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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짙어가는 늦가을 풍경과 함께한 대둘 11구간

by 마음풍경 2009. 11. 15.

 

대둘 11구간 : 방동저수지~구봉산~안영교 구간 

 

 

벌써 올해도 한달하고 절반밖에 남지 않았네요.

깊어가는 가을도 점점 겨울과 공존하는 시간이 많아지고요.

다행하게도 오늘은 전형적인 늦가을 날씨입니다. 

 

마지막 남은 단풍의 모습일까요.

 

방동저수지에서 시작한 산행은 구봉산 능선을 따라

저 하늘의 구름처럼 편안하게 흘러갑니다.

 

커튼 처럼 넓게 펼쳐진 구름이 참 이색적이네요.

 

구봉산은 봉우리가 9개라 그리 이름이 지어졌을텐데

어떤 표시도 없어 내가 지나고 있는 봉우리가 몇번째인지는 알수 없지요.

하긴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습니까.

 

구름 사이로 한줄기 빛이 내리 비추입니다.

지난번 무등산 산행때도 이런 풍경을 자주 봤는데

오늘도 보게됩니다.

 

계룡산쪽으로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능선도

선명함은 없지만 그 조망이 참 시원하네요.

 

애구 요즘 같은 철에 진달래가 피었네요.

하긴 날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니

꽃들도 횟갈리나 봅니다. ㅎㅎ

생태계 파괴의 징조가 아니길 바랄뿐이지요.

 

노루벌과 멋진 봉우리가 한폭의 멋진 그림을 선사합니다.

 

떨어지지 못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처럼

우리네 삶도 언젠가는 저처럼 사라질 날을

묵묵하게 준비해야 하는 때가 오긴 오겠지요.

 

그래서 가을의 쓸쓸함은

삶의 쓸쓸함을 닮았나봅니다.

 

특히 화려함이 쏙 빠진 담백한 요즘 모습처럼..

 

뒤돌아보니 벌써 지나온 길이 한참이나 되네요.

 

노루벌에 햇살이 참 신비롭게 비추어집니다.

 

노루벌은 구봉정 정자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지요.

 

 높지도 그렇다고 위험하지도 않는 구봉산 능선길

능선 좌우로 시골과 도심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는 산길입니다.

 

그나저나 도심의 팽창은 언제까지 계속될건지.

도시화와 자연 파괴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누군가 커지면 누군가는 희생해야하는..

 

11월 중순에 제법 활짝핀 진달래꽃을 보니

이상하긴 합니다.

여튼

세상의 기후가 변해도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말아야할텐데요.

 

늘 변함없이 그 모습 그대로 서있는

바위처럼 말입니다.

 

햇살에 아스라하게 비춰지는 마지막 단풍의 모습들..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또 다시 진달래꽃 화려하게 피는 풍경을

눈을 감고 그려봅니다.

 

 오늘은 이상하게 뒤돌아본 풍경에 마음이 끌립니다.

구봉정 정자도 벌써 저만치 물러서 있습니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밟고 지나갑니다.

그 소리처럼 발걸음도 경쾌해지지요.

 

구봉산 능선을 거의 내려오니 새뜸 마을이 한눈에 보입니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는곳..

이곳에 도착하면 오늘 산행의 전반전이 끝난 기분이지요.

 

느티나무 아래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이제 갑천을 따라 천변길을 걷습니다.

 

빨려들어가는 물살을 보며

우리네 사는 운명도 저런 모습을 아닐까 생각해 보네요.

 

길에는 끝이 없어 좋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무한정 걷고픈 생각만이 간절해지네요.

 

 힘든 산행보다는 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걷는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 새삼 느낍니다.

 

높은 산에 올라야만 무언가 큰것이 있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희망의 무지개가 내 주변에 있듯이

그런 기쁨이나 행복도 내가 사는 주변에 가까이 있더군요.

 

갈대밭 너머 강물이 흐르고

그 풍경너머 기차가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파란 하늘엔 두둥실 하얀 구름 수를 놓고

 

이렇게만 생각하면 한없이 아름답고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대둘 11구간은 전반전은 구봉산 능선길

그리고 천변길에서 잠시 쉬고

다시 쟁기봉을 넘는 후반전이 있네요. ㅎㅎ

 

특히 구봉산은 이곳 쟁기봉을 오르면서 바라봐야 가장 아름답고요.

 

 하긴 자연의 모습 어느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

 

사람도 자연을 그대로 닮는다면 세상에 평화만이 있을텐데요.

 

저도 나중에 죽기전에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참 자연을 닮았어 이야기 해준다면

그이상 바랄게 없겠습니다.

 

자연중에서도 특히 바람을 닮았어 해준다면요.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나무를 통해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 감미로운 애무를 느낄수 있는

그런 바람이었으면 하네요.

 

어디든 갈 수 있고

언제나 자유로울 수 있는 모습으로..

 

다만 차갑고 움추리게 하는 바람이 아니라

살랑 살랑 부는 

포근하면서도 여유로운 바람이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이제 대둘 11구간을 마칩니다.

벌써 여러번 오고 가고 했던 길이지만

계절의 변화탓인지 늘 새롭네요.

문득 문듯 낯익지만

또한 늘상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서는 신비로움도 있고요.

 

그래서 오늘 그 길을 또 걸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