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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광주 푸른길 - 빛고을의 옛 기차길을 추억속에 걷다.

by 마음풍경 2009. 6. 21.

 

 

빛고을 광주 푸른길

 

"광주역에서 남광주역까지"

 

 

"광주 푸른 길은 광주 도심을 감싸며 통과하는 경전선 구간 중

광주역-효천역 간의 10.8km가 이설 결정(1995년)되고 폐선(2000년 8월)을 거쳐

그중 7.9km가 공원으로 도시 계획시설 결정됨에 따라 성립한 도시공원을 말한다."

 

 

 지난 3월 "푸른길과 옛 기찻길 동네"라는 책을 접하고 과거 내가 어릴적 태어나 살던 곳이라

꼭 한번 가고싶었던 생각을 6월에서야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370)

광천터미널에서 광주역으로 가는 길에 빛고을의 큰바위 얼굴인 무등산이 바라보이네요.

 

이제 광주역에서 푸른길의 초입을 찾기위해 걷습니다.

 

빛고을은 피로써 민주주의를 수호한 의로운 도시이자

또한 예술의 향기가 가득 넘치는 도시이지요.

 

70년대가 생각나게하는 골목길입니다.

저도 이런 골목길에서 동네 아이들과 축구도 하고 놀았었지요. ㅎㅎ

 

10여분 더운 길을 걷다보니 푸른길의 초입을 만나게 됩니다.

근데 아직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더군요.

 

ㅎㅎ 과거 이곳으로 기차가 다닐때는 노래처럼

"기찻길옆 오막살이" 였겠지요.

 

이제는 주변에 아파트도 들어서고 철도길은 동네의 작은 공원이 되었네요.

 

철길 주변은 개발이 멈춰버렸던 곳이라 그런지

현재와 과거의 모습들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아파트 문화가 일상화 되어버린 요즘에는

이런 기와 지붕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소박한 작은 문, 그리고 무화과 나무 아래 조그만 개집.. ㅎㅎ

 

광주는 예전부터 무화과 나무가 담장에 흔했지요.

무화과 열매가 익으면 따먹던 추억도 생각나고요.

 

이런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숨박꼭질하던 추억들도 아스라히 떠오르네요.

 

이 철길에서 기차가 오면 못을 철도위에 올려놓던

개구장이 시절도 물론 있었지요. ㅋㅋ

 

["푸른길과 옛 기찻길 동네" 책에서 발췌]

 

이 길을 걸으며 과거를 회상해 보니 참 소중하고 애틋한 추억이었네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이리 그 시절을 되돌아보니 어찌나 행복하던지.

 

눈물이 핑돌아 하늘 한번 바라봅니다.

 

 저 편안하게 보이는 하늘처럼 그리고 떠있는 구름처럼

내 마음도 그 시절로 돌아간것 같네요.

 

모든걸 다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지만

기실 내 머리속에는 항상 그 추억들이 깊게 남아 있었나 봅니다.

 

여튼 과거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며 다니던 기차대신

이제는 사람들이 걷고 때론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길이 되었습니다.

 

과거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 배인 그 길을

아쉬어 다시 뒤돌아 봅니다.

 

사는게 그런거겠지요.

앞만 보며 달려가는 우리네 삶속에서

 

오늘처럼 지난 어린시절 추억을 잠시 떠올려보는 시간이

어찌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요.

 

 산좋고 물좋고 인심좋은 동네

산수동

ㅎㅎ 저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아 기억나네요.

어린시절 구멍 뽕뽕 뚫린 굴다리 위를 건너기위해

다리 후들거리던 추억이.. ㅎㅎ

그때는 정말 무서웠는데..

 

동네 사람들이 오손도손 의자에 앉아

사람 사는 이야기도 하는 따뜻한 정이 있는 곳이지요.

 

 이제 농장다리가 가까워지네요.

 

 과거 70년초대까지 근처에 광주교도소가 있어

수감자들이 농장으로 작업을 가기위해 다니던 다리에서 이름이 생겼다고 하네요.

 

저도 중 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이 다리를 등하교시 건너곤 했지요.

 

농장다리를 넘어서면 서석동입니다.

중흥동에서 시작해서 풍향동, 계림동, 산수동, 지산동, 동명동을 지나갑니다.

 

철길 주변이라 그런지 참 소박한 풍경이 계속 이어집니다.

 

조선대 주변이라 그럴까요.

제법 세련된 주변 풍경도 보이네요. ㅎ

 

 과거 어린시절 멀리서 들리던 기적소리도 참 좋았는데

이처럼 시원한 길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도 좋네요.

더운 날씨였지만 한가로이 걷는 발걸음은 그저 시원하기만 합니다.

 

가다보면 멋진 나무 대문도 만나고

 

또 때론 낡은 철대문도 만나봅니다.

 

ㅎㅎ 폐타이어도 쓸모가 있듯이

기차 폐선길도 이리 새로운 모습으로 재 탄생하네요.

 

벌써 조선대 정문 앞까지 왔습니다.

10시 조금 넘어 걷기를 시작했는데 1시간이 훨씬 넘어섰네요.

 

조선대부터는 공사가 이미 마무리되어 좀 더 깔끔한 모습의 푸른 길입니다.

 

주변 담장에 석류도 익어가고요.

 

이 길은 새롭게 탄생한 푸른길이자 꽃길이기도 하고

또 그림 길이기도 합니다.

 

다만 앞서 걸었던 길과는 다르게

주변에 큰 찻길이 있어 조금 시끄럽고 어수선합니다.

 

여튼 도심에 이처럼 아늑한 공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공간이겠지요.

 

도심이라 차 지나가는 소리로 시끄럽긴 하나 이곳 학강 고갯길은 참 운치가 있습니다.

 

["푸른길과 옛 기찻길 동네" 책에서 발췌]

 

잠시 주변의 차 소음을 잊어버리게 되네요.

 

이 작은 구비 길을 넘어가면 남광주역이 나오지요.

 

이제는 이름으로만 남은 역인 남광주역에 도착합니다.

 

주변에 남광주 시장이 있어 제법 분주하지요.

 

노상에서 찰밥을 김에 말아 파시는 할머니 모습도 보고요.

 

 광주역에서 이곳까지 4.2km 이네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에는 순천, 여수, 벌교에서 올라온 생선들의 비릿한 내음이 가득한 곳이었지요.

 

지나온길에 철길 궤도가 전혀 없어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이곳이 역이였다는 흔적을 보게됩니다.

 

옛 기차를 푸른길 홍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푸른길의 기차는 파리도 가고 암스테르담도 가나 봅니다.

은하철도 999가 생각나네요.

 

주변 시장에서 식사도 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봅니다.

 

이제는 녹슬어 가는 남광주 철교에서 오늘 푸른길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당초 푸른길의 끝인 동성중까지 걷기로 생각했으나 다른 계절, 다른 시간에 와보고 싶어

이 길과의 인연의 시간을 남겨둡니다.

 

그리고 광주천을 따라 잠시 걷습니다.

 

 

지금은 작은 하천이지만 과거 이곳에서 목욕도 하고 동네아이들의 수영장 역할을 할때도 있었지요.

 

땀에 젖은 몸 사이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네요.

 

고향이란게 이런 느낌이겠지요.

언제 찾아와도 그저 편안하게 받아주는 곳..

오늘은 참 오랜만에 어린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과거 기차가 다니던 폐선 길을 다시 작은 동네 공원으로 복원하고 

사람들이 여유롭게 걷는 길로 만든 생각이 참 고맙습니다. 

 

다만 철도의 흔적이 남아있게 군데 군데 철길을 그대로 남겨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네요.

하지만 이곳 푸른길이 꿈이 있고 사람 사이의 정이 있고 예술이 있는 그런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푸른 나라로 가는 길

푸른 세상으로 가는

푸른길이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