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자연학교~백인농장~불주사~ 망해산~ 축성산~축산제~ 임피초교~임피향교~ 채만식생가터~임피하수처리장~ 서해황토방~깐치멀농촌체험마을(13.7km, 순수걷기 5시간 소요)
어제 군산구불길의 시작인 1구간을 걷고
[군산 구불길 1길: 비단강길] 금강을 따라 비단강길을 걷다
군산 구불길 (1길 : 비단강길) 군산역~진포시비공원~금강체육공원~금강호휴게소~금강철새조망대~성덕마을~오성산~ 옹고집장집~금강휴게실~탐조회랑~공주산~즐거운자연학교(18.7km, 걷기만 약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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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자연학교에서 이틀째 걷기를 시작합니다. 숙박시설이 없어 군산시내쪽으로 갔다 들어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어제 타고 나갔던 52~54번 버스를 타고 다시 들어왔네요.
구불1길에는 종합안내도가 없는데 이곳 구불2길에는 햇빛길이라는 멋진 안내도를 보며 시작하네요.
오늘도 하늘은 맑지를 못합니다. 날도 여전히 습하고 덥습니다.
시원하게 트인 평야와 금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있어 걷는 발걸음은 무겁지 않네요.
9시40분 백인농장을 지나고요.
계절의 변화는 참 빠릅니다. 엊그제만해도 눈이 오고 추웠는데 녹음 무성한 여름으로 다가서고 있으니요.
구불길이 생겨서 마을에 이런 풍경도 생긴거겠지요.
구불길이라는 글자체도 참 이쁘지요.
그림처럼 구불 구불 이어가는 길입니다.
10시경에 불주사 일주문에 도착합니다.
올라서니 불주사가 나오네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이 드는 사찰입니다. 부처님이 항상 머문다는 뜻의 절 이름이 조금 특색이 있습니다.
주말에 예약을 하고 오면 차와 점심 공양을 준다고 하던데 주말도 아니고 식사시간도 아니어서 공짜 공양을 먹을 기회는 없나봅니다.
잠시 흘린 땀도 식히고 나서 오른편 산쪽으로 망해산을 향해 다시 걷기를 이어갑니다.
산죽길을 올라서니 다시 임도길을 만납니다.
포장된 길이라 아쉽지만 능선 길이 좋습니다. 마침 하늘도 맑게 개였고요.
깔끔한 안내도가 있고요. 구불1길에 비해서는 참 친절한 구불2길이지요. ㅎ
금강을 배경으로 나포면 마을도 보이네요.
강과 너른 들판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길도 비포장길이어서 걷는 발걸음에 힘이 납니다.
물론 걷는 길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을 친구삼아 걷지요.
강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망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정상 가는 길에서 벗어나 있는 정자가 마음을 이끕니다.
그래서 조금 지친 몸도 쉴겸 10시 40분경에 전망과 바람이 시원한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기둥에 기대어 차도 마시고 전자북도 읽고 음악도 들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봅니다.
감탄사가 나올정도로 좋습니다. 그리고 잠시 반성도 해봅니다. 목적지까지 걷기만을 고집하며 걷기만 한것은 아닌가하고요.
정자에서 휴식다운 휴식을 하고 다시 능선길을 걷습니다.
망해산은 초봄에 산행 코스로 잡아도 좋을것 같습니다.
시원한 조망이 있고 걷는 능선 길도 그리 힘들지 않고요.
봄이 오는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는 곳인것 같습니다.
11시 20분경에 망해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축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좋지요. 하여 당초 구불길은 되돌아 내려가 아래 임도길을 걸어야하지만 능선이 좋아 그 길을 걷기로 합니다.
돌아내려섰으면 저 길을 걸었겠지요. 하지만 이처럼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시선도 정감이 있네요. 김용택 시인의 시를 범능스님이 부른 "먼산"이라는 노래를 중얼거려봅니다.
"그대에게 나는 지금 먼 산이요. 꽃 피고 잎 피는 그런 산이 아니라 산국 피고 단풍 물든 그런 산이 아니라 그냥 먼 산이요. 꽃 피는지 단풍 지는지 당신은 잘 모르는 그냥 나는 그대를 향한 그리운 먼 산이요."
능선길을 걷다가 길이 희미해져서 가야할 길인 임도길로 내려섭니다.
이제 여유롭게 임도 길을 따라 내 마음도 따라 갑니다.
구불길지도를 보면 축성산이 있어 임도에서 산으로 오르는줄 알았는데 숲길처럼 편안한 임도길을 갑니다.
대전 계족산 임도 길을 걷는 편안한 기분이 드네요.
제비꽃도 길가 이곳 저곳에 소박하게 피어있고요.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들리는 참 좋은 숲길입니다.
구불길의 특징처럼 구불 구불 휘돌아 가고요. ㅎ
곡선 길이 보이는 이곳에 눈이 오는 풍경을 봐도 참 좋을것 같습니다.
임도 길을 내려서니 12시경에 차가 다니는 굴다리를 통과합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축산제 저수지가 나오고요.
마을을 따라 임피면으로 들어서서 12시 20분에 노성당에 도착했습니다.
노성당은 조선시대 임피지역 향리들이 근무하던 이방청이라고 합니다.
노성당 뒷편으로 가니 인공섬과 정자가 있는 연못이 운치가 있고 정자옆 버드나무의 정취도 좋습니다.
이곳 연못은 옥란교의 전설과 유사하다고 하네요.
옥란교는 읍내리 서남쪽 800m 지점의 논 한가운데 있던 돌다리로 광해군때 임피현으로 귀양온 선비가 있었는데 임피현령에게 외딴섬으로 유배시키라 하였으나 임피현령은 귀양 온 선비와 절친한 친구라 조정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어 사또는 밤마다 고민했다고 합니다.
이때 사또의 딸인 옥란낭자가 읍내에서 멀지 않은 성 밖에 연못을 파고 섬을 만든 후 아버지의 친구를 그 섬에 유배하는 꾀를 내었고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날라주기 위해 연못의 섬에 돌다리를 만들었으니 옥란낭자의 이름을 따서 옥란교라 했고 지금은 연못도 옥란교도 모두 사라지고 우정의 소중함을 전하는 전설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채만식 선생의 도서관이 있고
그 위로 조선 숙종 36년인 1710년에 세워진 임피 향교가 있습니다.
다시 연못으로 내려서서 점심 식사를 하기위해 순부두가 먹고 싶어 시내 방향으로 나섭니다.
파출소를 지나 가니 식당이 나오네요. 콩사랑 순두부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더워서 걷기에 고생했는데 맛난 식사를 하니 힘이 솟습니다.
파출소로 되돌아와서 채만식 선생의 생가터를 찾습니다. 백릉 채만식선생은 일제시대 "탁류"라는 사회비리 풍자소설로 유명한 소설가지요.
임피면을 빠져나와 시골 길을 걷습니다.
제법 멋진 옛길도 걷고요.
차가 다니는 길은 거의 걷지 않습니다. 이렇게 건너가는 경우는 있어도.
2시 20분에 서해황토방도 지납니다. 당초 이곳에서 찜질도 하면서 이틀동안의 피로도 풀려고 했으나 날이 워낙 더워서 그냥 지나갑니다.
구불길 이정표를 따라 마을을 넘고 또 지납니다.
2시 40분경에 깐치멀 마을에 도착합니다.
깐치멀은 까치처럼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자연과 정겨움이 가득한 곳이란 뜻이라고 하네요.
다음번에 구불3길을 찾는다면 다시 길을 이어가야겠지요.
마을에서 24~25번 버스를 타는줄 알았는데 마을에서 약 1KM 정도를 걸어 창오에서 버스를 타는거네요. 하여 다시 마을을 나서는데 사과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과실을 맺기위해서는 꽃이 피어야 하고 어쩌면 꽃이 이쁘게 필 수록 과실도 더욱 맛나지 않을까요.
버스를 타러 마을을 나서는데 마을에 일이 있어 방문하신 분이 군산역까지 차를 태워주었네요. 여튼 무자게 횡재를 한거지요. 안그러면 1KM 거리를 걸어가서 1시간 마다 오는 버스를 타고 군산역 근처에서 내려 버스나 택시를 타야하는데요.
1박 2일의 군산구불길을 마무리해봅니다. 생각보다 더워서 고생했지만 길을 걷는동안 화려함보다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군산 구불길은 이정표 덕분에 알바를 하지 않을 정도로 편했고요. 식당에 대한 추천도 잘되어있어 만난 음식도 잘 먹었습니다.
시원한 금강의 조망과 너른 들녁이 좋고 들판길을 한가로이 걷는 시간이 소중했네요. 남은 3, 4 코스는 황금 들판이 펼쳐지고 억새가 살랑거리는 가을에 할것 같습니다. 그 날을 다시 소망하며 기다려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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