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 호반길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경호교 입구 주차장 ~ 경호교 ~ 조각공원 ~
경포대 ~ 참소리박물관 ~ 홍장암 ~ 경포해안 ~
월파정 전망대 ~ 경호교 입구 주차장
(약 5km, 약 1시간 30분 소요)
2009년에 바우길을 걷고
약 3년만에 강릉을 찾게되었습니다.
오늘은 강릉에 온 김에
바우길 5구간의 일부이기도 한
경포 호수 둘레를 돌기로 합니다.
오늘은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이네요.
경호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경포호 둘레길 걷기가 시작됩니다.
강릉이 아름다운 이유는
물론 동해바다가 있어서겠지만
흰눈이 싸인 백두대간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되겠지요.
정말 하늘이 너무 맑아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모르겠네요.
호숫가에 노니는 오리도
무척이나 귀엽습니다.
지난 추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그 지난 시간속에 행복이
가득 담겨 있었나 봅니다.
수변길 옆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걷기도 합니다.
길 오른편으로는 홍길동전 이야기를
조각으로 표현을 한 풍경도 있습니다.
아마 경포호 근처에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과 그 누이인 허난설헌의
생가터가 있어서 이곳에
이런 조각상들을 설치했나보네요.
오늘은 눈이 참 호사합니다.
재미난 조각상을 보며
홍길동전 줄거리를 떠올리고
아름다운 자연의 겨울 풍경도
바라보게되니요.
이곳은 바우길 뿐만 아니라
해파랑길이 지나는 길입니다.
어느 신문을 보니
고성 화진포까지 이어지는
길의 이름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기사를 본것 같습니다.
바우길과 해파랑길뿐만 아니라
관동별곡 800리길, 고성 갈래길,
관동팔경 녹색경관 길 등등
비슷한 지역에
서로 다른 이름의 길들이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길이 많은거야 중앙정부나 지자체들별로
각자 만들어서 그런거겠지만
하나로 통일된 동해안 길만의 허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홍길동전 조각상을 지나니
일반 조각 작품들이 있더군요.
조각공원의 예술품도 구경하고 나니
나루터 근처에 도착합니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 간~~~다"
아마도 고등학교 음악시간 이후로
무척이나 오랫만에
불러보는 노래입니다. ㅎ
나루터를 지나 호수가를 벗어나서
경포호의 가장 중심인
경포대로 올라가 봅니다.
강릉에는 여러번 왔었지만
경포대를 찾기는 처음입니다.
나즈막한 언덕위에서
경포 호수를 내려다 보는 누대로
관동팔경의 하나인 경포대는
원래 고려시대에 세운건데
조선 중종 때 옮겨세워졌다고 합니다.
경포대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니
참 편한 느낌만이 가득합니다.
다시 경포 수변 길을 걷습니다.
경포대 앞이 수변길의 시작점이네요.
경포 수변길을 한바퀴 도는 거리가
약 4km로 10리 길입니다.
특히 건너편 지나온 길도
호수 너머 보이니 같은 장소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구나 하는 것도 느껴보네요.
1박 2일로 유명해진
참소리 박물관도 지납니다.
이 오리는 왕따 오리인지
무리에서 벗어나서
혼자 얼음위를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외롭게 보이더군요.
하긴 사는 것이 오리만
외로운 것은 아니겠지요.
저도 늘 뒤뚱거리며 걷는 길에는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함께 합니다.
외로움이라는 그림자 또한
평생 함께 해야할 친구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을뿐이고요.
터벅터벅 걷다보니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있는
홍장암에 도착했습니다.
홍장암은 고려말 강원도 순찰사 박신과
기생인 홍장이 함께 배를 타고
사랑을 나눈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입니다.
작년에는 밤에 내린 빗소리가
홍장이 눈물 흘리는 소리와 같다는 뜻의
'홍장야우' 라는 이름으로
창작 연극도 공연했다고 합니다.
걸어오는 길에 멀리서보니
왠 벚꽃이 피었나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꽃모양으로
된 조명이었네요.
옆이 경포호 식당가이기에
조명을 설치한것 같습니다.
경포로는 관동팔경의 관문으로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라고 합니다.
봄에 벚꽃이 만개하면
무척이나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형기 시인의 "호수"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 덧 잎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가는 바람에도
불고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잠잠해 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 속에 지니는 일이다.
잠시 경포로를 벗어나
경포 해안으로 나가보는데
길에 대한 설명판이 있습니다.
삼척에서 고성까지
동해 해안길을 잇는 길인데
그 이름이 '낭만가도'네요. ㅎㅎ
그나저나 유사한 지역을 두고
이처럼 많은 이름이 있다는 것은
길이 아름답다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강릉에 오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들러보는 경포 해안으로 나가봅니다.
비록 20대 젊은 시절에
국한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겨울 바다를 생각하면
낭만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집니다.
그때는 겨울 바다를 보기위해
먼길을 마다하지않고 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 낭만 조차
부딪히는 파도 속으로
사라져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향해 밀려오는 저 바다는
언제 보아도 아늑하고 편하기만 하고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잠시 경포 바닷가를 구경하고
경포 호반길로 돌아왔습니다.
경포호 한가운데 새바위 위에
서있는 월파정이 바라보입니다.
경호교가 보이는 것을 보니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어느 분인가 쓴 글을 읽어보니
정자에서 바라보면
경포호에는 다섯 개의 달이
보인다고 합니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호수에 뜬 달"이 있으며
"술잔에 뜨는 달"과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에 뜬 달"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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