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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보길도 ② - 보옥리에서 바라본 잔잔한 일몰

by 마음풍경 2011. 2. 21.

 

보길도

 

 

보옥리 공룡알 해변, 망끝 전망대, 보죽산(뾰죽산)

 

 

부용동을 구경하고나서 차를 몰고

보길도의 서남쪽 끝인 보옥리로 향합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망월봉과 격자봉의

부드러운 곡선 능선이 먼저 반겨주네요.

 

보길도의 제일 남쪽 끝에

우뚝서있는 보죽산도 바라보입니다.

 

보옥리 마을 안으로 들어서서

해안가로 조금 나가니

왠지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공룡알 해변이 나오네요.

 

해안가의 갯돌이

몽돌이라고 하기에는 제법 크기가 커서

공룡알 해변이라 부르나 봅니다.

 

귀여운 모습의 작은 섬 하나 떠있는

풍경이 참 정감있게 다가오네요.

 

오른편 쪽으로 해안 길을

잠시 걸어보았습니다.

물빠진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은

바위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길이지만

나름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누룩바위가 있는 격자봉 능선의 모습도

그저 아늑하게 바라보입니다.

저 능선을 너머서면 예송리 해수욕장이 나오지요.

 

다시 마을로 돌아가는데 시골 아이들의

소박하고 정겨운 모습을 봅니다.

시골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는

참 어려운데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마을을 빠져나와 보옥리 마을 입구인

보죽산이 바라보이는 조망처에서

일몰을 보기로 합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시간상 가보지 못하지만

다음번에 다시 오면 보죽산을 꼭 올라가봐야겠습니다.

바다 조망이 무척이나 좋을것 같네요.

 

당초 근처에 망끝 전망대가 있어

이곳에서 일몰을 보려했으나

이처럼 너무나 망망 대해만 보이는 풍

경인지라 장소를 다시 옮겼지요.

 

마을 입구에는 방파제도 있고 등대도 있고

멋진 소나무도 일몰을 만드는 작은 소품이 되어 줍니다.

 

다만 오늘은 바다쪽으로 구름이 끼여있어

그리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보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잔잔하면서 쓸쓸함이

가득 배여있는 이 풍경도 참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루 중에서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리는 시간이 가장 좋습니다.

어릴적에도 그런 느낌이 왠지 좋아서

옥상에 올라 해가 지는 모습을 자주 보곤했었지요.

 

여튼 섬에 와서 바라보는 일몰의 시간..

오늘은 차라리 화려한 일몰에 빠지지않고

담백하게 바라보이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하고 좋습니다.

또한 하루의 분주했던 시간을 정리하고

저 아무 생각없이 마음을 비우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때론 화려함으로 가득찬 있는 풍경은

더 이상 채울 공간이 없기에

무겁고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차가워진 손을 비비며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습니다.

저 담백하면서도 쓸쓸하고 비어있는 풍경을...

그렇게 보길도에서의 하루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