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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계룡산 암릉길 - 숨어있는 수정암릉을 오르다.

by 마음풍경 2008. 8. 10.

 

계룡산 수정암릉길

 

 

 충남 공주시 반포면

 

 

갑사 주차장 ~ 갑사 ~ 신흥암 ~ 수정암릉 ~ 금잔디고개 ~ 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주차장 

(약 9km, 5시간)

 

 

계룡산은 지리산에 이어 1968년 2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입니다.

국립공원 면적에 있어서 월출산에 이어 두번째로 작은 규모의 산이지만

그 산세나 기운은 여느 국립공원에 뒤지지 않습니다.

특히 이름처럼 계룡산은 산봉우리의 형태가 닭머리 형상이며

정상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용 비늘처럼 보인다는데서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계룡산은 대부분 공주시 반포면과 계룡면에 속해있으며

나머지 일부는 대전광역시와 논산 두마면과 함께 하지만

대체적으로 대도시인 대전의 계룡산이 가장 친근하게 다가오지요.

 

 

오늘은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오는 코스이기도 하고해서

아침 8시발 대전 충남대 앞 갑사행 공주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9시 조금 되지 않아 갑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계룡산은 옛부터 정감록에 기인한 신도암 등의 굿터가 많아서인지 나무에도 그 기운이 서려있나 봅니다.

 

갑사 들어가는 입구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참 한적합니다.

이곳은 갑사가 있어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게되네요.

 

사람들도 그리 많지않고 가족단위나 갑사 템플 스테이 하시는 분들의 모습만 가끔 눈에 띕니다.

 

나리꽃에 내려않은 여러 마리의 잠자리가 아직 아침 늦잠을 자고 있나 봅니다.

 

주차장에서 20여분 쉬엄 쉬엄 여유롭게 걸어오니 계룡 갑사라는 현판이 아주 멋진 갑사에 도착합니다.

 

갑사를 배경으로 문필봉, 연천봉 등의 계룡산 봉우리들이 보이고요.

 

 

조용한 갑사를 둘러본뒤 다시 산길을 따라 신흥암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배롱나무가 핀 갑사 계곡의 분위기 좋은 찻집.. 오늘은 일찍이고 해서 그냥 지나칩니다.

   다음번에 오면 좋은 벗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깊은 맛의 차 한잔 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계룡산 능선을 따라 원점 회귀를 할수 있지요.

오늘은 신흥암이 있는 왼편 길로 접어듭니다.

 

갑사 계곡은 참 평화롭습니다. 화려하거나 번잡스러움이 없는 평화라고 할까요.

 

길도 소박하고 계곡의 물 또한 왠지 조용 조용하고요.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용문 폭포에 도착합니다. 용문 폭포는 갑사구곡중 제 8곡입니다.

   갑사구곡이란 갑사 계곡의 바위에 음각이 된 9개의 글씨가 새겨진 것을 말하며

   사람들이 상신리의 용산구곡와 함께 마치 보물찾기 하듯이 찾기도 하지요.

 

ㅎㅎ 폭포를 배경으로 오랜만에 제 모습도 남겨봅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수량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계룡산에 이 정도의 폭포도 대단하지요.

 

 용문폭포를 지나 계속 계곡 길을 따라 갑니다.

 

그리고 금잔디 고개와 신흥암으로 빠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오늘은 왼편길로 가서 천진보탑이 있는 신흥암을 보기로 합니다.

   갑사에서는 약 1.3km정도 왔고 주차장에서는 2km 이상을 왔습니다.

 

수정암릉의 멋진 봉우리를 배경삼아 있는 암자이지요.

다만 몇년전에 와서도 공사중이고 현재도 굉음을 내며 공사중이어서  기분이 그리 썩 좋지는 않더군요.

 

천진 보탑(天眞寶塔)이란 부처의 진신사리를 보관했던 천연 바위 석탑을 말합니다.

  신라 아도화상이 이 바위에서 사리를 발견하고 천진 보탑으로 명명했다고 하고요.

 

그래서 신흥암 대웅전에는 부처상이 없습니다. 바로 대웅전 뒤편 유리뒤편으로 천진보탑이 보이지요.

 

천진보탑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산신각으로 향합니다.

 

 산신각 왼편 길로 가면 바로 앞에서 천진보탑을 볼 수가 있지요.

 

 석가모니가 열반한 후 인도의 아육왕은 구시나가라국에 있는 사리탑에서 많은 양의 사리를 발견하여

이를 시방세계(十方世界:열곳의 방향에 있는 중생의 세계로,

동·서·남·북·동북·동남·서남·서북·상·하에 있는 무한한 세계를 가리킴)에 나누어 주었다.

그 때 4천왕(四天王:불교의 법을 지키는 무리로, 동·서·남·북 네곳을 지키고 있음) 가운데 북쪽을 담당하던

    비사문천왕을 이곳 계룡산에 보내어 이 바위안에 담아 두도록 하였고 뒷날 아도화상이 이를 발견하여 ‘천진보탑(天眞寶塔)’이라

    이름붙여 놓았다고 합니다. 문화재청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천진보탑에서 다시 금잔디 고개를 가기위해 뒤돌아 가야하나 오늘은 참 오랜만에 수정암릉 길로 바로 올라갑니다.

    희미해진 길을 따라 올라서니 멋진 조망이 펼쳐지고요.

 

앞을 가로막아선 바위 너머로 금잔디 고개도 보입니다.

 

 

갑사에서는 계룡산의 이 멋진 능선이 숲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여 더더욱 이곳 조망이 참 시원합니다.

 

날은 구름이 끼여 쨍한 하늘은 아니지만 한여름이라 되려 도움이 되네요.

 

이곳은 깊숙하게 숨어있긴 하지만 참 멋진 풍경을 주는 곳입니다.

 

귀여운 곰 모양의 바위도 저처럼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을 바라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힘든 바위와 밧줄을 잡고 넘어 오르는 시간이지만 조망바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바라보는 조망은 신선이 부럽지 않지요.

 

  

발아래로 갑사 계곡이 이어지고 저 멀리 주차장 입구도 보이네요. 오른편 능선길은 금남정맥길이기도 합니다.

 

수정 암릉 주변에 있는 바위 능선인데 이 바위도 수정 암릉 풍경 못지않지요, 과거에는 저곳을 수정암릉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물론 당연히 수정암릉이 더욱 멋집니다. 소나무와 바위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신흥암에서 수정 암릉길을 넘어 12시경에 금잔디 고개에 도착합니다. 수정암릉길이 짧지만 길도 희미하고 어렵고 힘든 코스이지요.

   그 구간만 1시간 30여분이 넘게 걸렸으니요.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오른편 삼불봉으로 향합니다. 바로 넘어서면 상신리로 갑니다.

 

가는 길에 차가운 약수물에 목도 축이고 조금가니 산불봉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도 역시 바로 넘어서면 남매탑을 지나 바로 동학사로 가고요. 저는 관음봉까지 오른편 능선 길을 따라 갑니다.

 

삼불봉 능선길로 접어드니 저 멀리 천황봉도 보이고 조망이 트입니다.

 

금잔디 고개에서 30여분만에 삼불봉에 도착합니다. 삼불봉은 눈쌓인 겨울에 오면 참 좋습니다.

 

삼불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참 시원합니다. 북쪽 장군봉 능선길은 실제보다 아기자기하게 바라보입니다.

 

가야할 천황봉 자연성릉 능선 길도 멋지게 다가옵니다.

 

 

 

삼불봉은 지나고 나서 더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요.

 

 

삼불봉을 지나 관음봉으로 가는 자연성릉 길 오른편으로 오늘 오전에 지나온 수정 암릉 풍경도 발아래 펼쳐보입니다.

 

여름 뙤약볕이 무척이나 덥고 오르막 계단 길이 만만치는 않으나 이 멋진 조망이 그런 더위도 잊게 하네요.

 

참 오랜만에 와본 계룡산이고 가까이에 있어서인지 흔하게만 바라보던 산인데

오늘은 왠지 예전에 보던 계룡산이 아닌것 같습니다.

 

 대전시가지를 배경으로 이런 멋진 풍경을 주는 곳이 계룡산이었네요. 오른편으로 항적봉너머 수통골의 산들도 보입니다.

 

그리고 관음봉에서 쌀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서 은선폭포로 내려서는 칼능도 보이고요. 

 그곳에 희미하게 밧줄이 보이네요. 작은 설악 용아능선같은 스릴있는 곳이지요. ㅎㅎ

 

 

쌀개봉에서 황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참 시원하게 멋지지요.

 

발아래 학봉 삼거리쪽 식당의 풍경도 보입니다. 분위기 있는 찻집도 있는 곳...

 

정말 마치 처음 와본 산과 같은 느낌에서 소중한 것들은 그리 멀리 있지않구나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가야할 능선길도 참 황홀한 모습입니다. 

 

자연성릉을 따라 관음봉까지 이어지는 암릉과 계단길 풍경.. 새롭게 소중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힘든 계단길을 오르지만 왠지 마음만은 가벼워지고요.

 

너무나 아득하기에.. 너무나 아름답기에... 수십번을 왔지만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라보입니다.

 

 

아름다운 암릉으로 연이어지는 봉우리의 풍경은 설악 공룡 능선에서 바라보던 풍경처럼 느껴지네요.

 

계룡산 하늘에 떠있는 구름마저도 주변 풍경처럼 시원합니다.

 

 

 

높이나 넓이면으로 보면 국립공원으로 부족할 것 같은데 이런 풍경이 있어 국가적으로 보호하고 알려야할 공원인가 봅니다.

   이 주능선은 태극 모양으로 펼쳐진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정감록 등에서 항상 새로운 세상의 중심으로 꼽히는가 봅니다.

 

삼불봉에서 약 1시간을 넘게 걸려 관음봉에 도착합니다.

 

 

 천황봉이 출입 통제지역이라 이곳 관음봉이 계룡산 정상의 역할을 하지요. 하여 다른 봉우리에는 없는 정상비도 있고요.

 

 계룡산의 대표 풍광이며 신도안의 전설이 서린 천황봉, 쌀개봉과 쌀개능선, 머리봉, 수용추, 암용추 등이

   계룡대라는 군사보호시설에 묶여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음이 무척이나 아쉽지요.

 

 쌀개봉 하늘위로 푸른 하늘 웃는 얼굴로 바라보입니다. 할말은 많고 입을 있으되 구름만이 방긋 웃어주는 그저 무념 무상일까요. 쩝

  

관음봉 삼거리에서 왼편인 은선폭포쪽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직진은 쌀개봉을 지나 천황봉으로 가는 길이나

   무시무시한 벌금 안내 푯말과 함께 철조망으로 막혀있고 오른편은 문필봉과 연천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문필봉을 지나면 갑사로 내려서는 갑사 원점회귀 산행을 할수도 있습니다.

 

이제 발아래 동학사도 보이고 식당 건물 등의 풍경도 보입니다. 바로 앞의 칼능도 멋지지요.

 

은선폭포까지는 1km남짓한 거리지만 너덜길이라 내려서기가 지친 발로는 쉽지는 않습니다.

 

 ㅎㅎ 돌탑을 이렇게 멋지게 쌓을 수도 있군요.

 

 한참을 내려서니 칼능 능선도 지나고 이제 은선 폭포가 지척인것 같습니다.

 

관음봉에서 약 40여분을 쉬엄 쉬엄 내려서니 은선폭포 조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물이 많으면 장관일텐데 폭포수가 졸졸 흐르네요.

 

그래도 주변 풍광은 한폭의 산수화라고나 할까요.

 

디딜방아의 쌀개 모습이라고 하는 쌀개봉의 모습도 바라보이고요.

 

은선폭포를 지나 동학사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만납니다.

 

그 계곡물에 몸을 식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고 또 햇살이 비추이네요. ㅎㅎ

 

그리곤 이어 동학사에 도착하니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푸른 하늘만 보여주고요.

 

요즘은 온난화라고 해도 이끼핀 계곡 풍경을 보는게 흔해졌지요. 환경이 어려운만큼 자연 보호도 성숙되나 보네요.

 

 비가 와서인지 습기가 많아 계곡에 안개가 살포시 피어나고요.

 

동학사 주차장으로 나서는데 하늘에 귀여운 구름 한점 둥실 떠있네요.

 

마치 복스러운 푸들 강아지 모습같기도 하고요. ㅎㅎ

 

살포시 고개내민 구름이 반가운 친구의 인사처럼 좋네요.

 

산행을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파전에 막걸리 한잔하니 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그 빗소리에 마음 또한 취해봅니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리듬삼아 노래도 흥얼거려 보고요.

 

국립공원 중 유일하게 정상을 오를 수 없는 산이 바로 계룡산입니다.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1/3이 채 되지않는 절름발이 모습의 안타까운 산이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다녀온 계룡산이 더더욱 아름답고 애틋하게만 다가옵니다.

 

여름 더운 날의 산행이었지만 과거 흔하게만 보왔던 풍경들이 모두가 새롭게만 보이고

여하튼 다른 산을 온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아름다운 풍경만 보고 왔네요.

연이어지는 암릉상에서 맞은 여름 뜨거운 햇살도 좋고 더운 대지를 식히는 세찬 소나기의 리듬도 좋았네요.

그런 자연속에서 행복했던 내 자신의 모습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