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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 길 - 삼수령과 매봉산을 찾다.

by 마음풍경 2010. 9. 5.

 

삼수령 및 매봉산 바람의 언덕

 

강원 태백시 

 

 

 참으로 오래만에 차를 가지고 여행을 떠납니다. 

당초 대중교통과 두 발로 태백의 가고픈 곳을 다닐려고 했으나

매봉산, 삼수령, 검룡소, 귀네미 마을, 구문소, 황지, 추전역 등..

가야할 곳들이 태백에 산재되어있고 또 대중교통편도 그리 쉽지 않더군요.

그나저나 차를 가져가니 평소에는 무거워서 다 가져갈 수 없는

광각, 망원 렌즈 그리고 삼각대 등 카메라 장비는 풍부하게 들고 갑니다. ㅎ

 

과거 태백하면 늘 겨울 태백산만을 다녀갔었지요.

하지만 태백의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 풍경을 알게되면서

여름 태백도 가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올 여름에 해바라기 꽃이 빨리 시들어 그 멋진 모습을 보지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정보를 찾아보니 다른 곳도 갈곳이 많아 태백을 향해갑니다.

 

 대전에서 태백까지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일죽IC에서 빠져서 이후 동쪽으로

38번 국도를 타고 약 300km 이상을 가야하는 곳으로

소요 시간도 4시간 가까이가 걸리는 먼 곳이지요.

여튼 태백에서 맨먼저 삼수령(三水嶺) 찾습니다.

태백입구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북쪽 방향 약 5km를 가면 만나는 고개입니다.

해발 935m의 고개인 삼수령은 한강, 낙동강, 오십천 분수령으로

 빗방울이 한강 따라 황해로, 낙동강 따라 남해로, 오십천 따라 동해로 흘러가도록 하는 곳입니다.

삼수령을 피재라고도 하는데 삼척 지방 사람들이 황지지역을 "이상향" 이라 하여

난리를 피해 이곳으로 넘어 왔기에 피해오는 고개라는 뜻이라고도 한답니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에서 내려온 빗물 가족이

이곳에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그리고 아들은 오십천으로 각각 헤어져 흘러가기에

나중에 다시 바다에서 만나는 빗물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말해주고 있다네요. ㅎ

 

분수령에는 조형물과 정자각이 있습니다.

 

3개의 강을 상징하는 탑이 있는데 강의 길이에 따라 탑의 크기도 다르지요.

 

이곳 삼수령은 남쪽 함백산에서 이어진 산맥 줄기가북쪽 덕항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길목이기도 합니다.

매봉산으로 가기전에 그 길을 잠시 걸어보았습니다.

 

다시 삼수령 고개에서 차를 몰고 큰길 왼편으로 포장된 길을 따라가니

매봉산 풍력발전 단지가 눈에 보이네요.

 

이곳은 또한 고랭지 채소 단지이기도 합니다.  

 

산 능선 이리저리 이어지는 길을 따라 풍력단지 쪽으로 향합니다.

 

푸른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시원한 바람과 여름 꽃들이 함께 반겨주네요.

 

오르는 길은 차 한대 밖에 다닐 수 없는 폭이 좁은 길이지만

다행히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 차를 가지고 쉽게 올 수 있는 길입니다.

 

차를 가져오는 바람에 너무나 쉽게 바람의 언덕에 도착했습니다.

삼수령에서 걸어서 온다면 최소한 1시간 이상은 걸릴것 같습니다.

 

여름 휴가 성수기도 지나서 인지 이곳 주차장에 제 차밖에 아무도 없네요.

 

이제 걸어서 풍차가 있고 매봉산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풍차가 있는 작은 건물과 거대한 풍력 발전기의 모습이 대조적이지요.

 

풍차에서 조금 더 오르니 매봉산(1,303m) 정상이고요.

ㅎㅎ 천미터가 넘는 산 정상을 너무나 쉽게 올랐습니다.

걷는 것이 너무나 일상이 되다보니 차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네요.

  

 쉽게 오르긴 했으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능선 풍경의 감동이 가볍게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남쪽방향으로 저 멀리 태백산 능선도 한눈에 바라 보입니다.

 

매봉산을 하늘 봉우리라는 뜻으로 천의봉이라고도 부릅니다.

 

이곳은 또한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분기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다시 풍차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런 풍경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속에 행복이 스며드네요.

 

이처럼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보니

안도현 시인의 소설 "연어 "에 나오는 글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나는 인간들이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

낚시대를 가진 인간과 카메라를 가진 인간.

나는 카메라를 가진 인간들을 믿고 싶어."

 

카메라를 지닌 나도 연어가 믿을 수 있는 인간일까요.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전망대가 있어 그곳에 잠시 머물러 그냥 내려서기 아쉬운 마음을 달래봅니다.

매봉산 천의봉은 바라보이는 풍경의 장대함과 넉넉함처럼

하늘 봉우리이자 하늘로 통하는 봉우리이며 또한 하늘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태백 여행에서의 첫 만남이 너무나 좋아 앞으로 가야할 곳이 자꾸만 설레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