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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여름의 녹음이 시작하는 7구간 산행

by 마음풍경 2009. 6. 14.


구즉에서 금병산까지 대둘 7구간


 

1년 동안 계획을 세우고 한달에 한 구간씩 대전둘레 산길을 걷다보면

계절의 변화와 빠름을 실감하게 됩니다.

 

봄꽃들의 화사함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장미꽃  풍성한 초여름이 되었으니요. 

 

대둘의 묘미중 하나가 시내버스를 타고 산행지로 가는 겁니다.

버스정류장에 재미난 낙서가 있어

한번 씩하고 웃어봅니다.

사랑을 하면 조금은 유치해 지는거겠지요.  ㅎㅎ

 

구즉 종점인 봉산동에서 7구간 산행을 시작합니다.

 

봄에만 꽃이 화려한 것은 아니지요.

엉겅퀴꽃도 피우느라 분주하고 벌들도 분주하지요.

 

나리꽃도 군데 군데 예쁘게 피어있네요.

 

한적한 산길을 걷는 기분은

상쾌한 바람처럼 싱그럽습니다.

 

먼저 오봉산에 오릅니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 시원한 조망을 만납니다.

 

초여름에는 보라색 꽃들이 많은걸까요.

화려한 자태를 뽐내듯

구름 패랭이꽃이 멋지게 피었습니다.

 

논에도 부지런히 벼가 자라고 있고요.

 

소박하고 다소곳한 꽃을 만났습니다.

이름이 궁금했지만 찾을 수가 없네요.

그냥 아름답고 좋은 이미지로만 남겨야 겠지요.

 

많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풍경은 아니지만

드문 드문 만나게 되는 꽃 한송이 한송이가 더욱 시선을 끕니다.

 

여하튼 능선을 따라가니 하늘이 가깝네요.

 

그래서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구름 한점

그저 내 마음도 그처럼 무심하게 바라봅니다.

 

어릴적 학교 운동장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어찌나 행복했던지..

 

 그때는 몰랐지요. ㅎㅎ

이제서야 그 시간이 그 여유로움이 큰 행복이었음을 느끼게 되네요.

 

 이런 하늘 바라보며 단꿈이나 늘어지게 꾸웠으면..

 

정처없이 떠도는 바람과 친구되어

나도 잠시라도 자유롭게 떠돌 수 있었으면

 

사연 많은 인간사 잠시 접어두고

그저 나도 저 구름처럼 두둥실 가벼워졌으면..

 

ㅎㅎ 자유롭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이지만

막상 그리 할 수 없는게 또 우리네 삶이겠지요.

 

오늘 걷는 7구간은 아주 특별한 산행 코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숲길을 걷듯 편안한 산길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하늘의 구름마저 참 가슴 편하게 다가오네요.

 

여하튼 오봉산도 지나고 보덕봉도 지나고

이제 금병산을 향해 갑니다.

 

바람에 실려오는 밤꽃의 비릿한 향내가 가득하네요.

 

이리 밤꽃이 많이 피었으니

그리 냄새가 진할 수 밖에요.

 

가을철 빛깔 고운 밤톨 수확을 기다려봅니다.

 

용바위 고개에 도착하니

금병산 능선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시원한 조망과 멋진 자연 풍경을 보고있노라면

참 좋은 선물을 받는 느낌이지요.

 

 비록 약간의 땀과 수고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선물이지만

 

그런 자연의 선물이 저절로 얻을 수는 없을터이고요.

 

내 두다리로 내 의지로 이 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 다시 생각해봅니다.

 

항상 현재 이순간을 잘 사는게 좋은 인생이겠지요.

그런 현재의 시간들이 쌓여서 과거가 되고 또 미래가 되고요.

 

 자운대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금병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노루봉을 거쳐 자운대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피어있는 작은 꽃 하나 하나가 참 예쁜

큰까치수염도 만나고요.

 

꽃들도 귀화하면 우리 야생화가 될 수 있을까요.ㅎㅎ

 

전국 어디에나 예쁜 자태로 흔하게 피는 개망초 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납니다.

여튼 이제는 우리 야생화라 해도 좋을 듯 싶고요.

 

숲길을 빠져나와 오늘 편안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늘 편안한 산행

 

무겁게 혹은 빠르게

강요하지 않는 산행

 

그런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삶도 그렇게 편안하게 흘러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