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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금오도 ② - 비렁길 : 해안절벽 생태길 비경

by 마음풍경 2011. 1. 25.

금오도 비렁길(벼랑길)

 

전남 여수시 남면

 

남면 ~ 우실마을 (~ 학동 해안길 ~) 직포 ~

굴등 전망대 ~ 두포 ~ 양지포 ~ 용두 ~ 함구미 마을

(약 14.5km, 5시간 소요)

 

 

금오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제 금오도에 온 목적인

비렁길을 걷기위해 짐을 챙겨 길을 나섭니다.

(섬을 거닐다 : 금오도 ① - 송고선착장에서 남면까지,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05)

 

어제 지나왔던 여남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차도를 조금 가니

직포와 두포 갈림길 삼거리가 나옵니다.

물론 왼편 직포 방향으로 가야지요.

 

금오도는 생각보다 소들이 많더군요.

소는 누가키우냐고 하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아마도 금오도에서 안전하게 소를 키우나봅니다.

부디 금오도의 소들은 구제역의 고통으로 부터 멀리 벗어나 있길 바래봅니다.

 

학동 마을 주변의 아침 풍경도 참 정겹게 다가옵니다.

 

직포로 가는 고개길에서 왼편 학동 해안길로 빠져봅니다.

 

직포로 바로 길을 이어가야 하지만

왠지 바다를 향하고 있는 마을 풍경이

멋지게 보여서인지 이 길로 발길을 이끄네요.

 

시골 마을 길을 걷다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을 많이 보게됩니다.

이처럼 멋진 풍경을 가득 담고 있는데

이런 곳에 사람이 살지 않는 현실을 보면

가슴이 조금 답답해지지요.

 

이 멋진 바다 풍경을 친구삼아

오늘도 길다방 커피 한잔 마셔봅니다. ㅎ

커피를 마시는 잠시 동안

느껴지는 여유와 낭만 그리고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나만의 추억이지요.

 

당초 고개에서 계속 포장 길을 따라

가야하기에 되돌아 나갈까 했으나

해안을 이어가는 작은 오솔길이

오른편으로 있어 저 길을 걸으면

다시 원래 길을 만날것 같아 그 길로 가봅니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참 좋습니다.

 

이곳에 이처럼 멋진 길이 있을지는 생각지 않았는데

오늘도 횡재를 한 기분입니다.

 

한적한 해안가 풍경이 참 아름다워서

나중에 이 길을 기존 비렁길로 연결하면 더욱 좋을것 같네요.

 

당초 누군가가 다니는 길이었겠지만

왠지 제가 새롭게 발견한것 같은 즐거움도 있습니다.

 

바다의 색감은 어찌나 진하고 푸르던지

문득 욕지도에서 본 진한 색감의 바다가 생각이 나더군요.

 

바다 길을 지나고나니 오래된 돌담길도 걷고요.

 

마른 억새 살랑거리는 포근한 길도 걷습니다.

 

그리고 동백나무 우거진 정말

느낌 좋은 좁은 돌담길도 걷게됩니다.

옛 정취가 가득한 이 길 정말 대박이네요. ㅎㅎ

 

아름다운 길에 홀려 정신없이 오니

다시 원래 길을 만나게 되네요.

잠시동안이지만 오늘 걷게되는

비렁길의 모습을 먼저 맛본 느낌이 듭니다.

여튼 비렁길을 관리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길을 포함하여 안내한다면

더욱 멋진 비렁길이 될것 같습니다.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안고

직포 마을로 가는 고개길을 넘습니다.

 

고개를 넘자마자 직포 앞 바다가 펼쳐집니다.

 

바다로 내려서기전에 운치있는 길도 걷고요.

 

남면에서 이곳 직포까지 대략 1시간 20여분이 걸렸네요.

 

이곳 직포에서 처음으로 비렁길 안내도를 만나게 됩니다.

어찌보면 함구미에서 이곳 직포까지가 비렁길의 백미이고

직포에서 남면까지는 차가 다니는 포장길이라 그리 매력은 없지만

제가 조금전에 걸었던 학동 해안길을 포함한다면 좋을것 같네요.

 

안내도에서 왼편으로 휘돌아 직포 해수욕장으로 나가봅니다.

 

이제 바라보이는 산의 해안 절벽길을 따라

비렁길을 이어가야겠지요.

물론 눈으로는 길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ㅎ

 

어제에 비해 바람이 세차서인지 파도 움직임도 더욱 역동적입니다.

 

직포마을의 마스코트 같은 멋진 소나무가 반겨주고요.

보통은 바람이 세차면 반대편으로

가지를 펴는게 일반 나무의 습성인데

이 나무는 바다를 향해 서있는 모습이 색다르네요.

 

마을을 지나 아직 공사중인 이정표도 만납니다.

이제 화살표만 설치하면 되겠네요.

 

마을을 지나 산중턱 입구 돌집 오른편으로

 산으로 향하는 길이 있습니다.

비렁길이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이정표도 없고 조금은 어수선하더군요.

 

산길로 오르다 뒤돌아보니 직포 마을의

해안선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안내 시그널을 보게되네요.

 

산길을 조금 힘들게 오르고 나니

멋진 촛대바위도 만나게 됩니다.

문득 고창 질마재길에서 만난 병바위가 생각이 나더군요.

왠지 옆모습이 비슷한것 처럼 느껴지네요.

 

촛대바위 옆으로 조망이 탁 트이는 굴등 전망대가 있습니다.

 

시야가 트이니 굴등 전망대에 서서

바라보이는 해안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촛대바위 너머 직포 마을의 풍경도 잔잔한 느낌으로 다가오고요.

 

잔잔한 바다의 모습을 보고있으니

마음속으로 아늑한 평화가 스며드네요.

 

이제 굴등 전망대를 지나 본격적인 해안 절벽길을 이어갑니다.

'비렁'은 여수 지방 사투리로 벼랑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참 멋진 해안 절벽 길입니다.

 

또한 자연의 생태를 훼손하지 않고

적당하게 편의 시설들도 조화롭고요.

 

전망대에서 만나게 되는 자연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어느 섬을 가더라도 거의 똑 같은

바다 풍경이고 섬 풍경이지만

눈이 아닌 인연이라는 마음으로 느껴보면

 전부 다른 풍경이 되는것 같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의 모습도 참 다양하네요.

 

그나저나 비렁길은 함구미에서 시작하기 보다는

남면에서 시작해서 함구미로 가는 코스가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함구미에서 오는 코스는 바다의 풍경이 옆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걷는 길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걷고있는 비렁길 반대 코스는

항상 11시 방향으로 바다가 보이니

그저 친구처럼 편하게 바다와 함께 걸을 수 있지요.

 

여튼 이 멋지고 시원한 풍경을 바로 보지못하고

등지고 걷는다면 그 매력이 반감이 되겠지요.

 

또한 비렁길은 바다만 보이는 길만 걷는 것이 아니고

이처럼 동백 숲길을 걷는 호젓함도 있습니다.

 

 물론 멋지고 시원한 바다 풍경을 원없이 바라보며

걷는 해안길이 가장 매력적이고요.

 

 두포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12시가 넘어 점심 식사를 해야하는데 주변에 식당이 없어

마을 입구에서 슈퍼라는 간판을 보고

혹시 컵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 골목길로 들어가 봅니다.

 

근데 완전 대박입니다.

컵라면이 아니라 일반 라면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이 슈퍼에 있더군요.

거기다가 아침에 막잡은 자연산 숭어가 서비스입니다. 

 

또한 맛난 금오도 남면 막걸리까지 덤이고요. ㅎ

 

또한 많이 먹으라고 계속 회를 접시에 담아 주시는데

그만 주시라고 사양하기가 먹는것보다 더 바쁘더군요.

그저 컵라면 하나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따뜻한 라면에 정말 맛난 회와 막걸리까지 정말 대단한 행운입니다.

 

 

음식과 사람의 정이 넘치는 맛난 식사를 하고 나니

휴~ 배가 너무 불러서 길을 걸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생기네요. ㅋ

 

하지만 이제 더 멋진 풍경이 남아 있기에

쉬엄 쉬엄 배를 두들기며 길을 다시 걷습니다.

 

여튼 두포 마을에서 따뜻한 정이 넘치는

좋은 추억 하나 남겨두었습니다.

 

화사한 꽃피는 봄에 이 길을 걷는다면

더욱 아름다운 길이 되겠네요.  

 

금오도 생태탐방로라는 시그널말고

비렁길이라는 시그널도 보이고요.

 

 잠시 걷던 숲길을 빠져나가니 다시 멋진 해안 절경이 펼쳐집니다.

 

너른 조망 바위가 있는 신선대에 도착했습니다.  

 

바다쪽으로 가까이 가면 밑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지요.

 

 서편 햇살에 반짝이는 해를 등지며 서있는 작은 나무를 바라보며

오후 커피 한잔 여유롭게 마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연이 카페 배경이 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카페 음악이 되는

따뜻한 차 한잔의 행복이 느껴지는 노상 카페네요. ㅎ

 

아스라한 수평선과 층층히 이어지는

오늘 지나온 황홀한 길도 바라보입니다.

이곳 신선대에서 비박을 하며 지는 해도 보고

오래 오래 있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해안길을 벗어나 소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산 중턱을 따라 돌고 도니 대부산이 바라보이는 너른 들판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비렁길의 하일라이트인 용두길만 걸으면

오늘 걷는 비렁길도 마무리가 되겠지요.

 

 편안한 길을 가다보니 멋진 나무 한그루 만납니다.

간결하면서도 고고한 분위가 드는 멋진 나무더군요.

 

금오도가 조선시대에 임금의 관 등 왕실에 쓰이는 나무가 자라는 봉산이라 그런지

황장목과 같은 멋진 소나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소나무를 지나니 함구미 마을이 발 아래 나타납니다.

 

직진하면 비렁길 절터로 가는 길과 오픈편으로 내려서면

바로 함구미 마을로 가는 갈림길도 지나고요.

 

담백하면서도 도도한 느낌의 멋진 소나무가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가끔 길에서 만나 인연을 맺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는 나무와의 인연이...

 

해가 지는 바다를 향해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을 만납니다.

 

문득 이 길을 활주로 삼아 바다를 향해 하늘을 나는 꿈을 꿔봅니다.

 

길을 휘도니 아름다운 해안 풍경은 여전하네요.  

 

비렁길은 신기한게 바다가 보이는 해안길을 걷는듯 하다가도

마치 농촌의 소박한 흙길과 같은 길을 걷기에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소박한 돌담길을 지나니 멋진 바위를 배경으로 하는 절터를 만납니다.

 

이곳은 억새피는 늦가을에 오면 쓸쓸하면서도 황홀한 일몰의 풍경도 보너스로 보고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절터를 지나자 다시  전망 시설이 있는 수달피 벼랑에 도착합니다.

이곳 의자에 앉아 멋진 바다 풍경을 바라보니 신선이 따로 없더군요. 

 

아직 해가 중천이라 화려한 일몰의 풍경을 보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의자에 앉아 햇살이 번져 반짝이는 바다의 풍경도 참 좋습니다.

 

그나저나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자연으로 스며드는 듯한

자연 친화적인 조망 시설이 좋아보이네요. 

 

 이제 비렁길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용두 전망대로 가기위해 계단길을 이어갑니다.

 

용두 전망대까지는 가파른 절벽길이 나무 데크로 이어집니다.

비렁길의 하일라이트인 미역바위의 멋진 풍경이 나타나네요.

 

이 풍경이 금오도 비렁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라 할 수 있습니다.

해안 절벽의 풍경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환상적인 계단을 따라 걷다보니

미역널방이라는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자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라

그냥 안전을 위한 나무 울타리만 있어도 충분할것 같은데

기둥 설치는 조금 지나친 장식이 아닌가합니다.

 

여튼 전망대에서 지나온 절벽 길도 봅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시간이네요.  

 

여수로 가는 배시간때문에 이곳에서 일몰을 보지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다음번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으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황홀한 일몰은 아닐지라도

이 풍경만으로도 내 마음은 행복함과 감동으로 가득차네요.

 

아주 멋진 섬이었던 가거도나

우이도 조망처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아마도 해안 절벽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어서 인것 같습니다.

 

 개도를 배경으로 멋지게 서있는 나무의 풍경도

한폭의 동양화를 옮겨놓은 것 같네요.

 

오래동안 이곳에 있고 싶지만 인연의 소중함은

때론 그리움이고 때론 이별일 수 있기에

오늘은 다음번의 만남을 약속하며 이제 마무리 길을 걷습니다.

 

내년 늦가을 쯤 이곳에 다시와서 멋진 일몰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함구미 선착장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대부산 정자가 있는 봉우리를 병풍처럼 자리한

아담한 함구미 마을이 나옵니다.

 

몇년전 이곳에서 대부산 산행을 시작했었는데

이곳을 비렁길때문에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때만해도 산행이 아니고 오늘처럼

길을 걷기위해 올거라곤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요.

 

4시가 되니 여수로 가기위한 배가 들어옵니다.

 

비록 함구미 미역바위에서 일몰을 보지못했지만

선상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느낌도 각별합니다.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눈부시게,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지는 해 아래로 걸어가는

출렁이는 당신의 어깨에 지워진

사랑의 무게가

내 어깨에 어둠으로 얹혀옵니다.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사랑은,

사랑은

때로 무거운 바위덩이를 짊어지는 것이더이다.

 

                                                   <김용택 시인의 '노을'>

 

 

 작년 12월에 생긴 아직은 따끈따끈한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보았습니다.

벼랑길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스 안내가 북서쪽 함구미에서 시작해서

남동쪽인 남면에서 끝이 나기에 대부분이 그 방향으로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걸으면서 서로 비교해보니 남면에서 시작해서 함구미에서 마무리 하는 것이

2배는 더욱 멋진 풍경과 감동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함구미의 용두 조망이 가장 멋지기에 보통 가장 맛난것은 제일 나중에 먹듯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제일 마지막에 보는 것이 또한 순리이겠지요. ㅎ

그리고 종주코스뿐만 아니라 기존의 함구미에서 용두까지 휘도는 약 4km 정도의 코스를 별도 코스로 안내를 한다면

많이 걷지 못하는 분들이 가볍게 원점회귀로 걷는 관광 코스로도 좋을 듯 하네요.

또한 함구미에서 여수로 가는 배가 4시가 아니라 6시 반이나 7시경에 있다면

함구미 용두에서 일몰을 보고 내려와서 배를 타면 더욱 좋을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금오도에서 생산되는 막걸리가 또한 대박입니다.

길걷기를 하면서 다니다보면 꼭 그 지방에서 나오는 막걸리를 마셔봅니다.

근데 금오도 옆 섬인 개도의 막걸리도 유명하지만

금오도에서 나오는 막걸리가 지금까지 제가 먹어본 여러 지방의 막걸리중에서 가장 맛난 막걸리가 아닌가합니다.

누룩의 향미가 아주 진한 흑산도 막걸리도 정말 맛나지만

이곳 막걸리는 담백하고 깔끔하면서도 누룩의 깊은 맛이 배여있는 최고로 맛있는 술인것 같습니다.

 

보통 섬이 물이 귀하고 짠맛이 배여 물맛이 별로 좋지 못한데

금오도는 물이 참 좋습니다. 하여 이처럼 맛난 막걸리가 나올 수 있나봅니다.

사람 사는 정이 넘치고 아름다운 해안 절벽 풍경이 가득한

다시 걷고픈 금오도 비렁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