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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지리산 둘레길 (3) : 인월에서 운봉까지

by 마음풍경 2009. 6. 29.

 

지리산 둘레길

(인월에서 운봉까지)

  

인월면 - 월평마을 - 흥부골 자연휴양림 - 군화동 - 비전마을 - 신기마을 - 북천마을 - 서림공원 - 운봉읍

[9.4km, 4시간 소요]

 

 

지리산길은 지리산을 감싸 안으며 전체 둘레를 한바퀴 도는 전체 길이가 300km, 거의 800리 길로

지리산이 걸쳐있는 3개도, 5개시군, 100여개 마을을 이어주는 도보 길.

 

작년 가을 처음 생긴 지리산 길 2개 구간을 걷고

올해 인월에서 남원 방면으로 2개 구간의 길이 새롭게 단장이 되었다고 해서 길을 떠납니다.

대전에서 직접 인월을 가는 교통편이 없어 함양을 거쳐 인월까지 버스를 타고 도착합니다.

 

인월 버스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지리산길 안내센터가 있어

이곳에 먼저 들러 안내 지도책자 등도 구하고 점심시간인지라 주변 식당도 추천받고요.

 

인월을 흐르는 광천 너머 지리산 산 줄기들이 멀리 보이네요.

 

여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추천을 받은 이집에서 점심을 백반으로 맛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구간은 그늘이 없는 뚝방 길이 많아 상당히 힘들거라는 이야기를 들어

식수 등 채비를 단단히 갖추고 구인월교를 건넙니다.

 

 작년 지리산길을 걸을때 참 많이 익숙한 안내푯말이지요.

오늘은 검정색 화살표를 따라갑니다.

 

차길을 조금 걸으니 오늘 걷기의 첫번째 마을인 월평마을에 도착합니다.

달이 뜨면 바로 보이는 언덕이라해서 월평이라 한답니다. 

 

흥부골 휴양림 방향으로 마을 내부를 통과하여 갑니다.

이곳 마을은 민박 집들이 많더군요.

 

이제 마을 뒷산으로 올라 본격적인 숲길 걷기가 시작됩니다.

 

다행히 하늘에는 제법 많은 구름이 있어

무더운 햇살은 피하게 되었네요.

 

하늘 구름이 참 곱고 예뻐요.

 

 저멀리 바래봉과 덕두산 등의 지리산 서북능선도 보이네요.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덩어리에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라니요.

참 한심스런 발상입니다.

개발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작은 이익을 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이 땅에 살 많은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줄건지..

여튼 천민 자본주의에 돈의 노예가 된 천민들만 판치는 세상이 씁쓸합니다.

 

그나저나 세상사 우리네 인간만 시끄럽지

자연은 조용히 꽃도 피우고 바람도 부네요.

 

흥부골 아래 작은 계곡에서 땀도 식히고 다시 휴양림 가는 도로로 올라섭니다.

 

그리고 흥부골 자연휴양림에 도착해서 오른편 임도길로 계속 진행합니다.

 

오늘 지리산 길은 인월이 해발 400미터가 넘고

이곳 흥부골 휴양림 약 520m로 오늘 코스 중 가장 높아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입니다.

 

지대가 높아서일까요.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고

땀은 나지만 그리 덥다는 느낌은 없네요.

 

 콧노래도 흥얼거리며 사람없는 한적한 길을 걷습니다.

 

임도길을 넘어 내려서니 옥계 저수지가 나옵니다.

 

그리고 과거 옥계타운이었던 대덕리조트 건물을 옆으로 지나 화수교를 건넙니다.

 

이 길은 인월에서 운봉으로 가는 24번 국도길이지요.

 

국도길을 건너 군화마을로 향합니다.

 

이제부터는 마을을 따라 주로 뚝방길이 이어지는 코스이지요.

 

ㅎㅎ 군데 군데 밀이 피어있는데

길을 가다 자주 만나게 되어 이를 수확하면 제법 밀가루 양이 되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네요.

 

시골 동네를 지날 떄 마다 마을 입구에는 항상 이처럼 멋지고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지요.

 

비전 마을에 도착하니 단아한 초가집이 있어 찾아가 봅니다.

 

이 집이 조선말 가왕이자 판소리의 중시조로 불리었던 송흥록과

동편제의 송만갑 그리고 박초월 선생의 생가라고 합니다.

 

동편제의 고향이자 국악의 성지고요.

 

 

지리산길에 생각지도 않게 이런 문화재도 만나게 되니 보너스를 탄 기분이네요. ㅎㅎ

 

 

 

근처 툇마루에 앉아 국악도 들으며

가기 바쁜 내 마음을 잠시 이곳에 내려놓았습니다.

 

생가 바로 옆으로는 조선 건국의 배경이 된 황산대첩비가 있고요.

 

얼마를 쉬었을까요.

다시 천변을 따라 걷기를 이어갑니다.

 

 하늘에 구름마저 깔려주고 바람 또한 시원하게 부니

걷는 마음이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다리를 건너며 바람에 흔들리는 푸르디 푸른 풀을 바라봅니다.

 

참 멋지고 운치가 있는 신기 마을입니다.

 

 

엄마는 항상 아이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이지요.

그들의 걷는 뒷모습이 참 아름다워보입니다.

 

저에게는 아직 행운이 많이 있나봅니다.

우려했던 무더운 햇살도 없고 바람마저 시원하게 불어주니요.

아무래도 하느님과 동기동창인가 봅니다. ㅋㅋ

 

람천을 따라 개망초 꽃들과 함께 뚝방길을 걷습니다.

 

 

헉~ 오래된 낡은 불도저가 길을 가로 막고 있네요.
혹 통행세를 받는 것은 아닐까요. ㅋㅋ

 

 

뚝방길을 따라 신기마을도 지나고 만나는 다리도 이리저리 지나고 나니

바래봉 서북능선을 배경으로 너른 운봉 읍 들녁이 펼쳐집니다.

 

인월에서 운봉까지

 오늘 걷기의 종착점이지요.

 

서림공원에 도착합니다.

 

서림공원 입구 양편에는 돌장승이 있네요.

이 장승은 남자고요.

 

서로 바라보고 있는 이 장승은 여자라네요.

 

서림공원에서 지친 발도 쉬고 다시 읍내로 나서면서

오늘 지리산길 구간을 마무리합니다.

 

전북 남원 인월에서 운봉으로 이어지는 약 10km의 지리산길은

주제가 "한가롭고 너른 뚝방 길"이 아닐까 합니다.

 

여하튼 운봉 들판이 누렇게 변하는 가을에 오면

햇살도 싱그럽고 참 좋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