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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삽시도 ③ - 거멀너머 해수욕장과 밤섬 해수욕장

by 마음풍경 2010. 6. 6.

  

삽시도

 

진너머 해수욕장 입구 ~ 거멀너머 해수욕장 ~ 해안길 ~ 밤섬해수욕장 ~ 밤섬 선착장

 

 

좋은 섬에 와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오래오래 있고 싶은 마음이 소록 소록 생겨나지요.

하지만 늘상 그 바램을 작은 소망으로 남겨놓게 되고요.

 

이제 어제 가보지 못한 거멀너머 해수욕장을 거쳐 다시 뭍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입니다. 

 초여름의 꽃인 장미가 참 곱게 활짝 피었네요.

 

그리고 마을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거멀너머 해수욕장으로 갑니다.

 

어제 멀리서 본 이 길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욱 매력적인 길입니다.  

 

참 멋진 맵시의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거멀너머 해수욕장 가는 길..

느낌이 참 좋아 오래 오래 지워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 작은 고개를 넘으니 다시 바다가 보입니다.

이곳 섬은 바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바다 안쪽에 마을이 있고 서쪽 바다 해안쪽으로는 집들이 전혀 없습니다.

 

거멀너머 해수욕장도 진너머 해수욕장처럼 너른 백사장이 펼쳐지는 고운 모래 해수욕장입니다.

 

여튼 대천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여름 피서철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겠더군요.

고운 모래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숲 그리고 바닷물이 무척이나 깨끗합니다.

 

거멀너머 해수욕장을 휘돌아 나오다 왼편 길로 다시 멋진 숲길이 이어집니다.

 

그 길을 사뿐 사뿐 이어가니 다시 해안 풍경이 나타나고요.

 

비록 이번에는 삽시도 전체의 해안을 다 걸어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곳 해안길까지 걷는다면 2/3 이상은 걸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귀여운 강아지 모양의 바위도 만납니다.

 

ㅎㅎ 머리에 푸른 풀로 장식도 하고요.

 

 여튼 이 곳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멋진 바위에도 남들이 붙여놓은 이름이 없고요.

그저 제가 생각나는데로 붙여보는 재미도 있네요.  ㅎ

 

정말 다음번에 이 섬을 찾게되면 해안을 따라 걸어보아야 겠습니다.

이름하여 "비경이 펼쳐지는 삽시도 해안 둘레길 걷기"

 

바다너머 장고도와 고대도도 바라보입니다.

 

절벽 바위 너머 방파제가 보이는것을 보니

이제 술뚱 선착장 근처에 온 모양입니다.

 

 삽시도는 일자와 시간에 따라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밤섬 선착장과 술뚱 선착장을 번갈아 이용합니다.

하여 이곳을 찾는 분들은 이들 선착장 사이의 거리가 약 2km정도되니

배를 타고 내리는 곳이 어디인지 잘알아야 배를 놓치는 일이 없을것 같고요.

 

주민 한분이 바지락을 캐기위해 물을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바지락이 풍성하여 바지락을 캐는 작업만으로도 제법 쏠쏠한 벌이가 된다고 합니다.

 

이제 어제 걸었던 길을 따라 다시 되돌아 갑니다.

 

 어제 보았던 작은 풀등의 모습은 아직 물속에 잠겨있고요.

 

그래도 노랗게 그 흔적을 보여주네요.

 

때론 숲길을 또 때론 해안가를 따라 휘돌아 휘적 휘적 걷는 길이 참 좋은 섬이

바로 이곳 삽시도입니다.

 

이제 밤섬 선착장도 보이고 어제 오늘의 걷기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갑니다.

 

다만 아직 배 시간이 남아있어

어제 보지못했던 선착장 너머 해수욕장으로 가봅니다.

다만 주변에 식당이 없고 운영을 하지않아 점심을 어찌하나 걱정하다가

그래도 다행스럽게 매점이 있어

 초코파이와 바나나 우유로 점심을 대신하기 위해 사서 갑니다.

 

이곳 해수욕장은 밤섬 해욕장과 수루미 해수욕장이라는 2개의 이름이 있습니다.

저는 왠지 수루미 해수욕장이 더 맘에 드네요.

어제와 오늘 보았던 진너머, 거멀너머라는 이름과도 어울리는것 같고요.

 

수루미 해수욕장은 삽시도의 다른 곳보다 쓰레기도 없고 참 깨끗합니다.

그리고 조개껍질들도 이곳 저곳에 하얗게 산재되어 있는 모습이 특이하네요.

 

그래서인지 바다의 색깔도 더욱 곱고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이제 수루미 해수욕장을 돌아나와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배를 기다리는 차들도 줄지어 서있고요.

 

선착장 옆 바위에 앉아 바다를 응시합니다.

왠지 떠나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지네요.

 

섬을 떠날때 늘상 드는 마음이지만

이생진 시인의 글처럼

이 섬에서 한달만 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지는 시간이지요.

 

ㅎㅎ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는 제 시간에 어김없이 오네요.

 

배를 타고 다시 뭍으로 돌아갑니다.

 

 

바다너머 어제 오늘 걸었던 삽시도의 고운 길들도 보이고

그 사이 물이 빠져서인지 풀등도 그 모습을 더 보여주네요.

 

뱃길 주변에 아기자기한 멋진 섬들도 만나게 됩니다.

 

ㅎㅎ 섬에서는 저곳이 보이지 않더니만 배에 오르니 대천이 지척에 보이네요.

 

 

배는 장고도를 향해갑니다.

 

근데 고대도 인가요.

이 띠모양의 바위들이 이어지고 중간쯤에 바위가 서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그 바위 너머로 보령 화력 발전소의 모습도 보이고요.  

 

언제 저 바다에 떠있는 바위 길을 걸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이곳 바다 주변에서는 멋지고 아름다운 여들이 많습니다. 

여는 섬이기도 하다가 또 때론 바다이기도 한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섬이지요.

 

그런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여행이란 이처럼 여유로움과 행복이 모여서 이루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튼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얻어지는 작고 소박한 행복과 기쁨을 통해

고단한 하루 하루의 삶을 살아내는 힘이 생기는것은 아닌지요.

 

배는 장고도를 휘돌아 가고 고대도를 들려갑니다.

 

 안면도의 영목항도 거쳐갑니다.

하여 대천에서 삽시도를 갈때는 약 4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데

다시 대천으로 갈때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것 같습니다.

 

빨간색 등대는 입항하는 배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흰색 등대는 나가는 배를 유도한다고 합니다.

밤에 비추는 빛의 색도 빨간 등대는 빨간 빛이고 흰 등대는 초록빛이고요.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이 바다에도 엄격한 규칙과 질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참 거대한 시설입니다.

인간 사회에서 전기가 없다면 이제는 살수가 없겠지요.

지혜롭게 이용은 하되 지배 당하지는 말아야할텐데요.

 

그나저나 전남 신안 앞 바다와 남해 앞 바다만 아름다운줄 알았지

충남 대천 앞바다가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하는지 몰랐네요.

정말 여러 고운 무인도와 귀여운 여들이 가득한 바다입니다.

 

이제 대천항이 그리 멀지 않았네요.

물론 1박 2일의 삽시도 여행도 이렇게 마무리 되는거고요.

 

시작이 있으면 또 끝이 있겠지요.

저 멀리 보이는 작은 길이 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바다에서 시작한 저 길은 작은 고개를 넘어가면 어디로 이어질까요.

사람이 사는 마을을 지나 다시 바다로 이어지지는 않을까요.

바다에서는 시작도 바다이고 끝도 바다인것 같습니다.

 

당초 삽시도를 거쳐 장고도를 잠시 내려서 걸어보려했으나

언제 다시 갈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가볍게 인연을 맺기는 싫어서

다음번 인연을 약속하고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섬이란 그런건가 봅니다.

무언가 많은 것을 얻어오기 보다는

제 자신의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필요없는 무거움들을

조용히 바다에 내던지고 오는것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삽시도는 참 많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저에게 보여 주었네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들이라 더더욱 값진 선물처럼 느껴지고요.

더우기 그런 선물들이 물질적인 욕심이 아니기에 마음은 무겁지 않아 좋습니다.

 

여튼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삽시도와 함께 간직하렵니다.

언제 그곳에 다시 가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이곳 저곳 다니다 보면 그런 날이 또 오겠지요.

아련한 만남의 약속은 또 다른 희망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