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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고창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걷기(3) : 질마재길 및 국화길

by 마음풍경 2009. 11. 8.

 

고창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걷기

 

 

질마재길(국화길) : 3코스 일부(약 9km, 4시간 30분)

용선교 입구→미당생가(미당시문학관)→국화마을→질마재→소요사 입구→산림경영숲쉼터→연기마을

 

 

 100리길에서 이제 마지막 남은 3코스를 걷습니다.

대략 9km 정도 남았으니 전체 100리길중 25리 정도가 남았네요.

여튼 질마재라는 독특한 고개의 이름이 이곳 걷기의 대표이름이 되어

그 길이 어떤 곳인가 무척이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또한 말로만 들어본 미당 서정주 생가 및 국화 마을도 보고 싶고요.

 

새벽에 비가 왔는지 길에 물기가 촉촉합니다.

 

734번 지방도를 걷다 오른편으로 이정표가 나옵니다.

당초 어제처럼 차길을 가면 어떡하나 생각했는데 ㅎㅎ

 

작은 고개를 올라서니 바다를 조망으로 하는 멋진 오솔길이 나옵니다.

다만 이곳은 아직 공사중이라 조금은 어수선하네요.

여튼 공사가 끝나면 멋진 바다 조망을 친구삼아 걷는 좋은 길이 될것 같습니다.

 

길을 휘돌아 가니 국화 축제를 하는지 애드밸룬도 떠있고요.

 

한편은 노란 국화가 가득하고

다른 쪽은 은행나무의 노란 잎들이 가득한 정겨운 풍경입니다.

 

9시 30분경에 진마마을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11시까지 미당 시문학관과 국화마을, 국화축제 등을 둘러보고 아침 겸 점심식사도 합니다.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 국화마을과 미당 서정주 생가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84)

 

11시경에 다시 질마재를 향해 길을 걷습니다.

 비가 조금씩 오락 가락 하네요.

 

국화마을을 조금씩 멀어지며 바라보는 느낌도 왠지 편안한 기분입니다.

 

곰소만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무척이나 시원하고요.

 

논길을 지나 도로를 조금가다 질마재로 오르기 위해 다시 산길로 빠집니다.

 

국화마을에서 약 30여분 오니 질마재에 도착하네요.

질마재는 고개 모양이 수레를 끌 때 말이나 소 등에 얹는 안장인 질마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아직도 마르지 않은 샘도 있고요.

 

미당 선생이 1975년에 발간한 "질마재 신화"라는 시집에서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다는데

바다를 타고 재를 넘는 바람이 독특한 느낌인것 같습니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었다’('자화상' 중에서)

 

 

 지난 세월 많고 많은 사연들이 이 고개를 따라 이어졌겠지요.

이곳과의 인연으로 저 또한 작은 사연 하나 남기고 질마재 고개를 넘습니다.

 문을 나서는 것처럼 무언가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것 같네요.

 

산길을 빠져나와 이제 소요사 방향으로 다시 임도 길을 걷습니다.

 

주변 단풍 색감이 정말 아름답고 잔잔하더군요.

저멀리 보이는 구름은 마치 바다에 떠있는 섬과도 같고요.

 

12시경에 소요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제 최종 목적지인 연기마을까지는 약 4km 정도가 남았네요.

 

불어오는 바람과 주변 조망이 시원해서

벤치에 앉아 지난 3일 동안의 여행을 다시 반추해봅니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역시 모든게 행복했네요.

 

다시 단풍과 억새가 가득한 소요산 줄기를 따라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소요사 절은 거의 소요산 정상 부근에 있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임도길을 따라 쑥부쟁이도 여전히 피어있고요.

 

헉~~ 아직 겨울도 오지 않았는데

벌써 동백꽃도 여기저기 피어있습니다.

 

야생화 그리고 싱그런 바람과 함께 매혹적인 길을 조용히 걷습니다.

꼭 느낌이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그런 기분이 들더군요.

 

발아래로 연기 저수지도 보이고요.

 

연기재쪽으로 내려서는데 단풍이 정말 곱게 피었습니다.

 

눈앞에 확 다가서는 느낌이라니

마치 사랑의 기습 키스를 받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ㅋㅋ

 

단풍의 색들도 이 색 저 색 서로 어울리며 피어야 좋은것 같습니다. 

참 조화롭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가 본격적으로 오려는지 빗방울이 조금 굵어집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지요.

당초 일요일날 비가 온다고 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이곳 저수지는 왠지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수지를 빙돌아 아기자기한 모양의 길도 이어져 있고요.

 

 12시 40분경에 산림경영숲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소요사 입구에서 약 40여분이 걸렸습니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저수지의 풍광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참 고요한 느낌이 가득하네요.

 

그리고 나무 계단을 따라 오릅니다.

 

파릇 파릇한 싹들은 모두 꽃무릇인것 같은데

꽃무릇 피는 시기에 와도 참 이쁠것 같네요.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연기마을로 가는 능선길이 나옵니다.

갑자기 비도 굵어지고 세차집니다.

하여 빨리 내려가야 한다는 마음도 급해지네요.

 

연기마을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가니

주변 조망이 제법 쏠쏠합니다.

 

1시30분경에 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는 연기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연기마을 입구 선운교에서 2박 3일 동안의 100리길 걷기를 모두 마무리 합니다.

100리가 넘는 길을 걷다보니 기존에 걸었던 길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거의 50km 가까운 긴거리를 걸어서 였는지

아님 고창이라는 곳이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양한 느낌의 길들을 걷고 멋진 풍경들을 너무 많이 만난것 같습니다.

 

7개의 문화생태탐방로 중 이번 고인돌 질마재 길 스탬프도 받고요. ㅎㅎ

 

그나저나 참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네 강산이고 산천입니다.

이런 땅에 살고 있는 제가 참 행복하네요.

 다음에는 어디를 가야할지 벌써 가슴이 벅차고 설레이지요.  

그길들을 떠날 날이 빨리 오길 또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