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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계족산 임도길

by 마음풍경 2008. 7. 13.


 당초 장수 장안산 덕산계곡을 답사차 다녀오려 했는데

새벽부터 비가 오고 아침에도 빗방울이 떨어져

당초 일정을 취소하고

가까운 계족산 임도길을 가기로 합니다.

 

 집근처 대덕 터널을 지나 계족산 임도가 있는 장동 휴양림으로 갑니다.

 

언제 이 푯말이 있었을까요.

지난 5월에 임도를 걷기 위해 왔을 때는 보지못했는데

여하튼 그 만큼 자연이 더욱 풍성해진거겠지요.

 

5월초에 왔을 때 보다 여름의 중심인지라 더더욱 진한 색감의 자연입니다.

 

 

풍성한 여름의 녹음을 가슴에 가득 보듬고 싶은 느낌입니다.

 

여하튼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이런 편안한 길을 걷는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요.

 

 

ㅎㅎ 이곳부터가 매년 8월에 열리는 계족산 마라톤 대회 출발점이자 도착점입니다.

약 14.5km의 마라톤으로는 짧은 거리지만 산길이라 하프코스 정도는 된다고 하네요.

저도 과거 2번이나 뛰어봤지만 쉽지는 않더군요.

 

길은 흐른다는 말이 이곳처럼 딱 맞는 곳이 있을까요.

 

사람도 이런 길을 걷다보면 산책의 길이 아니라 여행자처럼 떠남의 길이 되곤하지요. 

소리내며 밟고 가기에는 너무나 고요하고 조용한 숲길..

 

가야할 길을 걷다 문득 만나게 되는 또 다른 매혹적인 샛길

인생도 살다보면 왠지 정해진 삶의 틀에서 벗어나고픈 때가 있지요.

하지만 오늘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게 되네요.

 

가끔씩 빗방울도 떨어지지만

흐르는 땀을 조금이나마 식혀주기에

반갑기만 한 친구입니다.

 

아무리 걸어도 지겹지 않는 길..

미지의 세계로 마냥 걸어만 가고 있는 길.

 

올여름 들어 첨으로 원추리 꽃을 만났습니다.

문득 덕유평전으로 달려가고 싶네요.

노란 물결로 춤추는 모습도 보고싶고요.

 

길가에 있는 의자..

삶에도 잠시 쉬어야 할�가 있듯이

그렇게 지친 마음을 잠시 달래는 시간도 필요하겠지요.

 

개망초꽃 흐드러지게 핀 길을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기분. 참 좋습니다.

이빠진 동그라미처럼..

흙의 향기에 취하고 바람에 실려오는 꽃의 향기에 또 취합니다.

 

 

요즘 보기 드문 황토길을 걷는 느낌도 사뿐 사뿐이고요.

 

 

엉겅퀴 꽃위에 벌 두마리도 먹고 살기해서 무척이나 분주하네요.

 

자연에 가까워지면 모든걸 비우고 싶기만 한데

이 곳을 떠나면 다시 채워지는 욕심만 생기는 것은 왜인지.

항상 생각해봐도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길을 여러번 지나도 이런 멋진 바위를 본적이 없는데.. ㅎㅎ

 

벌써 가을이 된걸까요.

나뭇잎이 봄철 꽃잎 지듯이 뚝뚝 떨어져 있습니다.

 

 임도길을 따라 앞서 가는 사람도 있고

뒤따라 오는 사람들도 있지요.

 

 

걷다보니 대전둘레산길잇기 구간과 만나게되는 지점에 왔습니다.

이곳 옆쪽에 정말 멋진 그림이 자리하고 있지요.

 

어느 계절에 와도 좋은 곳

마음이 편해지고 세상사가 다 이처럼 되었으면 하는곳

 

사계절의 모습, 하루 온종일의 모습을 하나 하나 남겨두고 싶은 곳입니다.

 

삶은 계란이랑 커피도 한잔 사먹고

이곳부터는 저도 맨발로 걷습니다.

 

당초 처음부터 맨발로 걸으려 했으나 비도 오고 해서 하지 않았는데

이곳부터는 왠지 땅의 촉감을 느끼고 싶네요. 

 

왠지 맨발로 걸으니 자연이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더워진 발이 차가운 흙에 의해 시원해 지니 더욱 좋습니다. 

 

주변의 나무와 풀도 모두 친구처럼 다가오고요.

 

바위틈에 무더기로 자라는 원추리꽃도 봅니다.

 

이제 이 발걸음도 끝나가나 봅니다.

 

그래도 처음 시작때 보다는 훨씬 밝아진 모습이지요.

자연이 만들어준 미소라 할까요. ㅎㅎ

 

 멀리 산행을 가거나

아님 힘들게 한 산행은 아니지만

4시간 동안의 약 17km의 여유로운 임도길 산책은 또 다른 묘미를 줍니다.

 

정해진 목표가 없이 그저 길 흐르는 대로

발걸음도 그 길을 따라만 가면 되는..

 

그러다 보면 무거운 마음도 비워지고

복잡한 머리속 생각도 새하얗게 되지요.

 

그래서 가끔은 계족산 임도를 걸어보고 싶어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