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전남 장성군 서삼면 대덕리 산 113
대덕휴양관 -> 숲내음숲길1 -> 숲치유센터 ->
숲내음숲길2 -> 산소숲길 -> 임종국수목장나무 ->
임도 -> 임종국 기념비 -> 대덕 휴양관
(약 9km, 3시간 소요)
장성 축령산휴양림 치유 숲길은
전남 장성과 전북 고창의 경계를 이룬
축령산 자락에 춘원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1987년 세상을 뜰 때까지
6.25로 황폐화된 땅에 250여만 그루의
편백나무와 삼나무로 조림하여 가꾼
명품 건강 숲길입니다.
피톤치드가 많이 발생하는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위안을 찾는
치유 숲길이기도 하지요.
참 오랜만에 장성에 있는
축령산 편백나무숲길을 찾아갑니다.
2009년 6월에 금곡 영화마을에서
축령산 숲길을 걸어보았었지요.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금곡마을(북쪽),
추암 마을(남서쪽), 모암마을(동쪽) 등
여러 곳에서 접근이 가능하지만
남동쪽에 있는 대덕마을을 찾아갑니다.
특히 대덕 마을 앞 주차장을 지나
산쪽으로 나있는 임도길을 넘어가면
펜션 휴양시설을 갖추고
봄에 오픈을 한 대덕휴양관이 있습니다.
대덕휴양관에 차를 세우고
편백향기 가득한
축령산 휴양림으로 길을 시작합니다.
많은 비가 와서인지 작은 계곡을 따라
흘러가는 물이 무척이나 세차네요.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대덕마을과
추암 마을의 임도가 만나는
바래길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숲 치유 센터 방향으로 가야지요.
비가 간간히 내리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서인지
대덕휴양관 입구부터 이어지는
오르막 길이 힘들지 않더군요.
숲으로 스며드는 바람소리와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소리가
화음이 잘맞는 합창 소리로 들립니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축령산 4개의 치유 숲길중 하나인
숲내음 숲길 입구에 도착합니다.
기존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은
임도길로 이루어져 있기에
산속을 따라 걷는 숲길을
새롭게 만들었나봅니다.
축령산은 피톤치드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아토피 치료에 좋은
지오스민(Geosmin)의 함유량이
전남 도내 휴양림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지오스민은 독특한 흙냄새를
풍기는 토양에서 나오는 물질로
부엽토가 쌓인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토양에서 생성된다고 하네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경감시키고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피톤치드가
편백나무에는 겨울 100g당 5.0㎖,
여름 5.5㎖가 함유되어 있어서
겨울에 3.6㎖, 여름엔 4.0㎖인
삼나무에 비해서도
더 월등하다고도 합니다.
삼나무도 좋지만 편백나무는 인간에게
무척이나 이로운 의사라고 하겠지요.
축령산이 있는 장성군은 대기 오존 농도가
전국 평균의 1/3 수준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한 지역이고요.
산속 숲길을 따라 쉼터도
잘 마련이 되어 있어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오래 쉬었다 가도 좋겠더군요.
편백나무 조각 칩이 깔려있는
운치있는 숲길도 지나갑니다.
단풍나무가 어우려져서
가을에 와도 참 좋을 것 같네요.
숲과 나무의 향기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안내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과거에 왔을 때는 이런 시설이 없었는데
제가 다녀간 뒤로 모방송 프로그램에서
암 환자 등의 치유 공간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활성화가 된것 같네요.
축령산 휴양림의 본격적인 편백나무 구간은
안내센터부터 금곡영화마을까지
이어지는 임도길이지요.
그리고 축령산 숲을 조성하신
춘원 임종국 선생의 비가 있습니다.
한 개인의 희생과 집념으로
멋진 숲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숲에서 위로를 받고 치유하게 되니
소중하고 성스럽기까지한
그분의 꿈과 희망이 생각이 납니다.
장성 치유의 숲에는 숲내음 숲길, 산소숲길,
건강숲길, 하늘숲길 등 4개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숲내음 숲길과 산소 숲길을 걷네요.
숲내음 길을 계속 걷기 위해
메인 임도 길을 걸어갑니다.
왼편으로는 축령산 정상으로 가는
건강 숲길이 이어집니다.
축령산 정상을 오르고 싶다면
이 길을 택하면 되지만 길이 가파르고
편백나무 숲도 없어서 다른 길에 비해서는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리네요.
임도길을 벗어나 쉼터 공간을 지나
다시 숲내음 숲길로 접어듭니다.
흘러내리는 빗줄기도 맞으며
한적한 숲길을 걷습니다.
소박한 길을 이리저리 걸으니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습지원에 도착합니다.
인공으로 조성된 습지인지 아니면
자연적인 습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에서 물이 있는 공간은 자연속에 사는
동물의 천국과 같은 곳이지요.
피톤치드는 사계절중 한낮
여름기간에 가장 많이 방출되기에
이때 이 숲길을 걷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안개 자욱한
운치가 있는 한적한 날에 걷는 것도
비록 몸에는 조금 덜 이롭더라도
마음에는 더욱 좋을 것 같지요.
빗물에 젖어서 그런지 나무와 풀의
상긋한 내음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길을 걷다 도중에 건물이 있어서 보니
환자들이 편하게 오랫동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더군요.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아픈 사람들이 마음을 편하게
의지하고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암(癌)이라는 한자에 뫼산 한자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자연속에서 치유하라는
조상의 지혜는 아닐까요.
임도길로 나와서 2번째 코스인
산소 숲길을 시작합니다.
치유숲길코스는 여러갈래 길이 있지요.
산소숲길에는 임종국 선생의
수목장 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숲길 너머 길을 따라 들어오는
빛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네요.
그런 마음으로 고개를 넘어서니
수목장 나무가 나옵니다.
저도 나중에 이 세상을 뜨게되면
수목장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또 일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등산 세인봉에서
노을 지는 시간에 뿌려지고 싶네요.
편백나무 사랑이 만들어가는
'같이' 사는 세상이라는 글귀가
이곳 축령산 편백나무 숲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이기에 '같이'의 의미가 소중하고
행복을 깊게 느끼게 하는 것이지만
'같이'를 지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다시 이정표가 있는 너른 길
사거리에에 도착합니다.
직진하면 산소숲길을 이어걷는 것이고
오른편으로 가면 모암 마을로 가는 길이네요.
그나저나 안그래도 너무나 좋은 숲인데
비오는 날 걸으니 매력이 가득한 숲길입니다.
숲이 다 그렇지만 편백나무와
삼나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멋진 소나무도 함께
공존하며 살고 있지요.
삼나무 6형제라 불리는 도토리 나무들도
어울리며 조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헐뜻고 미워하고 살지만
자연속에서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들은
서로 자연스럽게 사는 공존의 방법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혜택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평온한 몸과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을텐데 오늘은 너무나 한가합니다.
산림치유 필드 지역을 빠져나오면서
산소숲길을 마무리합니다.
과거에는 임도만 있었는데
임도주변으로 아기자기하게 숲길도 있고
축령산 전체를 도는 둘레길도 있어서
이 길을 걷는 분들의 선택이
더욱 다양해 진것 같습니다.
이제 산소숲길을 반환점으로
대덕 휴양관으로 되돌아 갑니다.
안개속에 가려진 편백나무 숲은
마치 꿈속에 머무는 기분입니다.
안개낀 숲길을 자박 자박 걷다보니
신현림 시인의 에세이집인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이 납니다.
"응. 접착제처럼 누가 붙잡아주지 않으면
어디에도 들러붙지 못해
떠도는 사람들이란 뜻이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도 행복할 줄 모르지.
가끔 누워서 멍하니 있을 수 있는 기쁨도 몰라."
책에서 엄마 수달과 아기 수달의
대화에서 나오는 말이지요.
인간이 마치 스티로폼과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바람이 불면 쉽게 날아가고
물에 떠서 흘러가는
스티로폼과 같은 삶이라는...
그나저나 이런 숲속에 자주 머물면서
찌든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디면
스치로폼과 같은 인생은 되지 않겠지요.
편안한 발걸음으로 임도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임종국 선생의 비가
있는 곳으로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추암마을과 대덕마을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도 화장실 등 편의 시설이
잘되어 있네요.
편안한 내리막길만 이어지지요.
발걸음이 편해지니 머리 또한
명료해지는 기분입니다.
책에 나온 수달 모자의 대화를 떠올려봅니다.
"사람들은 전부 스마트폰 귀신이 달라붙었어.
그 덩어리를 아예 몸에 달고 살지.
빨간 해도 은빛 달도 찬찬히 보고
기뻐할 새도 없단다.
먹고사는 일로 바빠서지만,
그래도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 기계만 붙잡고 산단다.
그 귀신이 씌이면 어여부영 시간이 가거든.
한 시간에 몇 번씩 비밀번호를 찍고
열어보는지 놀랄 정도야.
인터넷도 끝 줄 모르고,
핸드폰도 멀리 둘 줄 몰라.
자신을 위해 자신을 비워둘 생각조차 없어.
어떻게 쉬는지도 모르고 "
책에서 이 문장을 읽는데
제 자신의 이야기같아서
부끄러워지더군요.
세상에 전부 다 제대로 알고 실수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연이라는 스승을 통해
부족한 점을 고치려고 하는 시간이
참 고맙고 소중한거지요.
다시 대덕 휴양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휴양관 앞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이 반겨줍니다.
한 여름에는 편하게 쉬면서
계곡 물놀이도 좋겠네요.
휴양관이라 숙박시설이 편백나무 숲 옆에
황토벽돌로 만든 웰빙 시설입니다.
지친 몸을 쉬며 하루밤을 보내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일 높은 자리에 위치한
가장 오른편에 있는 방이
제가 머물 곳이네요.
각 방마다 베란다가 넓게
되어 있는 것이 맘에 듭니다.
베란다에 편한 캠핑 의자를 설치하고
쉰다면 숲속 야영 기분도 나고요.
대덕휴양관은 장성시가 국가예산을 들여
지어진 시설이라 그런지
좋은 자연 환경속에 깔끔하고
튼튼하게 잘 지어진 것 같습니다.
또한 주방 시설이 되어 있는 방에서
식사를 해먹을 수도 있지만
관리소 옆에 식당도 있어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않고
쉬기만 하고 싶을 떄는
이 식당을 이용해도 되겠더군요.
비가 하루종일 오는 하루였지만
비에 젖어 편백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을 걷는 기분이 참 행복했네요.
비소리를 들으며 TV도 없는 곳에서
라디오 음악 소리를 들으며
책도 읽고 차도 마시며
방안을 뒹굴 뒹굴 해보았습니다.
잠시동안의 휴식이었지만
'쉼'이란 것이 이런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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