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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미리 해본 비오는 날 백수놀이

by 마음풍경 2008. 10. 22.

비오는 수요일

빨간 장미를 준비해야하나.. 

 

오늘은 집에서 빈둥빈둥거리며

지내고 있다.

 

미리 백수 체험을

한다고 해야 할까..

 

집사람은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 강의인지라

혼자 먹고  낮잠 자고 신문 읽고

TV보고 인터넷 두리번 거리고..

 

녹차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려고

물을 끓인다.

 

TV에서 길을떠나다라는

프로를 보는데

아는 분이 나온다.

대전수달님이.. 

 

대전둘레산길잇기에서

알게된 분인데

 

청양과 칠갑산으로 떠나는

기행 에세이라서인지

비오는 오후의 낭만과 차분함이

방안 가득해 진다.

 

특히 낭낭하게 들려오는

이해인 수녀의 시 한편이

머리속을 빙빙 맴돈다.

 

넉넉한 산이 좋다..

참 좋다.

 

산위에서 -- 이해인


그 누구를 용서 할수 없는

마음이 들 때
그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참 이야기는

산만이 알고
나의 참이야기는

나만이 아는것


세상에 사는 동안

다는 말못할 일들을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품고 산다


그 누구도 추측만으로

그 진실을
밝혀낼 수 없다


꼭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진

그의 두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내 어깨를 두드린다

 

[2008년 10월 지리산 반야봉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