. ㅎㅎ

 

 

 

 

물도 그리 깊지않지만 참 깨끗한 계곡입니다.

20여분 알탕을 하고 나니 오늘 하루의 산행 열기가 사라진것 같네요.

 

계곡 물속 아래도 참 깨끗하지요.

 

젖은 몸을 말리면서 절말쪽으로 나오니 우측으로 칠보산 능선을 만납니다.

 

쌍곡 휴게소 주차장에 2시 30분경에 도착해서 5시간의 행복한 산행 시간을 정리합니다.  

 

술 한잔은 마음을 열고

담배 한개비는 생각을 열고

커피 한잔은 대화를 연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두다리로 포근한 흙을 밟고 지나는 산행은

이러한 모든 닫힌 문을 한꺼번에 여는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