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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강원 강릉] 설레임과 그리움으로 정동진 일출을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2. 1. 17.

정동진 일출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리 모래시계공원

 

 

정동진 일출은 동해 일출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여 일출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모래시계공원은 주변 정동진 역과 함께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정동진 바다로 떠오르는 태양은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운 일출을 보여줍니다.

 

 

올해 첫날 충남 예산에 있는 예당호에서 호수에 떠오르는 일출을 보려했었는데

새벽부터 풍성한 눈이 내려서 아쉽게도 새해 일출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여 이번에는 정동진에서 떠오르는 동해 일출을 보기위해 먼길을 떠나보았습니다.

아침 7시가 넘어 정동진 역 근처에 있는 모래시계 공원 바닷가로 나가봅니다.

1월 한겨울이라 동해에서도 일출 시간이 7시 40분은 되야 하는 것 같네요.

그나저나 이곳에서 일출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05년 1월이니 만 7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추운 아침 바람을 맞으며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해가 뜨고 난 이후보다는

이처럼 불그스름하게 먼동이 터오는 순간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파도는 바위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세차게 부딪히고요.

 

그나저나 바다 수평선에 구름이 가득해서 소위 말하는 오메가 일출은 만나기 어렵겠지요.

하긴 하늘은 맑아도 유난히 해가 뜨는 새벽에는 수평선 주변에 구름이 가득한 경우가 많아서

오메가 일출을 만나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잠시동안 설레임의 시간이 흘러가고  

드디어 낮은 구름 사이로 해가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구름 한점 없는 하늘보다 이처럼 구름이 배경이 되어 주는 일출이 더욱 아름답지요.

여기저기서 탄성의 소리도 들리고 카메라 셔터 소리도 더욱 분주합니다.

 

어떤 사람은 일출을 바라보며 소망을 빌어보는 소박한 몸짓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분주하네요.

저는 그저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모습만 바라만 봐도 좋습니다.

늘 이처럼 설레임으로 기다리며 또 그 기다림을 관조하는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것 같네요.

 

 황홀한 바다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이 잔잔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노래 한곡이 떠오릅니다.

Pat Metheny가 연주를 하고 Pedro Aznar가 노래하는 "Dream of Return"이라는 노래이지요.

 

언젠가 나는
바다를 향해 노래를 불렀네
의심에 가득 찬 내 목소리를 삼킨 저 바다
노래는 천천히 가라앉는 배처럼
물거품이 이는 바닷 속으로 사라져갔네
결코 돌아오지 않길 바랬지

 

 

광활한 저 대양을 보지 않고는
그 눈부신 광경들을 꿈 속에서라도 보여주지 않고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노래가 바다에 닿은 걸 난 느낄 수 있었지

 

 

인생이라는 여행은
푸르고 고요한 바다에서나
금방이라도 침몰될 것 같은 폭풍속에서나
그 여로 가운데에 조그만 항구 하나라도 있다는걸 믿는다면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러나 나는 내 노래가 보내는 메세지를 기다리면서도
그 노래를 영원히 잃어버렸다고만 믿고 있었고
바다로 돌아갔던 것을 아주 오랬동안 잊고 있었네

 

 

어느날 여느때처럼 바다를 거닐다가
마침내 바닷가 모래 위에서 흔한 기도문처럼 뒹굴고있던
그 노래를 발견하고야 말았지
그제서야 나는 하나님께 원망과 후회로 울부짖었네

 


바다,
내 심장을 뛰게했고 결국에는
나 자신을 자유롭게 했던
저 바다로 돌아가고 있었네

 

 

이제 해는 바다 저 위로 떠올라 그 모습이 햇빛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네요.

좀 더 넓은 세상을 환하게 비추기 위한 몸짓이라 생각해 봅니다.

 

해가 떠오르는 바다의 반대편을 보니 어느새 날이 무척이나 밝아있습니다.

일출의 황홀속에 빠져있다보니 북쪽 하늘은 이렇게 맑고 푸르게 변해있었네요.

 

그래도 아직 먼동이 조금은 남아있어서인지 파도치는 바다의 색감이 더욱 푸르게만 느껴집니다.

 

조금전 일출을 구경하던 그 많던 사람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일출의 여운을 아쉬움으로 바라보는 마음들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긴 세월이라는 시간속에서 우리의 삶은 얼마나 찰나인지

화려하게 뜨는 일출을 보며 새삼 느껴봅니다.

그나저나 찰나처럼 짧게만 남아 있는 삶이라도 잘 살아야 할텐데

아직 어찌 사는 것이 잘 사는건지 알 수가 없으니 큰일입니다. ㅎ

그래도 오늘 이곳 정동진 일출을 보면서 설레임, 기다림, 그리고 그리움과 같은

삶의 진정성을 조금은 느껴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