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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금오도 ① - 송고선착장에서 남면까지

by 마음풍경 2011. 1. 24.

 

금오도

 

전남 여수시 남면

 

송고선착장 ~ 여천마을 ~ 대유마을 ~ 소유마을 ~ 연목마을 ~ 남면

(9km, 2시간 소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먼 길을 걷기위해서 나섭니다.

특히 작년 6월 보령 삽시도 이후 섬을 가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금오도는 전남 여수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반을 가야 있는 남쪽에 있는 섬이지요.

 

여수항에서 금오도로 가는 배는 함구미로 가는 것과 남면(우학 선착장)으로 가는 배가 있지요.

여수에서 2시 20분에 함구미로 가는 배를 타고 갑니다.

 

멀리 돌산 대교 모습도 보입니다.

밤이면 시시각각 다리 조명 색상이 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지요.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지만 오늘은 날도 맑고 참 포근합니다. 

 

제가 섬에 가는 날은 언제나 날이 참 좋았습니다.

오늘도 역시 행운이 따라 주네요. ㅎㅎ

 

금오도 함구미로 가는 배는 중간에 자봉도와 개도 등을 들러 잔잔한 물길을 이어갑니다.

 

배를 타고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참 넉넉하고 풍요롭습니다.

여행의 노스텔지어가 바람처럼 스며드는 편안함도 있고요.

 

겨울 바람이 제법 차갑지만 갑판에 올라

내 주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한아름 가슴에 담아보네요.

 

여수항에서 1시간이 넘어서니 금오도의 모습이 바다 너머 들어옵니다.

 

당초 함구미에서 내려서 남면까지 걸어가려했는데

배가 함구미 이전에 송고선착장에 먼저 가기에 송고에서 배를 내렸습니다.

 

여튼 송고에서 내리는 바람에 약 2.5km를 덜 걷게되네요.

함구미에 도착하면 4시가 넘어서기에 해지기 전에 남면까지 가려면 바쁜 걸음을 해야했는데 말입니다. ㅎ

 

이제 참 오랜만에 섬을 거니는 시간이 되었네요.

행복을 마음으로 나누는 시간이고요.

 

스쳐지나가는 시선으로 보면 그다지 볼 것이 없는 풍경일지 모르지만

조금의 관심으로 바라보면 마음을 감동시키는 풍경들을 만나게 되지요.

 

바다너머 돌산의 향일암이 있는 금오산도 바라보입니다.

 

긍오도를 걸으며 금오산을 바라보는 느낌도 각별하고요.

 

여천항을 지납니다.

여천항은 돌산 신기항에서 배가 가장 자주 다니는 항구입니다.

 

면사무소가 있는 남면까지는 7km를 더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섬이 많은 다도해 풍경을 보다보면

바다가 아니라 마치 너른 호수와 같은 느낌이 들곤하지요.

 

비록 차가 다니는 포장 길이지만

참 한가하고 걷기에 매력적인 길입니다.

 

왼편으로는 아름다운 바다와 멋진 금오산이 친구처럼 늘 내 옆을 따라와 주고요.

정말 여기서 금오산을 보니 거북의 모습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천항을 돌아 동편 길로 들어서니

마치 고래밥 과자의 고래처럼 귀여운 모습의 수항도가 보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아닌 왠지 봄이 올것 같은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습니다.

그 걷는 길과 마주치는 풍경 속에서 행복이 잔잔하게 스며드네요.

 

 대유마을로 넘어가는 큰길 옆으로 작은 오솔길이 있어 그 길로 걷습니다.

생각지 않는 소박하고 운치있는 길을 만나면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느낌 좋은 오솔길을 넘어오니

대부산 능선의 옥녀봉이 바라보이는 대유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대유마을 바로 앞에 조금전 귀여운 고래밥 모습의 수항도가 지척에 있습니다.

 

서걱이는 갈대와 어우러지는 바다의 풍경이 참 곱습니다.

 

향일암 금오산 능선도 넉넉한 모습으로 바라보이고요.

 

오래전에 향일암 금오산 능선에 올라 금오도를 바라보던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금오산과 금오도는 아주 멀지도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서로 바라보기만 하는 그리움 혹은 애틋함이 가득 배여있습니다.

 

비록 늘 가슴 저리는 인연의 거리라 해도

그 인연 또한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에 서로 존재한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고

그게 힘이되어 행복해 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며 살 수 있고요.

 

금오도는 유자나무가 무척이나 많다고 하는데

군데 군데 수확하지 않은 노란 유자들이 보입니다.

 

다시 한구비 길을 돌아 넘습니다.

 

남면으로 내려서는 고개에는 금오도 대부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습니다.

함구미를 대부산 등산의 들머리로 할때 보통 이곳이 날머리가 됩니다.

저도 몇년전 대부산을 등산했을 때 이곳으로 하산을 했고요.

 

고개길을 넘어서니 산너머 일몰이 반겨주네요.

 

비록 바다너머 지는 황홀한 일몰의 풍경을 보지는 못하지만

능선너머 아스라하게 지는 모습도 아름답기만 합니다.

 

다른 계절에 오면 능선이 아니라 바다로 지는 해도 볼 수가 있겠네요.

 

여남 삼거리에 도착해서 송고에서 남면까지의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내일은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편 직포 방향으로 비렁길을 걷게 되겠지요

 

남면의 항구 모습도 저녁 무렵이라 그런지 쉼이라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저도 내일 비렁길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추억을 생각해 보며

금오도 섬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관련] 섬을 거닐다 : 금오도 ② - 비렁길 : 해안절벽 생태길 비경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