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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편백)을 찾다

완주 상관 편백나무 숲길 - '최종병기 활' 촬영지를 찾아

by 마음풍경 2012. 5. 13.

 

 

상관 편백나무 숲길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214-1(공기마을)

 

 

공기마을 주차장 ~ 편백숲 오솔길 ~ 제1등산로 ~ 옥녀봉(578m) ~ 한오봉(570m) ~ 입벌린 바위 ~ 제3등산로 ~

산책로 반환점 ~ 통문(산림욕장, 활 촬영지) ~ 유황편백탕 ~ 주차장

(9km, 5시간 소요, 점심 및 긴~ 휴식 포함)

 

 

전북 완주에 있는 상관 편백나무 숲길은 '최종병기 활'의 여러 촬영지중 하나로 

제가 작년에 다녀온 포천 비둘기낭 폭포(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75)와 마찬가지로

영화의 인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대전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순천완주 고속도로의 상관IC에서 죽림온천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상관 편백나무 이정표를 따라 오른편 마을로 들어가면  공기마을 주차장이 나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마을분들이 입구에서 주차비를 받고 계시더군요.

 

오늘은 왼편 편백숲 오솔길을 따라 가다 산길로 올라서 능선을 탄 다음

다시 임도로 내려와서 시계 방향으로 되돌아 오려고 합니다.

이 안내도에는 입벌린 바위 입구에서 임도로 내려오는 제3등산로가 표시가 되어 있지 않네요.

 

주차장에서 마을 방향으로 들어서는데 계곡을 건너 숲길을 따라 가는 길이 있어서 그리 가봅니다.

 

야생화가 반기고 새소리만이 들리는 참 한적하고 편안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숲길을 따라 건너편으로 마을의 모습이 보입니다.

많은 외부 사람들이 오더라도 마을 분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날 수 있는 우회 산책로겠네요.

하여 편백나무 숲길을 오를 때는 이 숲길을 걷고 되돌아 갈 때는 마을 길을 걸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세길이라는 이름의 숲길은 마을을 지나 다시 임도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임도를 조금 걸어오르니 치유의 숲이라 이름한 편백나무 숲이 나옵니다.

저는 오늘 왼편 길로 올라가서 오른편 길로 내려올 예정이네요.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뻣어있는 나무의 모습을 보니 마음 또한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이제 이정표 안내를 따라 임도 길을 버리고 왼편 편백숲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물론 임도 길을 따라 계속 갈 수도 있지만 편백나무 그늘속을 걷는 가벼운 산행을 원한다면

편백숲 오솔길을 따라 걷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오솔길은 편백나무 사이를 구불구불 지나갑니다.

조금은 가파른 길이라 바로 오르면 상당히 힘들지만

돌아 돌아 오르기에 그리 힘든 발걸음은 아니네요.

 

산 능선을 휘도는 편백나무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작은 갈림길에서 기존 오솔길을 버리고

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왼편 길을 따라 오릅니다.

물론 아래쪽 임도에는 등산로라 표시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갈림길에는 어떤 이정표도 없네요.

 

편백나무가 워낙 키가 크고 울창해서인지 주변에는 풀이나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지만

편백나무 숲을 빠져나오니 다시 일상적인 숲길을 만납니다.

이곳에는 꽃마리보다는 조금 큰 꽃인 참꽃마리가 많이 피어있습니다.

어찌보면 사람과의 인연은 한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는 바람과 같지만

야생화는 해마다 기다림 속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제철 인연이라 참 좋네요.

 

산길을 휘돌아 오르니 능선에 도착합니다. 

이제 호남정맥 능선을 따라 오른편 옥녀봉과 한오봉 방향으로 가야지요.  

 

옥녀봅으로 가는 길은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이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청량한 새소리가 함께 하기에 발걸음은 참 가볍습니다.

 

워낙 숲이 우거져서 능선을 따라 가는 길에서 주변 조망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조망처도 나옵니다.

다만 옅은 안개가 끼여서 맑은 모습을 보기는 어렵네요.

맑은 날이면 멀리 마이산과 덕유산도 보인다고 하던데요.

 

왼편으로 오늘 가야할 봉우리들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마치 초록의 물결이 가볍게 출렁이듯이 흘러가는 느낌이네요.

 

옥녀봉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가던 길을 벗어나 옥녀봉(578m)을 다녀옵니다.

보통 옥녀봉하면 슬픈 전설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상당히 멋진 봉우리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이곳 옥녀봉은 조망도 없는 그저 평범한 봉우리더군요.

 

옥녀봉을 되돌아 나와 다시 가파른 길을 오르고 또 올라 한오봉(570m)에 도착했습니다.

주능선에 오르면 편한 길만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봉우리 사이에 제법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네요.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4km에 2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 바라보이는 저 봉우리만 넘어가면 오늘 산행의 반환점인 입벌린 바위가 있겠지요.

그나저나 능선이 이어지는 산에 오면 새가 되어 두팔을 벌리고 날고픈 생각이 듭니다. ㅎ

 

지난 몇일 초여름 날씨처럼 더웠는데

그래도 오늘은 불어오는 바람도 무척이나 시원하고 날도 선선한것 같습니다.

 

한오봉을 지나자 시원한 편백나무 숲을 만나

이곳에서 맛나게 점심 식사도 하고 다시 입벌린 바위쪽으로 갑니다.

 

시원한 능선 바람을 맞으며 편한 발걸음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입벌린 바위 입구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나중에 입벌린 바위를 보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오른편 길로 하산을 해야합니다. 

 

왜목재 방향으로 산길을 조금 걸어가니 입벌린 바위가 나옵니다.

 

입벌린 바위 앞쪽으로 다가서니

지나온 능선 길이 한눈에 아득하게 펼쳐집니다.

 

 

 정말 이름처럼 바위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물론 아래 바위가 위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겠지만

저도 많은 산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입벌린 바위의 모습은 처음이네요.

 

 

 이곳은 바위의 모습도 신기하지만 주변에 펼쳐지는 풍광이 더욱 멋진 곳인것 같습니다.

 

입벌린 바위의 위로 올라서니 스릴있는 암름의 모습으로 변합니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멋지고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곳인것 같네요. 

 

입벌린 바위도 보고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임도길로 내려서기 위해

다시 가파른 길을 구불 구불 휘돌아 내려갑니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라 휘돌아 가는데도 쉽지가 않네요.

 

내려서는 길에 한쌍의 나비들이 재미나게 노는 모습도 만납니다.

자연의 품속에서는 모든 것이 다 편해보이지요.

 

그 자연속에는 짙은 녹음이 우거지는 모습도 있고

오동나무의 보라색 꽃들이 가득한 파스텔 풍경도 있습니다.

 

이곳 산길을 걷다보니 깊은 산이 꼭 높아야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주변이 해발 500미터 정도의 산이지만 그 깊이는 천미터를 넘는 것 같으니요.

 

그나저나 보통 산에서 6월초에 볼 수 있는 찔레꽃을 5월 상순에 만나니 조금은 이상합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때문인지 올해만 해도 봄이 오는것 같더니 바로 아열대 기후로 가는 느낌이 들고요.

 

깊은 숲길을 빠져나와 꽃들이 화사하고 진하게 피어있는 무덤 지역을 지납니다.

 

그리고 정자가 있는 임도에 도착합니다.

 

제가 조금전 내려온 길이 제 3 등산로로 마을 입구 안내도에는 나오지 않았지요.

 

이곳이 산책로 반환점이기도 하고요.

물론 이곳에서 임도는 계속 이어지지만 아쉽게도 원점 회귀는 되지않습니다.

 

 이제 임도를 따라 편안한 발걸음으로 길을 걷습니다.

길옆으로 산이 수직으로 서있어서인지 무척이나 깊은 산길을 걷는 기분이 드네요.

 

이곳은 특히 오동나무가 많아서 바람에 떨어진 오동나무 꽃들이 길가에 많더군요.

오동나무 꽃도 동백꽃처럼 한순간에 툭하고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꽃의 향기와

나무의 푸르름과

바다의 평온함,

 

그 모든 것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태어난 것이었다.

 

                                    <파페포포의 기다려 중에서>

 

 

 

 조용한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데 한오봉으로 오르는 제 2 등산로 근처에

영화 촬영지를 알리는 프랭카드가 걸려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영화에서 편백나무 숲속에서 서로 쫓기고 싸우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촬영이 된 것 같습니다.

촬영 세트 시설도 거의 허물어져 가네요.

 

이제 통문과 산림욕장이 있는 길로 내려섭니다.

 

편백나무가 일반 나무에 비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천연 향균물질인 피톤치트가 많아서인지

편백나무가 있는 숲은 일반 숲과는 다른 시원하고 맑은 느낌이 가득한것 같습니다.

 

이곳 상관 편백나무가 아직 수령이 그지 많지 않아서 장성 축령산의 편백나무보다는 크지 않고 가늘지만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잘 관리가 된다면 정말 아름답고 멋진 숲이 될것 같습니다.

 

골을 따라 불어오는 시원한 봄 바람을 맞으며

초록으로 가득한 숲길을 걷습니다.

생기가 가득한 자연속에 머물다 보니 지친 제 몸과 마음도 다시 새로워지는 기분이네요.

 

편백숲 유황 족욕탕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지친 발에 휴식을 줄겸 잠시 물에 담궈봅니다.

당초 유황천이라 뜨거울 것 같았는데 이 물은 무척이나 시원하더군요.

하여 유황천이 아닌가 하고 냄새를 맡으니 상당히 진한 냄새가 나고

물 또한 무척이나 매끈거리고 좋습니다.

한여름이라면 풍덩하고 알탕이라도 하고 싶더군요. ㅋㅋ

 

등산을 하고 바로 더운 물에 발을 담그는 것보다는 찬물에 발을 식히는 것이 좋은데

정말 말 그대로 딱! 입니다요. ㅎㅎ

 

차를 한잔 마시면서 좋은 물에 발을 담그고 나니 잠도 솔솔 오더군요.

하여 두개의 임도가 만나는 길 초입의 치유의 숲속에 들어가 자리를 펴고 잠시 누워봅니다.

 

누워서 보는 세상의 풍경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ㅎ

 

정말 온전히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쉰다는 것이 바로 이런 기분이겠지요.

바람을 타고 더덕 향기와 아카시 향기까지 함께하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잠시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안락한 숲속의 휴식을 즐기고 다시 마을로 내려섭니다.

 

공기 마을은 마을 가구수가 그리 많지는 않고

이곳 저곳에 펜션 등의 휴양 시설들이 만들어 지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편백숲이 있기에 장기 요양하시는 분들의 수요도 있을 것 같고요.

 

이 마을이 조선 후기 호남 명필인 창암 이삼만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전

제자들을 지도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마을 입구에 그분의 시조 비가 있더군요.

 

상관 편백나무 숲은 사유지인지라 여느 국립휴양림처럼 시설이 잘되어 있지는 않아도

아직은 숨어있는 참 좋은 숲인것 같습니다.

전주 등 대도시에 가까워서 앞으로 많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더욱 몰릴 수도 있는데

자연 생태가 잘 보존이 되면서 사람과 자연이 서로 상생하는 좋은 숲으로 성장하길 바래봅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평소에 비해 조금 힘든 산행도 하고

또 편백 향기 가득한 숲속에 행복함을 느끼며 머물러 보았습니다.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참 소중합니다.

다만 어찌 사는 것이 문제일뿐이겠지만

그 문제도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자연의 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