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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맛집

무등산 산행을 마치고 추억의 장소 베토벤을 찾아갑니다.

by 마음풍경 2009. 1. 11.

 

산행을 마치고 바로 대전으로 돌아올까 하다가

오랜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도청앞 충장로로 나섭니다.

물론 나의 추억의 장소인 베토벤에 들르기 위해서지요.

 

도청앞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단지 달라진 것은 도청을 문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공사중이라 어수선한 느낌이고요.

또한 이 프랭카드가 눈에 띄네요.

하지만 5.18 상징인 도청 본관 건물과 분수대 그리고 상무대 건물 자체는 살리기에

5.18 정신을 계승하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사업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관련 단체들끼리 헤게모니 싸움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이니 참 가슴이 답답하고 서늘해지네요.

5.18 정신은 어느 단체나 개인의 전유물은 아닌데29년전 저 곳에서 죽어간 영령들이 이 모습을 보면 무슨 말을 할지... 쩝

 

여하튼 답답한 마음을 가슴에 담고 베토벤을 찾습니다.

약 1년 반만이라 항상 이곳을 찾을 때면 베토벤이 아직도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들곤하지요.

ㅎㅎ 그래도 진내과 건물 6층에 그대로 있습니다. 오늘은 또한 시화전도 하네요.

 

 

25년이 지났지만 항상 변함없는 모습의 작은 공간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이곳은 항상 변함이 없어 좋습니다.

변함없는 오래된 친구 혹은 애인을 만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ㅎㅎ

 

바깥 베란다에는 시화전으로 분주합니다.

근데 요즘에도 시화전을 연다는 것이 새삼스럽기만 하네요.

 

오늘도 이곳에서 차 한잔 마시며 창밖 무등산 풍경도 보고

주변 분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잠시 동안 과거의 추억에 빠져봅니다.

 

옛날 내가 저 곳에 앉아 어떤 책을 읽으며 혹은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눈을 감으니 그 때 두리번 두리번 하던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차를 한잔 마시고 반가운 분의 모습도 보고 이제 다시 길을 떠나기 위해 베토벤을 나섭니다.

1년이 될지 혹은 2년이 될지 아님 한달이 될지는 모르지만

이곳이 항상 변함없는 모습으로 있는다면 다시 찾게 되겠지요.

무등산처럼 항상 이곳에 있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