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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장수 사과나무 농장길 - 뜬봉샘에서 장수 논개사당까지

by 마음풍경 2010. 9. 28.

 

장수 사과나무 농장길

 

- 뜬봉샘에서 장수 논개사당까지 -

 

 

뜬봉샘(금강 발원지) ~  원수분 마을 ~ 수분천변 길 ~ 개정리 하평마을 ~ 두산리 사과 농장 길 ~ 장수  논개사당(의암사)

(11km, 3시간 소요)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을 찾아보고 나서 이제 장수 읍내까지 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금강 발원지 : 전북 장수의 뜬봉샘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58)

 

뜬봉샘에 오를 떄는 숲길을 택했지만 내려설 때는 편안한 임도길을 따라 갑니다.

 

하늘은 여전히 시선을 돌릴 수 없도록 아름답습니다.

 

700미터 높이에서 바라본 하늘과 산 능선 조망은 마음의 여유로움을  넓혀준다고 할까요.

 

 길 또한 빨리 걷기가 아까울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하늘도 바라보며 천천히 걷게 되네요.

 

시원한 조망을 마주하며 내려서니 뜬봉샘에 오를 때와는 그 느낌이 아주 다르고요.

오를 때는 숲길을 헤치며 무언가 찾아가는 기분이지만

이제는 느긋하게 시원하게 펼쳐지는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올라왔던 나무 계단 길도 내려가야 합니다.

  

 다시 공사가 진행중인 생태 공원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깊게만 느껴지는 가을 하늘 아래에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마루나무도 만나게 됩니다. 

 

오늘은 왠지 걸어가는 길보다는 하늘만 쳐다보고 가는 걷기가 될것 같지요. ㅎㅎ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을 숨겨놓고 있는 이곳 물뿌랭이 마을은 주변 산에 둘러쌓여 참 아늑한 느낌입니다.

 

생태공원 입구에서 마을 길로 접어드니 가을 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근데 비닐 하우스에 말리고 있는 고추냄새가 무지하게 독하네요 ㅋㅋ

 

길 이름 참 정겹습니다.

물뿌랭이길..

 

뜬봉샘을 가기위해 건넜던 수분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면서 마을을 빠져나갑니다.

 

조그만 농로길을 따라 본격적인 아름다운 길(아름길) 걷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있는 아름다운 길을 "아름길"이라 통칭하고 싶네요.

 

오늘은 푸른 하늘도 멋지지만 구름의 변화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머지않아 추수를 시작할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네요.

 

멋진 하늘과 풍요로운 들판 그리고 매력적인 길을 따라 내 마음도 함께 걷습니다.

 

이런 멋진 가을 길을 걸으면 누구나 아름다운 시 한편 읊조리고 싶겠지요.

 

오늘은

가을 향기와 당신 마음 담으려

곱게 물들어 가고 있는

가로수 길을 걸었습니다

걷는 동안 어느새 당신 사랑으로

행복해 옴을 느끼며

나는 마냥 걸었습니다

 

 

늘 내게로 다가오는

당신은 소리없이 가을 그리움처럼

내게로 와 살며시 웃음 지으며

그렇게 내옆에 서 있습니다

 

 

당신은

붉은 태양같은 사랑으로 내게 머물기에

그런 당신을 난 바라보며 사랑할 것입니다

 

 

이제 조금씩

더욱 진하게 가을 향기 속에

푸르름보다 붉은 단풍잎들로

가을의 향연이 펼쳐질텐데..

내 마음도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사랑의 향기로 노래할 것이고

 

 

가을의 향기만 내 마음 안에 담아두는 것보다

당신의 향기도 같이

마음 안에 담아두고

느끼며 만지고 싶은 마음입니다

 

< 가을 길을 걸으며 - 한명희 >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내 자신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네요.

 

 세상은 모두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만 열중하지만

나는 내 마음의 공간을 이처럼 넓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욕심일까요.

 

이제 작은 실개천이 조금씩 작은 강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천변을 따라 이어지던 길이 희미해져서 잠시 차가 다니는 국도 옆으로 나섭니다.

 

그리고 19번 국도와 13번 국도가 갈라지는 개정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직진을 하면 장수 시내로 가게되고 좌회전을 하면 남원 방향으로 가게됩니다.

 

국도를 따라서는 길이 이어지지가 않아 잠시 남원 방향 길로 접어듭니다.

푸른색, 흰색 그리고 진노란색이 이처럼 멋진 조화를 만들어 냅니다.

눈이 참 시원해지고 발걸음이 구름처럼 떠가는 기분이네요.

 

 그리고 오른편에 보이는 마을을 향해 걷기를 이어갑니다.

 

1년 내내 고생한 보람을 수확하는 풍경도 참 오랜만에 보게되고요.

 

수분천을 따라 계속 길을 갈까하려다가 길이 자꾸만 희미해지는 것 같아

지도를 보니 19번 국도 건너편 상하평 마을 방향으로 논개 사당으로 휘돌아 이어지는 작은 길이 있는 것 같아

천변 길을 버리고 동쪽 마을 길로 건너갑니다.

걷기의 묘미는 당초 걸어야할 정해진 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순간 순간 마음이 이끄는 데로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평 마을 회관 앞을 지나갑니다.

 

마을을 벗어나니 주변에 밭과 사과 농장이 많아서인지

시원한 너른 풍경을 접하게 됩니다.

 

 어느 시인은 뭉게구름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지요.

 

"뭉게구름은 자연이 만들어 하늘에 걸어둔 가장 향기로운 희망이며 절정에 다다른 도덕이다"

 

오늘은 그 향기로운 희망을 내내 느끼고 갑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걷기를 하다보면 발은 무겁지만

몸과 마음은 되려 가벼워진다는 것..

 

내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비결은 바로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느끼며

내 스스로의 의지로 걷는다는 기쁨과 행복감이 아닐지요.

 

좁은 농로 길을 따라 걷다보니 말끔하게 포장된 큰길이 나오네요.

 

지도상으론는 이처럼 큰길은 아닌것 같은데

아마도 최근에 도로 확장 공사를 한것인가 보네요.

 

여튼 차도 다니지 않고 시원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옆으로 시원한 가을 풍경을 보고 걸으니 이 또한 행운입니다.

 

이런 멋진 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기도 하지만

나의 인연이기도 하겠지요.

 

 저 아름다운 길에 누군가 뒷모습을 보이고 걸어간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ㅎ

 

당초 이 길을 걸을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처럼 좋은 길을 걷고 있으니 세상은 참 예측 불가하지요.

세상사는 동안 사람과의 인연은 그다지 행복했다고만은 할수 없겠지만

자연과의 인연은 늘 행복하기만 합니다.

 

애구 글고보니 이 길이 사과나무 농장이 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사과 테마 길인데

주변 자연 풍경에 빠져서 사과를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ㅎㅎ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사과들의 탐스런 모습도 참 많이 좋습니다.

 

걸어왔던 길 주변이 온통 사과 나무이기에

오늘 걷기의 테마를 "사과나무 농장길"로 정해봅니다.

 

더더욱 좋은 것은 잘 포장된 길에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는 겁니다. ㅎ

 

여튼 길도 시원하고 하늘도 시원하고

고개를 넘어 불어오는 바람 또한 시원합니다.

 

이제 두산리 사과농장 길을 벗어나 장수 읍내로 접어듭니다.

 

누런 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운 색의 가을 코스모스 풍경

 

아~ 정말 가을인가봅니다.

올 여름은 비도 많이 오고 너무나 오랫동안 더워서 가을이 정말 올까 의심도 했는데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이어지네요.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이 즐비하니

개인적으로 오늘은 대박의 날입니다. ㅎㅎ

 

정말 가을의 정취가 내 몸속으로 내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듭니다.

늘 이런 기분으로만 살 수는 없는걸까요.

 

오늘 아름길 걷기의 종점으로 정한 논개 사당 방향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작년 여름 무렵인가 비오는 장안산 산행을 하고 잠시 이곳을 들렀었는데

왠지 아주 오래된 기분이 듭니다.

(전북 장수에 있는 논개 사당을 가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431)

 

 논개 사당 주변 잔디밭에 군데군데 꽃무릇이 피어있습니다.

 

근데 꽃무릇은 무더기로 피어있어야 아름다운것 같네요. ㅎ

 

논개사당을 빠져나와 바로 앞 호수가로 갑니다.

 

 논개 사당이 일반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당에 비해 왠지 가볍고 여유로운 것은

바로 이 호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벤치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음악도 들으며 오늘 하루의 시간을 정리해봅니다.

 

오늘 하루도 머리위로 바라보이는 구름 풍경처럼 황홀했네요.  

하루를 마무리 짓는 순간까지 자연은 저에게 감탄과 황홀함을 전해줍니다.

이처럼 아름답고 고마운 자연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초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을 찾아가기 위한 하루였지만

뜬봉샘에서 사과나무 농장 길을 따라 다시 장수 읍내로 돌아오는 길 또한

그에 못지않는 의미와 행복함이 가득했습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내 스스로 인연의 이끌림에 의해 걸어본 길이라 그런지

더더욱 애착이 가는 길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