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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고창 고인돌 질마재따라 100리길 걷기(2) : 선운사 단풍과 보은길

by 마음풍경 2009. 11. 8.

 

고창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걷기

 

 

 

보은길(소금길) : 4코스(12.7km, 6시간 소요)

선운산관광안내소선운사참당암→연천마을→

화산마을진채선생가검단소금전시관

 

 

질마재길(국화길) : 3코스 일부(약 5.4km, 2시간 소요)

검단소금전시관→하전갯벌 학습체험장→좌치나루터→영선교 다리

 

 

 첫째날 질마재길 1, 2 코스를 걷고나서

(고창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걷기(1) : 고인돌길, 복분자길, 풍천장어,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81)

선운사 입구에서 둘째날 걷기를 시작합니다.

 

 

당초는 3, 4 코스를 하루에 걸을려고 했으나

조금은 무리인것 같고 또한 코스 종점이 선운사인지라

단풍철 사람들로 복잡할것 같아 3, 4구간은 4구간에서 시작해서

3구간으로 마무리 짓는 반대 방향으로 걷기로 합니다.

 

아침이라 그런지 더욱 운치 있는 선운사 길을 걷습니다.

 

단풍 또한 가장 절정인것 같고요.

 

초가을 상사화의 빨간 물결이 넘실거렸을 이곳이 이제는 노란 단풍으로 가득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자연의 변화가 어찌나 신비로운지요.

우리네 인간들의 늙어감과는 그 차원이 다르지요.

 

가벼운 마음으로 걷다보니 선운사 일주문에 도착했네요.

 

 새벽에 오면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볼 수 있는 곳이

선운사 계곡이지요.

 

오늘은 조금 늦어서인지

아님 계절적으로 물안개가 피지 않는 시기인지 모르지만

멋진 물안개 풍경은 볼수가 없네요.

 

하긴 물에 비치는 단풍의 풍경만으로도 넘치네요.

 

이 풍경을 찍기위해

주변에 카메라를 든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문득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작년 가을 백양사 단풍이 생각납니다.

 

호수에 어른거리던 그 단풍 그림자 풍경이..

 

선운가 경내도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하지요.

 

 

선운사는 동백꽃 피는 봄에도 좋고

상상화 붉게 물드는 초가을도 좋고

이처럼 단풍으로 온세상 가득한 시간도 좋습니다.

 

선운사 경내를 빠져나와 시냇물을 따라 운치있는 길을 이어갑니다.

 

걷는 길 하나 하나가 정감이 가득하지요.

 

고창 질마재 100리길의 특징은

다양한 볼거리가 풍부하다는것 아닐까요.

 

가야할 천마봉이 머리위로 보입니다.

오늘 걷기는 산행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다지 높지도 않는 산이건만

고산 준령 부럽지 않은 풍광을 지니고 있습니다.

 

ㅎㅎ 이제는 익숙한 장사송도 지나고요.

너무 자주 보아서 익숙한 풍경은 자칫 가벼움일 수 있는데

익숙하면서도 보여지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는게

자연인가 봅니다.

 

도솔암 입구 찻집에 들러 유리창으로 비친 자연이 만드는 그림을 감상하며

녹차 한잔 마십니다.

 

그리움, 인연이란 무엇일까요.

때론 애닯고 또 때론 가슴 벅찬 감정들..

그런 감정마저 없다면 짐승이나 진배없겠지요.

 

여튼 선운산은 항상 산행만 하러 오다보니

그것도 이곳은 항상 하산길에 만나다보니

항상 차 한잔 하지 못하고 지나갔네요.

하지만 오늘은 산행이 아니라 여유로운 걷기라는 마음때문인지

이런 호사가 생기기도 하네요.

 

 차도 한잔 마시고 천마봉을 향해 오릅니다.

 

도솔암과 내원궁의 가을 풍경이 정말 기막히지요.

 

가야할 천마봉도 우뚝하고요.

 

천마봉에 오르니 조망처럼 시원한 바람이 함께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을 감상합니다.

 

생각해보니 꽃무릇 피는 계절이나 아님 동백꽃 피는 시기에만 왔지

이처럼 단풍이 절정인 계절에 오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감이 밀려오는 시간이네요.

 

건너편 낙조대의 가을 풍경도 좋고요.

 

낙조대로 향하기전에

 조금 아쉬워 다시한번 바라봅니다.

 

저 단풍의 화려함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ㅎㅎ

 

 병풍바위 쪽 풍경도 참 곱습니다.

천마봉에서 사방 팔방 다 둘러봐도 좋지 않은 곳이 없겠지요.

 

낙조대를 지납니다.

8시 30분에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는데 벌써 11시가 넘었네요.

ㅎㅎ 아무래도 차도 마시고 해서 더 늦어진거겠지요.

 

낙조대를 지나 소리재로 가는 길도

일반 산행길과는 다르게 독특한 조망을 주지요.

 

건너편 투구바위도 귀를 쫑긋하고 있는것 처럼 보이네요.

 

자연에서 가을이라는 계절이 없다면

어찌되었을가요.

ㅎㅎ 상상하기조차 싫지요.

 

소리재를 지나 참당암 입구에 도착합니다.

시간도 12시를 넘어서네요.

 

이제부터는 일반 등산로를 벗어나

질마재 100길만의 코스로 가게되지요.

 

 참당암은 작은 암자인데도 불구하고 대웅전이 보물 803호라고 합니다.

 

창담암을 지나 왼편 차밭길로 접어듭니다.

뒤돌아보니 천왕봉이 우뚝하게 서있습니다.

 

당초 참당암에서 약간 길을 잃어 지도상에 나와있는 코스대로

차밭 작은 계곡 길을 따라 걷습니다.

ㅎㅎ 약간의 알바를 한거겠지요.

 

그래도 녹차꽃도 보는 예상치 않는 횡재도 있지요.

그런게 인생인가 봅니다.

모든게 계획대로 되지도 않고

또 때론 그런 의외성이 있어 삶이 즐거운것도 같고요.

 

여튼 참당암 부속건물 왼편으로 길이 있는데

그걸 보지 못하고 바로 왔네요.

여튼 이곳에서 원래 길과 다시 만났습니다.

 

 여튼 참당계곡을 따라 도솔산과 견치산을 잇는 등산로도 가르지르고

참당암에서 내려서니 마을의 모습이 보입니다.

 

참당암에서 이곳 연천마을까지 약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제대로된 100리길 걷기 이정표를 처음 보게됩니다. ㅎㅎ

 

연천마을에 정말 멋진 느티나무가 있네요.

크기뿐만 아니라 그 자태가 정말 곱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고창에서 제일 오래된 나무라고 합니다.

 

하여 배도 출출하고 이곳에서 점심을 간단하게 합니다.

아침 식당에서 받아온 보온병 물로 커피도 한잔 하고요.

 

나무가지 사이로 견치산 암릉 능선도 보이고요.

저곳을 가본지가 작년이던가

조망이 참 훌륭했는데

 

다시 연천마을에서 화산 마을 방향으로 길을 나섭니다.

저멀리 변산 앞바다 곰소만도 보이네요.

 

연천마을에서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니 2시경에 화산 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 입구에 그늘이 풍성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네요.

 

너른 돌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어제부터 이어진 걷기라 점심도 먹고나니 조금 졸리기도 하네요.

 

선운산의 가장 북쪽에 있는 봉우리인 경수산을

오른편으로 바라보며 걷습니다.

 

너른 들판에는 추수를 끝내고 볏짚들을 정리하고 있는 풍경도 한가롭습니다.

 

22번 국도를 만납니다.

 

 그리고 국도를 가로질러 바닷가 쪽으로 향합니다.

 

검단소금 전시관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마을에

진채선 생가터가 있네요.

 

판소리 이론을 정립한 신재효 선생의 사랑했던 제자이자 최초의 여성 명창이라고 하네요.

생가터 앞 안내서의 글을 읽어보니

신재효 선생과 그녀와의 애틋하고 그리운 사연들이 한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생가터를 나와 걷는데

하늘이 온통 회색빛 구름입니다.

 

그나저나 선운사에서 이곳까지의 길을 소금길이자 보은길이라고 한답니다.

처음에는 그냥 선운사길이라 하면 더욱 잘 알텐데 생각했는데

월간산 11월호에 나와있는 글을 읽어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1400여년전에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때 이 주변에 있던 도적들에게 불로 소금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서

양민을 만들었고 이에 개과천선한 사람들이 그 은혜를 잊지못해 보은염을 부처에게 바치기 위해

이 길을 따라 선운사로 공양하러 갔다고 해서 보은길이라고 하네요.

 

3시경에 소금전시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12.7km의 4코스가 마무리된거지요. 대략 6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아쉽게도 전시관은 공사중이라 볼수 없고

그 옆으로 큰 장어 식당만 사람들로 분주하더군요.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니 갯벌 체험장도 지납니다.

 

건너편 변산 반도를 보고 걷는 바닷 내음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네요.

 

이곳이 갯벌 체험장이라 그런지 바다 뻘에 축구 골대도 있네요. ㅋㅋ

 

왼편으로는 시원한 바다 풍경이

그리고 오른편으로는 억새의 향연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길이네요.

 

고창 잘마재길은 100여리 길 동안에 참 다양한 풍경을 느끼게 해줍니다.

 

바다와 강 그리고 너른 들판, 멋진 산행까지

 

바다 너머 죽도가 보이고 그너머가 곰소항이겠지요.

 

ㅎㅎ 화살표와 반대 방향으로 가니

왠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이 드네요.

 

정취있는 해안길을 걷고 

다시 22번 국도변 길로 나옵니다. 

 

이곳에서 부터 좌치 나루터 너머까지가

질마재 100리길중 가장 위험하고 지루한 길이기도 하지요.

걸을 수 있는 노견 폭도 넓지 않고요.

 

ㅎㅎ 마을 이름이 용기 마을이네요.

용기 백배 힘 얻어 걷습니다.

 

지나가는 차가 위험하긴하나

하늘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지요. ㅎㅎ

 

고막재를 넘어서서 좌치 나루터에 4시 30분에 도착합니다.

소금 전시관에서 1시간 30여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곳 나루터는 과거에 고창 서부와 영광 법성포를 연결하던 교통의 요충지였다고 합니다.

1980년대까지 주변에 주막이 있어 시인묵객들이 자주 애용했다고 하고요.

 

지금은 근처에 용선교가 생겨 배는 그저 한가로이 쉬고만 있습니다.

그 배를 보고 있노라니 세월의 무상함만 가득하네요.

 

용선교 방향으로 길을 걷습니다.

아직은 차길이라 신경이 쓰이지만

인천강의 유유히 흐르는 풍경은 지친 발걸음을 편하게 해주네요.

 

휴~ 이제 용선삼거리를 지나면 국도길을 벗어나기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걸을 수 있겠습니다. ㅎㅎ

 

용선교 다리를 건넙니다.

그리고 월간 산에 소개된 근처 동원 모텔에서 오늘 하루의 긴 걷기를 마무리 합니다.

시간이 5시를 넘어가니 8시간 이상을 걸은 참 긴 하루였네요.

오늘은 가을 단풍 정취 가득한 선운산도 걷고 또한 해안가를 따라 바다길도 걷고

그리고 인천강을 따라 강길도 걸었네요.

특히 진채선 생가에서의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