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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고창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걷기(1) : 고인돌길, 복분자길, 풍천장어길

by 마음풍경 2009. 11. 8.

 

 

고창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걷기

 

 

고인돌길 : 1코스(8.8km, 3시간 소요)

고인돌박물관→고인돌유적지→매산재→운곡저수지→

동양최대고인돌→용계리 청자도요지→원평마을

 

복분자길&풍천장어길 : 2코스(7.7km, 2시간 30분 소요)  

원평마을 →아산계산마을→인천강→덕천사→할매바위→아산초등학교

병바위→인천강길→호암다리→강정다리→연기마을

 

 

 

문화생태탐방로 7개 길의 첫번째로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을  

걷기위해 2박 3일의 일정으로 길을 나서봅니다.

대전에서 고창으로 직접 가는 교통편이 없어 전주를 거쳐 고창으로 가서

다시 택시를 타고 고인돌 박물관 앞에 도착합니다.

5년여의 공사를 통해 작년에 개관된 건물이어서인지 무척이나 깔끔하지요.

여튼 12시 30분경에 2박 3일의 고인돌 질마재 100리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입장료를 내는 내부 전시관은 들어가지 않고

100리 길을 바로 걷기위해 입구에서 바로 직진해서 주변 야외 전시물만 보고 갑니다.

 

다리를 건너 계속 직진하면 100리 길의 입구가 나오고

저 멀리 보이는 매산재를 넘어가게 되지요.

 

100리길 때문인지 입구 공사가 한창인것 같습니다.

 

바람에 살랑대는 주변 억새를 바라보며

한가로운 가을 오후를 느껴봅니다.

 

100리길이 생기기전에도 이곳은 오베이골 탐방로라는 이름으로 걷기를 위한 길이 있었네요.

오베이골은 오방곡의 사투리로 다섯방향으로 고개를 넘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ㅎㅎ 이 표시기가 없으면 안내 없이 길을 찾으며 걷기가 무척 힘들지요.

물론 때로는 있어야 할 갈림길에 표시기가 없어 헤매기도 했지요. ㅎㅎ

 

오르는 길 좌측으로 많은 고인돌들이 산재되어 있습니다.

어찌보면 아주 오랜 옛날 왕들의 공동묘지라고 할까요.

이곳 고창 죽림리 일대는 2000기 이상의 고인돌이 산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고개길이지만 시골길같이 평탄한 길인 매산재를 넘습니다.

옛날 운곡마을 사람들이 한지를 만들어 고창읍내에 팔기위해 넘나들었던 고개라고 하네요.

그나저나 지금은 가벼운 관광을 위한 길이지만 옛날에는 삶을 위한 길이었겠지요.

 

한적하게 걷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이곳은 늦가을이라기보다는 이제 막 가을이 시작되고 있는 분위기이고요.

 

바람따라 구름따라 길도 흐르고

나의 여유로운 마음도 저 길을 따라 흘러갑니다.

 

삼거리 쉼터를 지납니다.

이 코스는 중간 중간에 쉼터가 있어 더욱 여유로운 걸음거리가 되고요.

 

작은 자갈로 만들어진 길이라 참 걷기도 편합니다.

뽀득 뽀득 걷는 소리도 정겹고요.

 

그래서인지 오늘은 하늘의 구름마저 감미롭기만 합니다. 

 

작은 생태습지연못도 만납니다.

이곳은 참 아기자기한 탐방로입니다.

 

100리길을 이렇게 멋진 풍경으로 시작하니

남은 길 또한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울지 설레이네요.

 

 길가에 솟아있는 나무와 친구가 되고

 

억새를 살랑살랑 흔드는 바람과도 친구가 되는 행복한 시간

 

한적한 숲속길을 벗어나니 이번에는 운곡저수지 길이 반겨줍니다.

 

편안한 숲길을 지나고 나니 이번에는 조망 넉넉한 물길이네요.

 

물을 스쳐 불어오는 바람의 촉감이 참 촉촉합니다.

 

소망의 종이 있어 종 소리도 울려보고.

남은 세월 내가 소망하고픈 것은 무얼까요

 

아직까지는 시그널이 없이도 곧장 난 길이기에

길을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뭉게 구름을 보니 가을이 아니라 여름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날도 생각보다 덥고요.

 

오베이골 탐방로의 종점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100리길은 왼편으로 가야합니다.

하지만 동양최대 고인돌을 보기위해 오른편길로 잠시 다녀오기로 하네요.

 

오른편 길로 약 100미터정도 가니 길옆에 거대한 크기의 돌이 나옵니다.

박물관에서 걷기를 시작한지 약 1시간 30여분이 걸렸네요.

 

높이 5m, 가로 7m이며 300여톤의 무게라고 합니다.

제 눈에는 그저 거대한 바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옛날 사람들도 눈으로 보이는 물질적인 크기만이 중요했던 걸까요.

이 돌을 무덤으로 옮기기위해 고생한 민초의 고통도 가볍지는 않았겠지요.

 

고인돌을 보고 다시 당초 길로 돌아왔습니다.

이곳 당산나무 오른편으로 화시산 등산로가 있네요.

 

이제 1코스의 종점인 원평마을로 향합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흘리는 땀을 시원한 바람이 식혀주네요.

 

이곳 운곡 저수지는 영광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는 물이어서인지

저수지 주변으로 철조망이 삼엄하게 처져있네요.

철조망이 없이 그냥 편한 시선으로 걸으면 더 좋을것 같은데 조금 아쉽네요.

 

용계리 청자도요지 가마터 입구도 지납니다.

 

멀리 주변 봉우리들이 선운산 암릉들을 닮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 734번 지방도로 나섭니다.

처음으로 일반 차가 다니는 길을 걷게되고

질마재길이라는 바닥의 이정표도 처음 보게 되네요.

 

 운곡저수지로 인해 고향을 잃어버린 망향정에서 잠시 휴식도 취합니다.

 

저수지의 규모만큼이나 운곡댐의 크기도 상당하지요.

 

3시 30분경에 용계리 원평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1코스의 종점이지요.

1코스 약 8.8km를 걷는데 3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이제 질마재길 2코스를 시작합니다.

 

2코스는 1코스와는 다르게 처음에는 주로 들판 길을 걷게 됩니다.

 

추수를 끝낸 들판의 허허로움만이 가득하지요.

문득 조동진의 어떤 날이라는 노래가 생각나 조용히 노래 불러봅니다.

 

"쓸쓸한 날에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여튼 오늘은 노래 가사처럼 벌판을 넘어 강변까지 나가게 되지요. ㅎㅎ

계속 19번 군도를 따라 이어가고요.

 

 

허허 벌판이라 그런지 하늘의 풍경이 참 시원하게 펼쳐지더군요.

 

ㅎㅎ 첨에는 저기 보이는 바위가 할매바위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도로를 따라 보이는 저 거대한 바위가 할매바위더군요.

 

바로 차가 다니는 길옆에 

이처럼 크고 멋진 바위가 있는 곳이 참 드문데요. 

 

근데 이 바위를 어떤 방향에서 봐야 할매 모습인지 ???

 

할매바위를 지나 뒤돌아본 바위의 옆모습을 보니

조금 그리 보이기도 하고요. ㅎㅎ

 

이 길을 걷지 않았다면 전혀 알 수 없었던 바위네요.

 

여튼 지금까지 알지못한 멋진 자연을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이 할매바위와 조금 있다 만나게 되는 병바위가

이번 질마재 100리길의 대표적인 벤치마크가 아닐까 생각해 보네요.

 

 할매바위를 구경하고

다시 차가 다니는 길가를 따라 길을 걷습니다.

 

차길이 위험하기에 인천강가의 둑길 등을 걷는다면 좋을것 같은데

아직은 그리 준비가 되지 않은것 같습니다.

 

구암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4시 30분이 넘어서인지

해가 벌써 뉘억뉘억하네요.

 

아직 갈길이 남았는데 발걸음이 조급해지네요.

여튼 멋진 바위를 바라보며 아산초등학교로 들어갑니다.

 

우와 이처럼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한 학교가 또 있을까요.

 

아이들에게는 큰바위 얼굴과 같은 그런 의미는 아닐까요.

 

이곳 아산초등학교에서 병바위로 가기위해

처음에는 학교 왼편 강둑을 따라가면 되는줄 알았는데

길이 막혀있어 다시 학교로 돌아와 찾아보니 

학교 건물 바로 뒷편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더군요.

 

여튼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또다른 느낌의 풍경이 반겨주네요.

 

병바위라고 하는 거대한 바위도 만나게되고요.

 

인천강 둑을 따라 걷는 해저물 무렵의 정취가

정말 천국으로 가는 느낌이네요.

 

뒤돌아보면 병바위가 멋진 모습으로 우뚝하고요.

 

서편하늘은 아름답고 황홀한 노을을 가득 안겨줍니다.

 

 

참으로 행복하고 또 행복한 시간입니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생기고요.

 

 

전설에 따르면 신선이 술에 취해 집어던진 병이 꺼꾸로 세워져서

지금의 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병 모양 보다는 사람의 옆 모습같습니다.

 

 눈을 지긋이 감고 강을 내려다 보고 있는

 투구를 쓰고 있는 사람의 옆모습처럼

 

나룻터에는 배 한척만 쉬고 있네요.

 

이곳 인천강은 고창 인근 산지에서 흘러나오는 물들이 모여 드는 곳이고

 

이 강 하구에서 잡히는 뱀장어가 그 유명한 풍천장어이지요.

 

할매바위, 병바위 등 멋지고 기묘한 바위를 보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다시 강을 따라 길을 걷습니다.

 

 

강가옆 음식점에는 장어를 굽는 연기가 피어오르네요.

 

구 22번 국도가 지나는 반암교를 가로지르고 강을 따라 계속 걷습니다.

오늘 걷는 길은 묘하게도 계속 강을 따라 걸으면서도

단 한번도 다리를 건너지 않습니다. ㅎㅎ

 

이제 저멀리 불빛이 보이는 것을 보니 오늘 2코스도 거의 끝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산림경영모델숲 산책로를 걷습니다.

 

휴~ 6시경에 2코스의 끝인 연기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선운사로 들어가는 입구 삼거리라 그런지 사방이 온통 장어 굽는 냄새가 자욱하네요.

 

질마재길 1, 2코스 16.5km를 걷는데 약 5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고인돌길에서 시작해서 복분자길을 걷고 마지막으로 풍천장어길을 걸었네요. 

내일은 또 어떤 멋진 길들이 반겨줄지 피곤한 몸이지만 마음은 가볍게 설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