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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보길도 ③ - 글씐바위와 예송리 몽돌 해수욕장

by 마음풍경 2011. 2. 22.

 

보길도


전남 완도군 보길면

 

 

글씐바위, 중리 해수욕장, 통리 해수욕장,

예송리 몽돌 해수욕장

 

 

 보길도에서 첫날을 보내고 보길도의 동쪽 끝

백도리 해변에 있는 글씐바위를 보기위해 길을 나섭니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제법 단장이 잘된 산책로를 걷습니다.

 

숲길을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은

걷기만 해도 마음이 행복해지네요.

 

산책로를 빠져나가니 보길도에서

보기드문 멋진 해안 풍경이 갑자기 펼쳐집니다.

 

입구에 우암 송시열의 암각시문에 대한

안내도가 있고요.

 

 바다 건너편에는 육지처럼

보이는 소안도가 펼쳐집니다.

 

입구를 지나 글씐바위를 보기위해

해안 길을 따라 이어가봅니다.

멋진 해안선이 계속 이어지고요.

 

하지만 조금 가니 해안길이 절벽에 막혀

더이상 이어지지 못합니다.

하여 이곳에서 나만의 카페를 만들어 보네요.

파도소리, 싱그런 바람 그리고 시원한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한잔의 커피..

어찌 맛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다시 바위를 찾기 위해

길을 되돌아 갑니다.

주변에 구경오신 분들도 보물 찾기 하듯이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네요.

 

되돌아 서서 나서는데 글씐바위가 보이더군요.

탁본때문인지 검은 얼룩들이 군데군데 있고요.

 

조선 숙종 1689년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제주도로 귀양을 가던중 풍랑을 만나 상륙한 곳으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 심정을 시로 새겨놓았다고 합니다.

 

하긴 83세의 노령으로 이 먼곳까지 귀향을 왔으니

어찌 신세 한탄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아마도 글씐바위 앞에 우뚝 서있는 저 바위가

송시열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사는 대전에도 우암사적공원이 있고 그

곳에 제자들과 학문을 논의했던 남간정사가 있어

조선시대 노론의 대가였던 우암선생의 흔적이

 예사롭게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보물찾기 하듯이 바위를 찾아보고

이제 다시 되돌아갑니다.

 

나서는길에 길가에 피어있는 작은 꽃을 만났습니다.

아~ 이곳에는 조용조용 봄이 이미 와있었나 봅니다.

 

글씐바위를 나서 예송리 몽돌 해수욕장으로

가는 도중에 중리 해수욕장에 들러봅니다.  

 

물이 빠지면 약 1km의 해안선에

고운 모래 사장이 들어난다고 합니다.

 

아스라하게 바라보이는

앞 바다의 풍경도 참 좋습니다.

한가로이 떠있는 작은 배 두척과

그 뒤로 어울리는 작은 섬까지..

  

그리고 통리 해수욕장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곳 해수욕장은 하루 두번 썰물 때면

앞에 보이는 목섬과 해수욕장이 연결이 된다고 합니다.

 

중리와 통리 해수욕장을 지나

보길도 최고의 해수욕장이 있는

예송리 해수욕장이 바라보이는

예송리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맨날 섬에 오면 두발로 줄창 걷기만 했는데

늘은 차로 드라이브를 하니

참 오랜만에 호강이네요. ㅎㅎ

 

조망이 가장 좋은 곳에 전망대를 겸하는 정자가 있습니다.

 

주변의 멋진 조망을 쉬면서 바라볼 수 있는

의자들도 설치가 되어 있고요.

 

 물론 저도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원한 풍경을 바라봅니다.

예송 해수욕장 머리위로 수리봉과

격자봉의 능선도 한눈에 바라보이네요.

 

그나저나 해안선의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해안의

곡선미가 참 빼어난 풍경이네요.

 

하여 그 풍경의 속살을 가까이에서 보

기위해 해수욕장으로 가봅니다.

상록수림을 따라 생태 탐방로가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흘러간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숲길이네요.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그런 숲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나무들이 살아서 움직일것 같네요.

 

걷는 길 도중에 주민 몇분이서

양식할 다시마 작업을 하고 계시기에

이곳에서 자연산 다시마랑 미역 등을 조금 샀습니다.

가격에 비해 무척이나 많이 주시더군요.

또한 미역귀도 주시기에 참 오랜만에 먹어보고요.

요즘 파는 미역에는 미역귀가 붙어있지가 않지요. ㅎ

 

숲길을 빠져나와 해안으로 나가봅니다.

 

잔잔한 바다의 숨결이 가슴 가득 들어옵니다.

때론 이처럼 단순하고 가벼운 풍경이

 마음에 평화를 스미게 하겠지요.

 

검은 갯돌의 물빠지는 소리도 참 곱습니다.

 

마치 짐승이 앉아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

기도라는 섬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 바다에 떠있는 조각배를 타고 섬에 가고 싶어집니다. ㅎ

 

저 섬에 가서 아주 편안한 자세로 책도 읽다가

졸리면 늘어지게 잠도 자고

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라면도 끓여먹고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도 한잔하고 싶네요.

 

다시 노화도가 바라보이는 청별항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보길대교도 바라보이고요.

 

보길대교를 건너며 1박 2일 동안의

보길도 여행을 마무리 짓습니다.

기존에 가본 다른 섬과는 다르게 보길도라는 섬에 있지만

실상 섬에 있는 기분이 들지않고

육지에 인접한 해안 마을에 왔다간 기분이 듭니다.

 

당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해남땅의 금쇄동과

더불어 이곳 보길도 부용동을 찾고 나니

고산 윤선도가 남도 땅에 남긴 흔적들은 전부 찾아본게 되었네요.

 

어부사시사의 가락이 아련하게 들려오는 듯한 섬 - 보길도

 

누군가는 보길도를 지친 영혼이 쉬는 평온한 섬이라 했지요.

저도 그 섬에서 잠시 영혼의 무거움을 내려놓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